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 넘게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의 몸 상태와 체력 그리고 연령별 난이도에 대해서는 저절로 이력이 붙고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쇠퇴(?)해 가는 교사인 나 자신의 체력에 대해서는 참으로 무심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체력이 좀 부치는 것 같다’라고 느끼면서도 제 몸이라 오늘, 내일 미루기만 하였는데 2009년 여름 방학을 마치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갔다가는 할아버지 선생님은커녕 50까지도 몸 선생하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시작한 것이 ‘ 내 몸 관리 프로젝트 ’입니다.
나이 40이 되도록 줄이지 않았던 한 끼 식사량을 대폭 줄이는 것이 그 첫 번째 실천이었습니다. ‘먹기 위해 산다!’와 ‘밥 힘으로 산다!’를 신념처럼 여기며 살아왔던 터라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눈물을 머금는 인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야간작업이 많은 일과로 인해 야식을 즐겨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이러한 식습관을 내려놓을 수가 있을까? 스스로 고백컨대 일주일을 넘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두 번째 실천은 매일 명상하기입니다. 명상이라고 해 봤자 베갯머리에서 아이들 얼굴 헤아리다 잠드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이상하게 식사량을 조절하면서부터는 하루 10분~20분 앉아서 명상하는 것이 그다지 힘든 일로 다가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 잘 전부터는 명상하기 전에 절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절 수련은 몇 해 전 마음병을 고치려고 2년 남짓 매일 한 적이 있었는데 몸 선생의 이름을 걸고 단언하건데 마음 수련뿐만 아니라 운동 면에 있어서도 절 수련만한 운동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백배씩 하던 절을 지금은 삼 백배씩 합니다. 그리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앉아 명상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몸이 얼마나 개운하고 마음은 또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다음 날 어제보다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풀씨로 향하면 절로 콧노래가 나올 지경입니다.
달봉샘은 스스로 해서 좋으면 꼭 아이들과 같이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아이들과 명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면 굳이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아도 그 느낌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명상하기를 귀찮아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이 몸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 오늘도 아이들은 명상을 합니다.
신종 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현실을 앞서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픈 아이를 보는 것은 부모에게도 참 힘든 일지만 교사에게도 못지않은 안타까움입니다. 아이들이 하루라도 더 빨리 건강하고 튼튼해져서 저 정도 바이러스쯤은 콧김으로도 날려버릴 수 있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마음을 통해 몸을 보고 몸을 움직여 건강을 도모하는 몸 수업 시간을 하루라도 쉬이 보내서는 안 되겠다 매일 다짐하며 어제보다 한 번 더 뛰고 한 번 더 보담아 줍니다.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나를 낮춰 기원하기를 나 개인의 안위를 떠나 아이들이 학부모님들이 선생님들이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에 늘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