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특성을 살리는 한글 만나기
1. 들어가며
광명 YMCA 등대생협 안에는 아이사랑이라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유아 및 초등 자녀를 둔 엄마들로 구성된 모임인데 모임 성격을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내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기 위한 엄마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엄마가 한 아이 또는 여럿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이지만 이러한 모습에서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실수' 가 등장하게 됩니다.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기독교에서는 아가페 적 사랑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처럼 무조건적인, 절대적인 사랑을 뜻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런 보상이나 바람을 갖지 않는 사랑도 이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 과연 인간 대 인간 사이에서 가능할까요? 특히 그 이름이 어머니와 자녀 일 때는 어떨까요?
아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본성 그대로를 지켜주고 보존해 주는 것은 참 힘듭니다. 아이들의 본성뿐만이 아니라 부모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지키며 보존하기 위해서 어머니는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자신의 본성을 잘 알고 지키고 보전해야 하며 이러한 모습을 자녀의 삶에서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머니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한 이러한 도움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내 아이를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말이 객관이지 주관적인 한 사람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엄마들이 한 아이를 내 아이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아이사랑 모임입니다. 여기서 엄마들은 보다 객관적인 엄마 그리고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놓고 들여다보는 연습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얼마 후면 초등학생이 될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한글 만나기’ 입니다.
시작부터 근심스럽고 불안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유아시기에 한글을 익히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 한글은 초등학교에 가서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 시중에 한글 떼기에 대한 학습법들이 셀 수 없이 많은데 굳이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한글 배움을 해야 하느냐 등등... 아는 것만큼 불안도 많았습니다.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혼란은 계속 되었습니다.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내 아이만의 학습법이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도중 시중에 나와 있는 학습법을 따르는 엄마도 있었고 진행하지 못해 포기하거나 방법을 계속 바꿔 아이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 엄마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한글 배움에 어느 누구도 성공했다 말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을 잘 정리하고 정리된 내용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이러한 시도들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며 우리 아이의 특성을 잘 살려주는 학습법이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학습법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진행해 보지는 않았지만 진행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내용들을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사랑 어머니들의 이러한 노력의 과정들이 내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려 노력하시는 다른 어머님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2. 준비과정
아이사랑 엄마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이야기 나눔입니다. 이야기 진행에 도움을 얻고자 엄마들 각자 나름대로 학습에 대한 책들을 읽고 와서 나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마들이 준비하여 나눈 이야기들은 대화식으로 정리를 하였으며 아이사랑 일곱 명의 엄마들과 아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엄마들의 이름은 성(性)으로만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동안 함께 나눈 책들은 저작권보호 차원에서 ◯ ◯ 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이: EBS에서 출판된 ◯ ◯ ◯ ◯ ◯ ◯ ◯ ◯ ◯ ◯ 라는 책을 읽었는데 국어, 수학 등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공부하기 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기 위한 것들이 필요하다는 내용들이었어요. 이러한 것들은 주로 아이들의 생활습관과 관련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생활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긍정적 사고를 가지도록 하고 자긍심 및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어요.
신: 저는 EBS의 ◯ ◯ ◯ ◯ 라는 책을 읽었는데 뇌 발달에 대한 이야기와 양육방법과 학습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었어요. 주로 초등학교 아이들의 학습장애와 학습에 대한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습은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내 아이에 대한 양육법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 아이 ◯ ◯ ◯ ◯ 라는 책과 ◯ ◯ ◯ ◯ ◯ ◯ ◯ ◯ ◯ ◯ ◯ ◯ ◯ ◯ ◯ ◯ 책을 읽어 볼 계획이에요. 읽은 후 함께 함께 이야기 나눠봤으면 해요.
김: 저는 인터넷에서 ◯ ◯ ◯ ◯ ◯ ◯ ◯ 법 이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다시 한 번 찾아보면 내용이 좋으면 함께 나눠보도록 준비할게요.
한: 저는 현 공교육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한 번 이야기 나눠봤으면 해요. 아무래도 요즘은 종종 학교 문제로 해서 시끄럽기도 하고 또 공교육에 대한 불안도 있고 해서요.
마지막 엄마의 의견은 모두들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바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공교육 속에서 우리 아이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 같은 등대 촛불 가운데 한 분이 중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중압감을 너무 주는 것 같다고 말씀 해 주셨어요. 학교에서 보고 배우는 학교생활과 학습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에 학습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거나 공부를 잘 해도 힘이 없거나 그러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수 있는 문제 등 학교문제가 도마에 자주 오르내린다고요.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한다 해도 과연 무리 속에서도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까지 학부모의 몫인 것 같아요.
(도움말: 생활협동조합에서 진행하는 5명 안팎의 회원 간의 작은 모임을 등대라고 하며 이 등대의 한 명, 한 명을 사회를 밝히는 빛이라는 의미로 촛불이라고 부른다. 또한 이렇게 모임 중심의 생활협동조합을 등대생활협동조합이라고 하는데 짧게 줄여 등대생협이라고 부른다.)
최: 공립학교 선생님의 자녀가 대안학교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지금 드는 생각은 아이들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닐까 싶어요. 아이가 공교육 속에 있든 아니면 대안교육에 있든 말이죠.
우리 아이는 대안학교에 다니는데 담임선생님이 며칠 동안 계속 똑같은 숙제를 내주셨어요. 색칠을 하다보면 어린이 스스로 나름의 규칙을 알게 되는 한글 숙제였는데 그 다음 날도 똑같은 숙제를 가지고 와서 우리 아이가 이해를 못해서 선생님이 똑같은 숙제를 또 내줬구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 마침 큰 아이 친구가 집으로 놀러왔는데 숙제하고 놀라고 했더니 큰 아이 친구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끝내고 노는데 우리 아이는 영 힘들게 하더니만 나중에는 끝내지도 않고서 놀고 있는 거 에요. 그래서 앉혀서 다시 다 끝내고 놀라고 했더니 친구 녀석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데 친구는 알아서 잘 하는데 우리 아이는 영~ 아는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아이만 모르는구나 생각했는데 아이에게 들어보니 다른 아이들도 몰라서 선생님이 똑같은 숙제를 내줬다고 하더라고요. 전 대안학교를 보내면서도 이런데, 공교육에 아이를 보냈을 때에는 엄마가 더 강하게 마음을 먹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부모인 것 같아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하게 밀고 나가고 아이를 아이 그대로 보고 욕심을 버리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막상 현실은 정말 잘 안 돼요.
최: 조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작년 1학년 선생님이 나이 많은 선생님이셨어요. 그런데 그 선생님이 촌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촌지뿐만 아니라 선물까지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 아이가 공교육에 다니게 되면 다소 걱정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먼저 교사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치맛바람이 심한 엄마들 그리고 학습을 시키는 엄마들에 의해 아이들의 학습이 또 그만큼 성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부모의 확실한 가치관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목동이나 분당에 사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그런 친구들이 아니었는데 아이 공부시키는 것을 보면 그 분위기에 의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최: 가닥 잡기는 힘든데 왜 부모들이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을까요? 우리나라는 왜 사회적, 국민적 인식이 물질만능주의로만 가는지. 성공이라 하면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인식하는 한 안 될 것 같아요. 다수가 그렇게 생각할 때 소수의 의견은 무시될 수밖에 없죠.
신: 화요일 등대 모임 때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큰 애 어렸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남편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여가는 거 에요. 그래서 그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들여다보니 큰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 제 안에 있는 거 에요. 그러던 중 생협을 오래 하신 한 촛불님을 만나면서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으면서 전혀 궁색해 보이지 않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그래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사시는 모습을 보며 내 관점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든지 아니면 사교육을 안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불만, 투정만 안 부리게 된다면 달라질 것 같아요. 욕심을 가지면 마음이 급해지고 상황이 나빠지죠. 긍정적으로 동기부여를 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최: 요즘의 학교 사정이 옛날보다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반 인원수도 많이 줄었는데)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선생님들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학부모회가 지금처럼 활성화된 적도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 문제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말이죠.
현재 공교육의 문제는,
일단 공교육에 대한 부모의 신뢰가 떨어지고 사회의 인식이 또 그렇다보니 아이들의 인식도 떨어져 학교의 신뢰가 많이 추락한데 있고 그러다 보니 학교의 주도권을 학원으로 빼앗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아이들과 교사간의 관계정립도 잘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이 모든 것이 공교육에서 인성교육보다는 학습위주의 교육으로 일관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공교육이 변하지 않으면 학부모가 어떻게 중심을 잡을 지. 우리나라는 왜 이런 분위기일까요?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들은 학교를 보내지 않으면 노발대발 큰 일 나는 줄 아세요. 하지만 부모님 세대와 우리는 다르고 우리와 또 우리 아이들 세대는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신: 시댁에서 매일 하는 말이 왜 텔레비전이 없느냐고. 그러면서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배운다고 하세요. 이런 점이 우리와 많이 다른 점인데 어른들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신: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왜곡되어 오히려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못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글을 일찍 아는 것과 늦게 아는 것의 차이는?
최: 큰 애는 아직도 글자를 몰라요. 그래서 그런지 혼자서는 책을 안 봐요. 그리고 글자 없는 그림책은 안 보려고 해요.
한: 우리 아이는 글자 없는 책을 더 좋아하는데. 그리고 혼자서도 책을 잘 봐요.
최: 다른 아이들이 한글을 알 시기인데 우리 아이만 모르니까 걱정도 되요.
한: 엄마가 어디에 중심을 두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 지식에 대한 욕구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큰 애에게는 책을 아주 많이 읽어 주었고 범위도 아주 다양했어요. 하지만 작은 애에게는 덜했더니 작은 해가 큰 애보다 이해력이 더 떨어지는 것 같아요. 큰 애가 느린 줄 알았는데 둘째를 보니 둘째가 더 느리더라고요.
최: 나는 지식보다 자기가 스스로 고민하고 풀어가는 능력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 또래 중에서 한글을 아는 친구가 있으면 자극을 받지 않나요?
최: 우리 아이는 안 받아요. (다 같이 웃음)
이: 우리 조카는 일곱 살인데 누나보다 못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최: 한글은 정말 통 글자로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 결혼 전에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데 아이가 어릴수록 글자를 이미지로 받아 들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그 글자가 다른 글자와 함께 있으면 찾지 못해요.
이: 아이가 관심이 없으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신: 우리 아이는 10분- 20분 정도 해 주려고 하는데 10분 정도 하고나면 집중력이 약해져서 잘 안돼요. 쓰는 것도 조금씩 하는데 쓰는 것을 힘들어 해서 잘 하지 않으려고 해요. 반면 숫자는 한글보다 빠른 것 같아요. 4자, 5자를 잘 못 쓰고 특히 7자는 거꾸로 쓰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에 보니 잘 쓰게 되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재미를 느끼며 한글을 배우려면 부모의 노력이 뒤따라야 된다고 생각해요.
최: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것인 것 같아요.
이: 저는 처음에는 통문자로 가르쳤는데 수수께끼나 숨은 고개처럼 재미있는 것으로 하니까 좋아지는 것 같아요.
김: 요즘에는 창의력, 창의력 하는데 저는 어릴 때부터 글을 아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책을 읽어도 정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수준에 맞게끔 말이죠. 오히려 한글을 더 일찍 깨쳐서 한글을 통해 상상도 하게하고. 저는 적절하게 강압적이지 않게 아이가 호기심을 빨리 보이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글과 그림은 창의력,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므로 빨리 배우면 배운 만큼 지식에 대한 욕구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박: 우리 아이는 아직 한글을 몰라요. 근래에 관심이 생기고는 있는데. '유아스포츠단'을 보내는데 거기서는 공부를 안 해서 심심하다고 해요. 사람들 마다 생각이 다르듯 아이들마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글자를 알고 모르고가 많이 좌우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김: 표현력도 엄마의 표현에 따라 아이들이 닮아가요. 주의환경이나 엄마의 표현력이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인 것 같아요. 글이든 그림이든 우리 아이에 맞게 가르쳐야 창의력이든 상상력이든 문제해결능력이든 자립성이든 길러질 것이라 생각해요.
박: 우리 집은 저녁 때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데 이럴 때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가끔 아이가 흥분해서 밥도 안 먹고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요. 우리 아이는 한글을 자기가 알아서 하고 있어요.
책을 가지고 부모와 대화 나누기
김: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죠. 예를 들면 책을 읽으면서 또는 책을 읽고 나서 책 내용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한다든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교훈을 이야기해 주는 방식 말이죠. 책에 대한 느낌이나 반응을 엄마 혼자 체크해 보는 선에서 머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 몰라 ’ 라고 대답할 때는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고요.
최: 저는 책을 지문대로 그대로 읽어 주는 편인데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이 엄마의 감정이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엄마에게 맞는 특유의 방식이 있어야겠어요. 그래야 피드백, 감정표현, 느낌이 잘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바빠서 이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여유 있게 해야 되는데 잘 안되네요.
신: 우리 아이는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재미없어하고 엄마가 읽어주면 재미있어 해요. 발음을 또박또박하게 읽어주고 읽어주면서 같이 내용에 심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 아이에게는 다소 과장해서 읽어 주는데 우리 아이가 표현이 쉽지 않은 아이라서 그렇게 해요. 엄마가 더 많이 표현하면서 표현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여줘요.
이: 아, 그리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데 아이가 책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엄마에게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아이에게는 충분히 상관이 있는 이야기일 수 있어요. 그리고 정말 뚱딴지같은 이야기라도 그 시간에 그 이야기가 생각난 것이므로 충분히 집중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아이가 흐름을 놓치더라도 엄마가 자연스럽게 다시 흐름을 잡으면 되지 않을까요?
한글 떼기 책 요약정리
한글은, 아이가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구체물의 세계가 아닌, 추상의 세계이다. 말을 가르칠 때처럼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예) 음매, 소 똥 냄새- 소, 앗 뜨거워 - 다리미
어린 아이일수록 주로 우측 뇌를 통해서 주변세계를 탐색하고 알아가는 단계이므로 느낌이나 이미지를 잘 받아들인다는 점을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란 일반적으로 학습에서 사용하던 분석적이고 설명적인 좌뇌 방식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느낌을 중시한 우뇌 학습법이다.
또한 시각자극을 강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하나의 사물이나 상황에 시선을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야 7-8초 정도임을 볼 때 광고 화면의 빠른 변화는 아이가 집중하기 쉽게 하고 흥미를 갖도록 한다.
이렇게 매일 매일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에 한글 놀이 학습을 하는 것은 바로 광고의 이런 원리와 같은 것이다.
아이는 놀면서 배운다. - 놀이를 통한 학습(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아이와 함께 놀이를 즐겨라! 아이를 앞에서 끌어오는 것이라 아이와 함께 놀면서 순간순간의 기회를 이용하여 학습해야 한다.)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항상 아이의 인식 상태를 인정해 주고 일단 그 상태에서 머무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 보는 글자들을 사물의 구체적인 이미지와 연결해서 어떤 신호 체계로만 느끼다가 많은 글자들을 서로 관련지어서 보여주면 글자들 간의 관계를 통해서 '나비' 와 '비행기'의 차이를 알게 되어 같은 '비'자가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 아이마다 걸리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마저 고스란히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글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 진정한 이유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 통찰력이 있는 아이,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한글을 배우느냐에 따라 얻는 것도 다르다. 아이가 한글 법칙을 깨달아 가는 과정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 통찰력을 기른다.
아이가 한글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스스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한글을 배우면서 얻은 통찰력으로 다른 사물을 관찰하고 비교하고 생각함으로써 그 안에 들어 있는 어떤 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언어를 갖게 된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하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글을 읽으려 할 것이다.
책은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탐구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이 스스로 한글 법칙을 깨달을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가진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엄마와 관계를 맺은 아이는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대하며 행복을 느끼며 생활하게 된다.
한글을 깨친 아이는 주변에 있는 다양한 문자를 매개로 끊임없이 사고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자신의 힘으로 선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가 블록을 가지고 놀 때는 블록을 이용하고 자동차를 갖고 놀 때는 자동차를 이용하면서 슬쩍 슬쩍 한글을 보여 준다.
아이는 엄마와 놀면서 배우는 것을 즐거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얻어 두뇌활동도 더욱 활발해진다.
글을 일찍 알게 되면 그림을 통한 상상력이 정말 떨어질까요?
글을 아는 아이와 모르는 아이는 생각하는 힘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최: 제가 읽은 글쓰기에 대한 책은 출판된 지가 한참이나 된 책이라 요즘 현실과 맞을 지는는 모르겠지만 책 내용은 공교육에서 글 교육을 시키는 현실을 비판한 내용이에요.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글쓰기는 살아있는 글을 죽인다는 말도 있는데 저는 동감해요.
이: 부모와 아이사이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아이와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칭찬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어요. 어떠한 경우든 엄마가 아이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것은 아이 스스로 자립하고 자발성을 가지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최: 학교 때 경험이 생각이 나요. 학교 다닐 때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편지 쓰라고 했는데 대충 써서 냈는데 집으로 보내져서 엄마가 먼저 보게 되었어요. 내가 나한테 쓴 편지라고 대충 둘러대기는 하였지만. 아이들이 쓰고 싶은 글을 쓰게 하는 것이 아이들을 숨 쉬게 하는 것인 것 같아요.
한: 제가 보고 싶은 책을 대출 신청해 놓았는데. 퍼뜩 드는 생각이 잘못 했을 때 아이들을 위협(?)하거나 말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공교육 속에서 아이들을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잘 융화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보고 싶어요.
최: 글자가 많은 책을 자꾸 읽다 보면 저절로 한글을 알게 되는 방법도 있다고 해요.
한: 제가 아는 사람도 좋아하는 책을 자꾸 읽다보면 된다고 하더군요.
김: 아이들에게 재미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이: 교육 수준이 0세까지도 내려갔어요. 0세도 놀이처럼 게임처럼 한다면 말이죠.
최: 우리가 아이들에게 빨리 한글을 익히게 하려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 지에 다시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요?
신: 인지적인 면만 강조하다 보면 영·지·체의 고른 발달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김: 제가 아는 아이가 있는데 인지적인 면은 뛰어난데 관계 맺는 것(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져요.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데 그 차이가 심하죠.
신: 나는 내 아이를 영제로 키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는데 다른 아이들이 다들 하고 있어서 혹시 뒤떨어질까봐 걱정이에요.
김: 저절로 한글을 알게 된 아이들도 있는데 왜 그런 과정이 생길까요?
최: 그 방법을 알아서 그걸 책으로 만들면 그 책은 정말 잘 팔리겠어요.
신: 친구 이름으로 한글을 알게 된 아이도 있어요.
김: 맞아요. 친구 이름처럼 우리 아이 관심사를 가지고 한글을 알려주게 된다면 아이가 한글을 금방 알게 되지 않을까요?
이: 우리 아이는 텔레비전 뉴스 뭐 이런 거 보고 아이에게 얘기 해 주는데 아이가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그냥 얘기하는 것 보다 “어디서 봤는데.... ” 하고 말하면 더 솔깃해 하는 것 같아요.
신: 제 친구 아이 중에는 신문으로 한글을 뗀 아이도 있어요.
이: 전반적으로 일상생활에 의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유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신: 제 아이가 관심을 가질 때 제가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앞서 나가서 오히려 아이가 질려 버린 적이 있어요.
이: 저는 둘째 태어나고부터는 첫째에게 책을 많이 안 읽어준 것 같아요.
방향 잡기
단순히 한글을 알게 되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글인 한글을 사랑하고 글쓰기 및 책 읽기를 즐겨하는 어린이가 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자!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한글 학습법이란 우리 아이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는 학습법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① 아이의 특징 알기
② 내 아이의 특징을 잘 살리려면? (방법 모색)
③ 내 아이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학습법 만들기
④ 내 아이와 함께 한글 학습하기
⑤ 한글을 배우는 과정 중 내 아이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지 평가 그리고 정리.
현재 내 아이는 한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한:: 아이에게 책만 읽어 줬어요. 책이 두꺼워지고 글이 많아지면서 책을 읽어주기가 힘들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혼자 책을 읽었으면 하는데 아직까지 혼자서는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아요.
이: 책은 빠뜨리지 않고 매일 읽어줬는데 책상에 앉아 글쓰기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데 아이가 보여주는 호기심을 참 많아요. 장난감에 있는 영어도 물어보곤 해요. 관심이 많고 하려고자 하는 의욕도 좋아 보여요. 한글을 조금 알게 되니까 분위기로도 대충 무슨 말인지 아는 것도 같아요.
신: 저는 자음, 모음을 냉장고에 붙여 놓았는데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알고 있더라고요. 쓰는 것은 자기 나름대로 쓰고 있어요. 스티커를 붙이는 게 있는데 벌써 4권 째 하고 있고 글자를 통으로 잘 읽어요. 지금은 받침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넘어가려고 해요.
★ 생활 습관 만들기가 가장 중요한데 아이가 호기심이 있거나 엄마가 아이의 재미를 끌어내는 재주가 있는 경우라면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쉬운 일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서 스스로 하는 생활습관,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을 만들기 전 현재 내 아이의 성향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잘못을 알게 해 주는 방법
한: 우리 아이는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시기인데 가끔 설거지를 손수 하겠다고 하데요. 아이가 설거지를 하면 물을 아낄 수도 없고 한 번 하면 계속 하려고 해서 아이가 계속 하려는 것을 제지하는 방법으로 열까지 숫자를 세곤 해요. 하지 말라는 것을 했을 때는 때리지 않고 말로 얘기해요. 잘못했을 때 서서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데 우리 애한테는 이 방법이 맞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가 아이에게 많이 휘둘려서 아이사랑도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제는 엄마인 제가 쓰는 방법이 많이 먹히는 것 같아요.
최: 저는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면 먹힐 때도 있고 둘이 다퉜을 때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면 아이의 감정이 내려간다고 하던데 우리 아이한테는 안 맞는 방법 같아요. 그래서 저는 두 아이 모두를 안으며 엄마를 통해 편안함을 얻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두 아이 중 둘째 아이 경우는 엄마의 반응에 영향을 더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고민한 후에 한 것인데 아이들 반응이 안 좋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난감할 때도 있었어요.
박: 저도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남편은 " 부모는 감정 없어? " 하고 기가 막혀 하더라고요.
이: 아이들이 작을수록 위협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김: 저는 첫째 아이를 두고 생각해 봤던 것이 식물에게 좋은 물을 주면 좋게 자라는 것처럼 아이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저희 집은 아빠는 우유부단하고 엄마는 싫은 것이 분명한 성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이가 부모에 따라 대처방안이 다르더라고요. 제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다소 힘들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둘째가 고집이 센 것 같아요.
박: 우리 아이는 엄마가 뭘 하라고 그러면 참 말이 많아요.
잘못에 대한 인정 및 행동수정은 계속 반복되어 생활습관이 되도록 해야 함을 함께 이야기하며 각자 내 아이와의 학습법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습과 아이를 맺어주는 가운데 공포를 이용하는 방법은 절대 사용하지 말고 부모에게도 물론 감정은 있지만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므로 이를 위해 부모의 감정에 따른 행동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3. 엄마들의 노력
❂ 채미(6세. 여자)
채미의 특징 |
- 주물럭거리는 등 혼자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 딱지, 만화 카드를 좋아한다.
- 유행에 민감하다. (예: 모자, 립스틱을 사달라고 한다.)
-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다.
- 여성스러운 것을 싫어한다.
(예: 남자 친구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머리도 남자처럼 잘라달라고 한다.)
- 정리정돈을 안 한다.(예: 가위 하나도 정리 안 한다.)
- 고집이 세다.
- 엄마 말을 안 듣는다.
- 엄마 성향을 많이 닮았다.
엄마가 생각하는 채미 |
채미는 무척 활동적인 아이입니다. 밖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놀이터에 푹 주저앉아 하루 종일 모래놀이도 할 수 있는 아이입니다. 자전거도 잘 타고 인라인 스케이트도 제법 잘 탑니다.
5세 때부터 종이접기를 시작했는데 지금도 종이접기를 즐겨하며 잘 모르는 것은 수십 번이라도 접어 결국에는 정확히 접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끈기와 열정도 있습니다.
낯가림이 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 앞에서 무엇인가를 하라고 하면 잘 못합니다.
채미가 네 살이 되던 해부터 동생이 생겨 채미에게 신경을 많이 못 써 줬는데 채미에게는 행복하지 않았던 시간이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특히 동생을 재울 때 채미가 칭얼거리면 야단을 많이 했었습니다. 엄마가 화가 나면 주로 화풀이 대상이 되었던 것이 바로 채미였었습니다.
채미의 한글 만나기 |
- 텔레비전 채널이 별로 없어 집에서는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는데 이상하게 텔레비전 내용들을 잘 알고 있어요. 아마도 밖에서 보거나 듣는 모양 입니다.
- 한글 교육은 소리가 음가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방향 전환하려는 중입니다.
- 엄마는 채미가 한글을 빨리 떼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 글자 찾는 연습은 여러 글자 속에서 해당 글자 찾기 놀이를 합니다.
- 하루에 20분 씩 정해서 하는 데 엄마가 보기에 채미는 학습적인 욕구가 참 강한 것 같습니다.
- 엄마의 관심사가 더 큰 것 같다.
- 영어도 한다.(모둠으로 진행하는데 꽤 좋아한다는 엄마 생각.)
채미의 한글 배움 |
채미는 12월생이라 같은 나이또래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한 엄마는 그다지 한글학습에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빨리 한글을 떼면 엄마가 조금은 책읽어주기가 편하지 않을까 해서 통 글자부터 한글 만나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통 글자를 시작한 시기는 5세 말 쯤 이었으며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의 이름부터 시작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많으면 3회 적으면 2회 정도로 하고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진행했습니다. 6세가 되면서 부터 갑자기 조급해진 엄마는 통 글자로 진행하던 방식에서 자모음부터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자모음을 알고 글자가 만들어져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터득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입모양과 소리를 들려주면서 학습했습니다. 엄마는 6세정도면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오리라는 판단으로 진행했습니다.
➡ 예전에 학습지 선생님을 한 경험이 있는 엄마는 아무래도 경험을 살려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내 아이는 엄마 생각보다는 항상 뒤처지는 듯 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아이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보이고 내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더 큰 욕심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채미는 남자 아이 성향을 가지고 있는 여자 아이이기 때문에 활동량도 많고 성격도 남자 아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전형적인 여자 스타일의 엄마이기 때문에 채미의 남자 성향을 그 성향 그대로는 감당하지 못하여 엄함으로 누르며 한글 배움 시간을 유지 했습니다. 이에 채미는 한글 배움에 있어서는 엄한 엄마의 요구대로 책상에 앉아 엄마 나름대로 준비한 한글 배움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채미의 특성을 살려준 채미의 학습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헌재의 특징 |
- 책을 좋아한다. 혼자서 책 10권도 본다. 그래서 흥얼흥얼 자극한다.
(엄마가 책을 노래하듯이 재미있게 읽어준다.)
- 밝은 편이다.
- 잘 웃고 잘 먹고 잘 논다.
- 웃음이 많다.
- 요즘에는 말 한마디씩 거부표시를 한다. 예: 싫어, 안 먹어, 가!
- 동물을 많이 안다.
- 사랑을 많이 받는 편이다.(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 학습 면에 있어 남들은 엄마가 서두르는 편이라 한다. 엄마의 이유는 아이가 반응이 빨라 앞서가는 것이라 한다.
- 아빠를 보는 것은 좋아하는데 아빠랑 못 논다.
- 주말마다 시댁에 간다.
- 성격은 아빠 성격을 많이 닮았다.
- 엄마와의 관계에서 예전에 한 번 일 때문에 떼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절대 안 떨어지려고 한다. 아마도 그때 상처가 된 모양이다.
엄마가 생각하는 헌재의 장점 |
1. 상황 적응력이 빠르다
2. 이해력이 좋다.
3. 애교가 많다.(애정표현을 잘한다.)
4. 아침에 일찍 잘 일어난다.
5. 어른한테 인사를 잘한다.
6. 노래를 잘한다.
7. 말로 표현하려고 애쓴다.
엄마가 생각하는 헌재의 단점 |
1. 졸리면 때를 쓴다.
2. 밥을 잘 안 먹는다.(밥 먹을 때 집중을 안 한다.)
3. 물건을 잘 던지고 도구로 상대방을 잘 때린다.
4. TV에 몰두 한다.
5. 젖을 뗀 지 오래 됐는데도 젖에 집착한다.
6. 어디에 나가면 다른 아이들을 먼저 건드린다.
헌재의 한글 배움 |
책을 읽어주고 책에 나오는 사람을 엄마와 헌재와 일치 시킵니다.
(엄마는 백설 공주 - 헌재는 왕자님, 엄마는 일곱 난장이 - 헌재는 마녀, 엄마는 콩 나무 - 헌재는 거인 도깨비, 엄마는 엘리자 공주 - 헌재는 멋진 왕자님 등)
책을 읽어 줄 때는 글자를 가리키면서 읽어줍니다.
(뒤죽박죽, 술술술, 펄쩍펄쩍, 동글동글, 번쩍번쩍, 슬금슬금, 데굴데굴, 칙칙폭폭)
숫자를 1에서 10까지 세어보기를 합니다. 동요를 자주 불러주어 저절로 동요를 익히게끔 합니다. 아빠와 엄마 이름, 할아버지, 할머니이름은 모든 책에 등장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이름대신 사용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기억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거실에 책꽂이를 두었습니다. 자기 전에도 책을 볼 수 있도록 안방에도 책꽂이를 두었습니다.
될 수 있으면 헌재가 하는 말에 호응을 해줍니다. 같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등대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헌재에 대한 엄마 생각 |
헌재에게 지금 중요한건 엄마와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합니다. 애정표현을 많이 하고,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칭찬도 아낌없이 하는 편입니다. 헌재는 개월 수보다 좀 빠른 편이라 뛰어노는 게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놀이터에 나가면 같이 뛰고, 공도 차고 미끄럼도 타고, 그네도 타고, 시소도 타고 모래 놀이까지 하고 들어옵니다.
요즘에는 창작 책을 많이 읽어 줍니다. 책을 읽어 줄 때 만큼은 엄마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여서인지 아주 좋아합니다. 자기가 맘에 드는 책은 엄마가 그만 읽자고 할 때까지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읽어 달라합니다. 힘이 들어도 많이 읽어 주는 편입니다. 읽어 줄때마다 될 수 있으면 재미있게 읽어주려 노력합니다.
책을 읽어주면 이해를 하는지 헌재가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중력이 있어서인지 전래동화를 읽어줘도 끝까지 듣고 있는 게 아주 귀엽습니다.
엄마는 헌재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저 밝고 명랑한 아이로 자라주기만을 바라는 마음 뿐 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것을 보여주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 헌재는 아직 한글을 글자로 접하기에는 이른 나이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글을 접할 기회마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엄마가 열심히 읽어주는 동화책이 가장 좋은 예입니다. 헌재 엄마의 생각처럼 지금은 밝고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헌재 엄마에 대한 다른 엄마들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키울 때 더욱 건강해집니다. 이 말은 아무리 현명한 엄마라도 엄마의 기대만큼 아이를 키우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가지게 되는 기대! 그 기대가 욕심이 되는 것이며 그 욕심이 자유로운 아이의 발목을 붙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식이의 특징 |
- 잠자리에서 스스로 일어난다.
- 책을 잘 보고 정리도 잘 한다.
- 겁이 많다.(불안): 엄마가 곁에 있는 지 계속 확인한다.
- 소심하다.
- 인정받기를 좋아한다.
- 같이 해 주기를 바란다.
- 단순하다.
- 아이답다.
- 격려가 있으면 그림일기도 잘 쓴다.
- 불안과 불신이 있는 편이다.(성장 과정에서 원인은 없었다고 한다.)
- 엄마의 성격을 많이 닮은 듯하다.
- 엄마랑은 항상 함께 있고 아빠는 집에 있을 때에는 잘 놀아준다.
- 엄마가 간섭이나 제재를 안 하는 편이다.
- 많이 활동적인 것 같지는 않다.(밖으로 나가라고 해야 나가는 아이)
- 저녁시간에는 더 놀지 못하게 막는 편이다.
종식이의 한글 배움 |
종식이가 한글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5세 때 풀씨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입니다. 반 친구들의 이름을 가장 먼저 외우게 되었고, 풀씨학교 6,7세 형님들의 이름도 거의 외우게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종식이 반 친구들 이름을 종이에 크게 써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는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받침도 많은 어려운 친구들 이름도 척척 말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을 보면 단 한 번에 말하지만 "정재현" 의 "현"자와 "노현서"의 "현"자가 같은 글자인줄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 가지, 가방, 가위 ’처럼 쉬운 글자로 하면 좀 낫겠지 싶어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통 글자로 배우니 "자음", "모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형태로 기억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헝가리"를 "병아리"로 읽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음" "자음"으로 "아야어여"로 된 교재를 사서 다시 한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받침이 없는 글자로 배우기 시작해서 복잡한 모음에 받침이 있는 글자로 하고, 한 단원 끝나면 배운 글자 내에서 받아쓰기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다람쥐"를 써야할 때 "람" 자 같은 경우 "라"에서 받침 "ㅁ" 해서 쓴다, 이런 식으로 하게 되니, "자음, 모음"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어 글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스스로도 알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교재로 하는 방법 외에 차로 이동하게 될 경우 교재 대신 "한 글자 게임"을 하였습니다. "밥, 똥, 벽, 흙....." 이런 식으로 하고, 한글단어장을 보여주며 "이게 뭐야?" 하지 않고 그 단어에 대한 수수께끼나 스무고개 식으로 맞추게 하는 방법을 썼더니 지루해 하지도 않고 재미있어 해서 좋았습니다. 이 방법은 엄마가 생각하기에도 집중해서 듣기와 깊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너무 열심히 노느라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한글공부를 못하지만, 책 읽어주기와 지도 보는 것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종식이가 지도보기를 좋아해서 지도를 보면서, 글자도 알고 자연의 이치, 나라에 대한 특징을 얘기하다보면 한글 공부 외에 또 다른 공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종식이는 지도 보기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지도보기를 왜 좋아하는 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도를 보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은 지도를 보고 있는 종식이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종식이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종식이가 한글에 대해 관심을 보였을 때 종식이가 지루해하지 않을 만큼 친구 이름을 통해 한글을 접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또 욕심이 없을 수 없는 엄마로서 욕심도 한 번 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종식이가 좋아하는 지도보기를 함께 하며 지도를 통해 부수적으로 한글을 절로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종식이에게 지도보기가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면 엄마도 지도보기에 대한 재미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한글 배움에 목적을 두지 않았음에도 저절로 한글을 알게 되는, 앞에서 친구 이름을 통해 종식이가 한글을 쉽게 익혔던 것처럼 지도보기를 통해서 더욱 성장하는 종식이를 만날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승미(5세. 여자)
승미의 특징 |
- 지기 싫어한다.
- 활발하다.(역할극, 발표도 잘 한다.)
- 웃음이 많다.
- 신데렐라 공주에 빠져 있다.
- 스스로 잘 했으나 요즘에는 도움을 많이 요청한다.(싫어, 미워 표현도 많이 한다.)
- 친구를 좋아한다.
- 내성적인 면도 있다.
- 낯가림이 엄청 심했다.
- 일어섰을 때부터 뛰어 다니던 아이, 체력 좋은 아이이다.
-외향적인 모습이 많다.
- 어렸을 때는 엄마랑 만 놀아야 된다 하고 지금은 친구랑 만 놀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주말에는 항상 외부활동을 한다.
- 어렸을 때부터 항상 설명하고 먼저 짚는 과정이 되었다.
- 밖에서 무안을 당할 경우 계속 그 행동을 되풀이하는 고집도 보여준다.
- 항상 아이와 함께 해야 했기 때문에 엄마가 힘들었다.
- 다그치는 것을(학습) 하게 되었을 때 하지 않는다.
- 엄마는 매사에 정확한 성격이다.
- 엄마는 무서워하고 아빠는 좋아한다.(엄마와 아빠는 극 과 극 )
- 성미 성격은 엄마 성격 같다.
- 놀 때는 간섭을 안 하지만 치울 때는 정확히 치우도록 한다.
- 잘 웃고 활발하다.
- 혼자 노는 것보다는 엄마, 아빠, 친구들이랑 함께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지는 걸 싫어한다.(어렸을 때는 졌다고 생각되면 울었다.)
승미의 한글 배움 |
승미가 한글 학습을 하게 된 배경
둘째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하루 종일 승미만 챙기는 게 가능 했습니다. 하지만 입덧이 심해지면서,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질려는 생각에 학습지를 시켜볼까 했습니다.
일단 한글 학습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고, 선생님이 방문해서 잠시라도 승미랑 놀아 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무료로 한글 테스트를 받아보게 됐는데, 승미가 너무 좋아했습니다.
한글 공부의 시작
무료 테스트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인지하는 속도가 빨라서 직접 가르쳐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선생님께 맡기면 편할 것이라 생각은 했는데, 교육 시간이 10분에서 15분정도인 걸 알고는 직접 해보자 싶었습니다. 일단 이미지 글자 익히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승미가 친숙한 과일, 탈 것들 위주로 익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면 과일이 가지고 있는 색으로 어떤 과일인지 생각해내고 이름을 알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승미도 학습이 아닌 놀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잘 따라 와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승미가 엄마랑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둘째 임신으로 그런 시간이 많이 줄었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랑 한글 공부를 놀이처럼 같이 하게 되니까 많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학습과정에서 칭찬도 많이 받고 하니까 더 즐겁게 했던 것 같습니다.
승미는 자기가 잘하는 것을 아빠나 엄마에게 보여 주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한글 학습을 하면서 그런 점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 동안 학습한 부분을 아빠 앞에서 보여 주도록 하고 , 그럴 때마다 아빠는 칭찬해주고 많이 격려해 주었습니다. 매일 이런 식으로 반복을 하니까 승미도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한글 학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습 시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만, 하루도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30분 전에 글자카드를 읽게 하는 것을 많이 반복했었습니다.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이미지 글자에서 먹 글자로 넘어갈 때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먹 글자를 잘 읽게 된 후에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도 생겼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 상가 간판의 글자들을 보면서 읽었고, 모르는 글자가 있으면 엄마한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글자에 대한 흥미도 부쩍 늘어서, 글자를 쓰고 싶어 하기도 했습니다. 자기 이름, 아빠, 엄마 이름을 그림 그리듯이 흉내 내어서 썼고, 받침이 없는 간단한 글자들은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섯 살이 된 지금은 집에 있는 동화책을 자기가 직접 읽는 것이 가능해져서, 동생이나 아빠한테 책을 읽어주기도 합니다.
승미는 한글 학습을 일종의 놀이로 인식하는 듯합니다. 엄마가 공부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놀이"로 받아들이고 자기가 인지하게 된 사실을 엄마나 아빠에게 인정받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칭찬 할수록 더 신나게 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가 되면 금방 싫증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글자쓰기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예전과 다르게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학습의 난이도가 조금씩 올라가게 되면 어떤 식으로 승미에게 적용을 시켜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생각
사실 처음에 승미가 한글을 꼭 알아야 한다는 목표로 시작한 학습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새로운 놀이로 승미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엄마의 마음으로 학습 능력이 떨어지면 어쩌지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기상으로도 동기 상으로도 조급한 게 없어서 그런지 조금 느긋하게 진행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승미가 학습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았고, 일종의 놀이로 생각해주면서 흥미를 유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상호작용이 되어서 지금처럼 어느 정도 한글을 잘 깨우치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학습 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 날 것이고, 지금처럼 무조건 재미있는 것만은 아니다 라는 것도 곧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옆에서 조언해주고, 웃으며 격려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 승미 엄마는 승미를 잘 알아서 승미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잘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한글을 배우고 활용하는 데 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글을 처음 접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으면 앞으로 배워나갈 것들에도 이러한 재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은 승미 스스로 공부든 무엇이든 재미를 찾아가는 능력을 가지게끔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노력이기 때문입니다.
석용이의 특징 |
-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한다.
- 스스로 하는 것보다 끌어주었을 때 더 편안해 한다.
: 이끌어 주되 원칙에 대한 설명을 해 주면 거부한다.
- 마음이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하다.
- 탐색한다.(친구들과 어울리는데 한참 걸린다.)
- 고집과 자존심이 세다.
- 아는 게 많다. 하지만 자기의 모습에 자극을 주는 것을 싫어한다.
- 엄마랑은 갈등과 애증 관계, 아빠랑은 호감(?) 관계.
- 엄마, 아빠의 성격을 모두 닮은 것 같다.
- 엄마, 아빠와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 엄마를 많이 챙겨준다.
예: 엄마를 위해 꽃을 꺾어 주기도 하고 풀씨 시장놀이 때도 엄마 것을 챙겨오기도 했다.
- 넘어지면 아픈 것 보다 부끄러워하는 것이 많다.
석용이의 한글 배움 |
석용이는 5세 때 한글 학습지를 6개월 정도 했습니다. 그 당시는 사물에 해당되는 통 글자를 배워나가는 식이었습니다. 글자가 눈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벽이나 냉장고에 사물 그림과 함께 붙여 놓고 생각날 때마다 석용이와 암송하는 게임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통 글자에 익숙해지고 다음 단계인 자음 모음의 결함에 대해 공부할 차례가 다가와지자 석용이가 이해할 수 있을지 한글에 대한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 학습지를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책을 읽어줄 때 제목의 큰 글씨를 보며 기존의 통 글자에서 보았던 낱글자를 찾아내며 읽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통 글자는 분명히 읽었는데 낱글자는 읽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가 글자를 형태나 그림으로 파악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책 제목으로 글자 하나하나 짚어가는 한글연습은 지금까지 쭉 해오고 있습니다.
6세가 되었고 아이의 지지부진한 한글 실력과 엄마인 나의 부족한 열성이 슬금슬금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아이사랑 모임에서도 우리 아이 성향과 맞는 한글학습법에 대한 실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내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한글 배움? 신선한 제안이었습니다.
놀이에 빠져있는 아이, 만화에 심취되어 있는 아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한글을 슬쩍슬쩍 가져다주며 흥미를 유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 모르면 게임진행이 안 되는 말, 좋아하는 케릭터 이름 등을 가지고 글자와 친해지도록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석용이 경우는 블록을 좋아해서 아이가 만들어 놓은 형태에 이름을 지어서 글자를 써주기도 하고 글자 카드를 보이면서 해당되는 사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이름과 친구들 이름을 써 놓고 같은 글자를 찾아내는 놀이도 하였습니다. 한창 인기였던 마법천자문의 카드를 보면서 서로 알아맞히기 게임을 하면서 저절로 한자의 음과 뜻을 익혔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는 것 같았고 아이가 글자를 인식하는 것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못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던 차에 길에서 홍보 나와 있는 예전의 한글 학습지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받침과 쌍자음이 없는 글자는 더듬더듬 읽는 상태라 예전에 끝났던 곳에서부터 하는 게 아니라 단계를 높여서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15분 정도 하는 수업이라 선생님께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지에 대한 기대와(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학습지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숙제라는 이름하에 엄마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서 다시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공부는 어렵고 엄마한테 혼나는 것, 그래서 싫어 라는 등식이 생길까 노심초사했습니다. 그래서 나 또한 피곤해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때는 몇 번이고 가르쳐 주지만 그런 날은 쉽게 짜증과 화가 나기 때문에 안 한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왼손으로 글씨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해서 글씨 쓰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글씨 쓰는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엄마가 보기에 상당히 부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교정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다 안 되면 혼내기도 많이 했습니다. 아이사랑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의 태도가 아이를 책상과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잠시 글씨 쓰는 것은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한 박자 쉬려니까 숙제도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 채근에 조급한 생각도 들었지만 진도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나와 석용이의 페이스에 맞췄습니다. 단계 또한 간단히 그림동화 읽기 정도여서 5개월 정도 해 온 학습지를 끊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 받아 놓았던 학습지를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4번 정도 유치원 가기 전 책상 앞에 앉아 혼자서 읽기를 합니다. 수시로 엄마를 부르고 한 장 할 때마다 "어디가 끝이더라?" 하며 뒤적거리며 집중을 못하지만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는 엄마 나름대로 얻은 결론이 있어 계속 시키고 있습니다.
전처럼 모르는 글씨가 많을 때는 본인도 답답한지 하기 싫은 눈치지만 지금은 아는 글자도 많아지고 엄마 아빠의 칭찬 맛을 보았는지 거부감이 많이 준 듯해서 다행입니다.
아이사랑과 함께 한글 배움을 진행하면서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엄마의 욕심과 화를 다스리게 되었고 천편일률적으로만 생각해 오던 학습법과 공부를 내 아이와 잘 맞는 친구로 바꿔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 좋았습니다.
➡ 공부를 스스로 하는 어린이와 억지로 하는 어린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부가 재미있어 하는 어린이와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어린이 차이는 이보다 더 큽니다. 시중에 스스로 학습법이라고 무수히 많은 학습지들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내 아이가 학습지 자체를 싫어한다면 스스로 학습을 위해 학습 형태마저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공부든 무엇이든 어린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내 아이에게 맞는 그 방법을 알기 위해 이런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성우의 특징 |
- 말이 없다.
- 안에서는 얌전, 밖에서는 활동적이다.
(집안에서는 엄마의 간섭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아랫집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며 살았다.)
- 몸 놀이를 좋아한다.
- 남자 아이지만 뜨개질, 수공예도 좋아한다.
- 인지적 이해를 어려워한다.(예: 한글, 수학 개념)
- 야외에서는 친구사이에서도 앞서가는 편이다.
- 자기표현을 잘 못하고 여린 것이 엄마 성격이라 비슷한 줄 알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 엄마, 아빠는 성격도 서로 비슷한 편.
- 엄마랑 아빠 관계에서 아빠를 더 선호한다. 엄마가 사랑을 주면 흡족해 하지만 반응은 아빠에게 덜 한 편.
- 성우는 엄마보다 아빠와 사이가 더 가깝다.
성우의 한글 배움 |
너무 오랫동안 신경을 쓰지 않아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부분이라도 애써 글로 옮겨 봅니다. 성우는 현재 자음과 모음을 학교에서 배워서 어느 정도 알고 있고(성우는 초등 대안학교를 다닙니다.) 낱글자를 몇 개 정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 대한 원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성우와 조금이지만 함께 해봤던 한글 공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재미있는 동시 읽기.
성우는 엄마가 읽은 것을 따라 읽는 것은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2. 작은 돌멩이로 글자 만들기.
성우에게 알고 싶은 글자를 물어본 후 엄마가 종이에 그 글자를 써 주면 성우가 작은 돌멩이로 그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성우는 자신이 만든 돌멩이 글자를 보고 무척 흡족해 했습니다.
3. 쉬운 그림책 읽기.
반복되는 글자가 많이 들어간 아주 쉬운 그림책을 골라서 성우에게 읽어주고 성우가 그림책을 읽어 보게 했습니다. 성우는 그림책을 쉽게 읽었고, 책꽂이 한 칸을 마련하여 그 그림책을 꽂아두고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4. 그림일기 쓰기
한글 공부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그림일기 숙제를 내주는데 학교에서 돌아오면 스스로 알아서 그림일기 숙제를 하곤 합니다. 날짜를 쓰고 날씨도 쓰고 제목을 쓰고 내용은 아주 간단한 한 문장을 쓰고 있습니다. 일기쓰기가 한글공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바람이 있어서 일기쓰기에 대해 엄마가 먼저 간섭하지 않았고 성우가 먼저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만 대답해 주었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일기 숙제를 하는 것이 대견하여 그것에 대해 한번 칭찬해 주었습니다. 글자가 틀려도 일기쓰기가 한글공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띄어쓰기를 물어오는 때도 있습니다.
지난날에 엄마가 한글 공부를 시키면서 띄어쓰기에 대해 지나치게 지적한 것에 대해 후회가 되곤 하여 지금은 성우가 글자쓰기에 지치지 않도록 엄마 스스로 글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다행히 지금은 성우가 그림일기를 쓰면서도 글자쓰기를 힘들어 하지 않고 스스로 하는 것 같습니다.
한글 공부를 위해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일기를 쓰는 것이 성우에게는 한글 공부도 되는 것 같습니다.
➡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이 성우 엄마도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한 방법이 성우가 좋아하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아이의 호기심과 집중을 모으는데 참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곧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단계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위해서는 그 만큼의 엄마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이러한 노력에서 엄마들은 쉽게 손을 들고 맙니다. 그것은 엄마가 어렸을 때에도 이러한 과정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 가서는 공부는 다 재미없는 것! 그냥 해야만 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아이사랑 엄마들이 현재 노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결론이 아닌 공부는 재미있는 것!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기 위함입니다.
❂ 한영(8세. 남자)
한영이의 특성 |
-.앉아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블럭 놀이 종이접기 찰흙놀이) ,
- 학교에서는 말도 많고 자기생각도 잘 말한다고 한다.
- 무서운 것을 싫어한다.
- 잘 웃고 장난도 많아서 학교에서는 개구쟁이라고 불린다.
-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한다.
한영이의 한글 배움 |
한영이는 현재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한영이 학교에서는 교실에 있는 물건이나 몸의 일부 등 가까운 곳에서 부터 한글을 접목시키고 시장 놀이 등 놀이로 천천히 한글 노출 빈도를 높여 줍니다. 수를 익히는 모습에 비하면 매우 더딘 편입니다. 하지만 그 외 학교 수업에 있어서는 한영이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한글 배움은 어릴 때부터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엄마의 의도를 쉽게 들켜서 아이가 시들해지곤 하였습니다. 또는 엄마 의지가 강하지 못해 늘 포기를 해서 대안학교를 다니지만 현재 초등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글을 잘 모릅니다.
한글 배움이 늦을 때의 문제는 아이는 책을 읽고 싶어 하는데 엄마가 무척 바쁠 때입니다. 이럴 때는 정말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었으면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계속 보채기만 하니 엄마가 화를 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한글 배움은 늦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한영이가 어렸을 때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한글 카드를 5장정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놀이 식으로 한영이가 좋아하는 낚시놀이를 주로 하였습니다. 또는 과자봉지에 있는 글씨를 오려서 놀기도 하였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낱말카드를 작성해서 벽에 붙이게도 하고 좋아하는 책 혹은 많이 읽은 책 제목은 크게 써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놓고 같이 읽어 보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끔 생각나서 급한 마음에 여러 차례 시도해보기도 하였지만 꾸준히 하지 못하여 할 때마다 서두르게 되어 결국은 아이로 하여금 한글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영이는 어릴 때부터 읽어주는 것, 듣는 것을 유독 좋아해서 굳이 한글을 스스로 읽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진도는 느리지만 꾸준하면서도 재미있게 진행하여 본인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영이에게 많이 읽어준 책 중에는 한영이가 책 한 권을 아예 외워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이용하여 한글 배움과 일기를 한다면 아마도 몇 개월이 지나면 외운 책에 나온 글씨는 모두 알 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벽에 쉬운 글이나 좋아하는 시, 노래가사를 붙이기 놀이를 한 번 더 시도해 볼까 합니다.
➡ 한영이 엄마의 경우처럼 모든 엄마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규칙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실 규칙적으로만 한다면 한글 배움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반복만큼 좋은 암기 방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글은 외워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리를 깨우쳐야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원리를 스스로 깨우치게 될 때까지는 계속 기다려줘야 하는 것입니다.
4. 마치며
아이들에게 글을 언제 알려줘야 할까? 이 물음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합니다. 준비물을 챙기고 숙제를 하기 위해 알림장을 적습니다. 여덟 살이 되기 전에 한글은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한글을 알려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시작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글을 알고 싶어 하는 때가 가장 적당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어렵게 하지 않기 위해 미리 한글을 배웁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어릴 때 한글에 보이는 첫 반응을 부모님들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글자 하나를 물으면 둘을 가르쳐 주려 합니다. 하나를 알면 둘을 알려고 하는 것이 바로 호기심인데 부모들은 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마저 가르쳐주려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나마 알고 싶었던 하나마저 몸서리 처지게 만들고 맙니다.
배움은 즐거움이어야 합니다. 한글 배움을 통해 아이들이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있지도 않았던 괴로움을 먼저 안겨줍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할 마음이 생길 턱이 없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면 모든 단추가 제 짝을 잃습니다. 공부는 과연 재미없는 것일까요? 하고 반문해 봅니다. 공부를 재미있게 하지 않는 다수의 사람들로 인해 공부는 아이들에게 있어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사랑 엄마들의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한글 배움'을 통해 우리는 전혀 새롭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사실 몇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서로 다르듯 아이들을 만나는 방법도 서로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이라 할지라도 내 아이에게만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 아이를 보편적인 아이로 만들려 하기 보다는 내 아이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 아이가 천편일률적으로 교육하는 일제가 남겨놓은 군대식 교육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내 아이를 보다 잘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가정의 살림을 맡고 있는 엄마가 일관적인 교육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규칙적인 반복 학습에 있습니다.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심지어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도 규칙적인 반복 운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엇을 하든 규칙적으로 계속 이어 나간다면 안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정의 살림을 맡고 있는 엄마가 매일 규칙적으로 내 아이를 일관되게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날그날의 감정이 다르고 무엇보다 내 아이에 대한 욕심이 선생님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째, 엄마들도 해 보지 않은 교육에 있어서는 예전 엄마가 어렸을 때의 배움의 과정을 답습하거나 현재 나와 있는 보편적인 방법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한글과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반응에 엄마들은 흥미진진해 하며 엄마들에게조차 아이들의 반응에 따른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때의 엄마들은 그 어느 훌륭한 선생님보다도 더 훌륭한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하여 한글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아이들은 더욱 신바람이 나며 엄마들은 더욱 흥분하게 됩니다. 심지어 내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하는 꿈까지 꾸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과정은 참으로 막막해집니다. 더 이상 내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는 방법은 없는 듯 하고 고민하고 노력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학습법을 활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이때부터 아이들은 호기심이 아닌 단지 해야만 하는 학습의 희생양으로 전략하고 맙니다. 이후부터는 내다보지 않아도 어떠한 결과를 낳을 지 알면서도 이 방법밖에 없음을 엄마들은 위안으로 삼기 시작합니다.
공부를 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서로 다른 방법을 아이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을 때까지만 부모가 도와줄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내일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네째, 아이들은 호기심의 충족이나 배움의 즐거움보다는 엄마와의 시간 또는 내게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더욱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엄마의 사랑을 계속 확인 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습성 중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엄마들은 아이들의 반응에 자기식의 해석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은 한글 배움을 통해 단지 동생이나 집안 일로 인해 빼앗겼던 엄마와의 시간을 되찾은 것에 대한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희열을 지속시키기 위해 엄마와의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배움의 희열은 바로 이러한 과정의 자연스런 다음 단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엄마들은 아이들에 대한 욕심과 기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서둘러 일을 망치기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내 아이에게만 집중하면 됩니다. 넉넉한 것에 익숙해지면 부족한 것에 대한 자기 노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한글 배움에 있어서도 충분을 넘어선 도움은 결국 아이들을 스스로 할 줄 모르는 아이로 만들고 맙니다. 부족함이 있을 때 스스로 갈구함이 생깁니다. 배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부족함이 있어야 충족을 위해 자기 노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사랑 엄마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내 아이를 보다 잘 알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또한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학습법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이사랑 엄마들의 아이들도 결국 한글을 잘 알게 되고 그 한글을 활용하여 또 다른 공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의 모습은 분명 서로 다를 것이며 이러한 모습 가운데에는 스스로 하는 즐거움에 흠뻑 젖어 배움에 대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아이도 분명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수고해 주신 아이사랑 일곱 엄마들도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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