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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여러가지 공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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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여러 가지 공놀이를 해 보자! " 공통에 든 공을 모두 꺼냅니다. 아이들이 흥분하여 달려옵니다. 아무런 규칙이나 약속도 없이 공만 잔뜩 꺼냈습니다. 아이들보다 공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내 공이니 네 공이니 서로 다툽니다. 공을 서로 먼저 차지하려고 난리입니다. 커다란 보자기를 가지고 와서 보자기 속에 공을 잔뜩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보자기 위에도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서로 밀칩니다. "얘들아~ 공을 공통에 다 넣고 이번에는 공을 하나만 가지고 놀자! " 하지만 이번에는 약속이 있습니다. 먼저 잡은 사람이 공을 던지기 그리고 동시에 잡았을 경우에는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기. 공을 연달아 계속 잡기는 없기. 약속을 정하고 하니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 하나로 노는 것은 여러 명이 놀기에 쉽지 않지만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속을 먼저 한다면 그리고 서로에게 공평한 약속을 하고 시작한다면 다툼이 생기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 아무런 약속이 없을 때는 왜 서로 먼저 하려고 할까? ' 서로를 배려하는 약속을 정해 연습하듯 아마도 먼저 하려고 하는 것도 어느 틈인가 연습이 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의 공놀이는 아무도 모르게 아이들 몸에 배어 버린 ' 내가 먼저 '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았어도 아이들은 매일 배우고 있다는 것을 또 다시 배웠습니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서투르게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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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나리꽃 반, 별꽃 반이 따로 몸 놀이를 하였습니다. 많던 아이들이 반으로 주니 영 허전합니다. 짐짓 아이들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 좀 허전하다. 그렇지? " " ~ " 체조를 해도 영 신바람이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더욱 작아진 것만 같습니다. " 선생님! 따로 잘 하면 또 같이 할 거 에요? " " 그럼~ 같이 하고말고. " 어느새 아이들도 두 반 함께 하는 몸 놀이에 익숙해졌나 봅니다. 따로 하니 '달봉이와 마술 여행' 이야기도 들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 빨리 같이 했으면 좋겠다. " " 그러게~ " 선생님이 할 말을 녀석들이 다 해 줍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할 때 다시 모여 앉습니다. " 벌써 끝났어요? " " ! " " 에이~ 너무 짧다. " " 그러게~ " " 오늘 몸 놀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 손을 든 녀석들이 몇 없습니다. " 그럼~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듭니다. " 그럼 다음 시간에도 따로 해야겠네? " " 다음 시간에는 잘 할게요. " 아이들이 약속합니다. 잘 하고 못 하고도 스스로 느껴 솔직히 말하는 녀석들입니다. 녀석들이 믿음직스럽습니다. " 기다리기와 들어주기는 몸 놀이 때만 필요한 약속이 아니야. 어디서든 꼭 필요한 약속이거든. " 나리꽃 반, 별꽃 반 모두 약속 지키기를 마음에 담고 몸 놀이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 몸 놀이 시간! 드디어 아이들도 흡족한 몸 놀이가 되었습니다. " 이제 몸 놀이 같이 할 수 있겠다. " " 우와!! " 아이들이 손뼉을 칩니다. 나의 노력, 우리의 노력에 의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을 때 저절로 터져나는 함성입니다. 아이들을 한 명씩 품에 안으며 등을 도닥거려 줍니다. " 잘했어! 오늘! " 활짝 피어나는 웃음꽃이 몸 터를 꽃밭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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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피구 두 번째 시간! 새로운 피구 놀이를 합니다. 공을 여러 개 가지고 하는 피구놀이입니다. 먼저 공 두개로 시작합니다. 공이 하나 더 많아지니 아이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쁩니다. 공에 맞아서 수비하러 나가는 아이들이 줄줄이 생깁니다. " 공이 두 개니까 잘 봐야 돼. " 금방 승패가 결정됩니다. " ~ 이번에는 공 세 개! " " ~ " 아이들의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공을 피했다고 좋아하다가 뒤에서 콩! 공을 맞는 녀석, 공에 맞아 수비하러 가는데 다른 공에 또 맞는 녀석, 심지어 공 두 개를 한꺼번에 던지는 녀석도 있습니다. 세 개에 이어 다섯 개, 다섯 개에 이어 열 개에 도전합니다. 공이 열 개나 되니 정신이 없습니다. 미처 선생님이 보지 못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러니 안 맞았다고 우기는 녀석도 생깁니다. 땅 볼이니 아니니 증인을 찾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음악은 음악대로 쿵쾅대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쿵쾅 뛰고 공은 공대로 콩콩 튀니 땀이 한 바지입니다.

" 다음 시간에는 큰 공, 작은 공, 가벼운 공, 무거운 공도 같이 해 보자. " " 우와! " 다음 시간에는 더 정신이 없겠죠? 작은 공은 작아서 눈에 잘 안 보일 테고 큰 공은 커서 몸에 더 잘 맞을 테고, 가벼운 공은 가벼워 잘 날아가지 못할 테고 무거운 공은 무거워 잘 던지지 못할 테고. 그런데 왜 이리 생각만 해도 재미있을까요? 더욱 재미있어 지는 피구 시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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