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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몸 놀이만 하고 싶다! 몸 놀이만 할 수 없다!!

 달봉샘은 몸 놀이 선생님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몸 놀이가 좋아서 몸 놀이 선생님을 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몸 놀이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니 몸 놀이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몸 놀이였지만 하고 싶은 몸 놀이를 하기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구구절절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음에도 하고 나니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몸 놀이는 몸 놀이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이 몸 놀이인 아이들과 몸 놀이 시간에만 몸 놀이를 하는 선생님은 결코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죠. 일상에서의 생활이 바탕이 되어야만 정해진 몸 놀이 시간에 아이들과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몸 놀이 시간이 아이들이 몸 놀이를 가장 적게 하는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친구들 하는 모양도 봐야 하고, 다시 모였다가 선생님을 따라 했다가 하면서 본의 아니 아이들은 통제 아닌 통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왜’ 하는 것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무엇’과 ‘왜’ 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다시 설명을 듣고 친구들이 하는 모양을 보기도 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를 해 봅니다. 그나마 ‘몸 놀이 시간’ 속에는 아이들에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과 활동의 자유로움 그리고 끊임없는 소통의 시간이 계속 주어지지만 그렇다고 마냥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것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깁니다.
 
 다시 돌아가서, 그래서 몸 놀이는 몸 놀이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 놀이 시간에 하는 몸 놀이는 일상에서의 몸 놀이를 위한 몸 놀이입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위해 하루 세 끼 밥을 먹듯이 몸 놀이는 꼬박 꼬박 규칙적으로 먹는 밥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 놀이만 하고 싶다는 몸 놀이 선생님의 생각은 어쩌면 아이들의 반찬투정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정작 하고 싶은 것만 해서는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마음껏 그리고 잘 할 수 없다는 것! 선생님으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것 중의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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