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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음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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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음악소리가 들립니다. 어깨가 들썩입니다. 아이들의 웃음이 보입니다. 거울마냥 덩달아 웃습니다. 다섯 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조는 절도 있는 동작도 멋있는 율동도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움직임 중 하나입니다. 체조를 마치고 아이들과 풍선놀이를 합니다. 풍선은 땅에서 썩지도 않고 재활용도 안 돼 풍선놀이는 하지 않는데 그동안 이곳 저 곳에서 얻은 풍선만 한 서랍이라 할 수 없이 정리 차원에서 아이들과 풍선 놀이를 하였습니다. 요즘에는 썩는 풍선도 나온다고 하지만 달봉이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풍선은 하도 오래된 풍선이라 분명 썩는 풍선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풍선의 안 좋은 점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풍선에 바람을 넣는 모양이 사뭇 어울리지 않는 모습 같기도 하였지만 이왕 놀기로 마음먹은 바에는 실컷 놀아나 보자 싶어 몸 터를 풍선 나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둥실둥실 구름 탄 아이들처럼 풍선 속에서 노는 아이들과 함께 케이블카도 타며 마음껏 놀았습니다. 풍선 놀이를 정리하며 또 하는 말 " 얘들아! 풍선은 썩지 않는 것이니까 가지고 놀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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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합니다. 세상에서 몸 놀이를 가장 좋아하는 녀석들만 모아놓은 것처럼 시작하기 전부터 신명이 나는 녀석들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좋아해도 너무 좋아합니다.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제 몸 가눌 줄도 모르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 터가 완전 시장 통입니다.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아이들과 상의를 하는데도 상의가 되지 않습니다. 두 개나 있는 귀는 작아질 대로 작아지고 입은 하마 입만큼 커졌습니다. " 다음 시간부터는 한 반씩 나눠서 수업해야겠다. 기다리고 듣는 연습을 다시 해야겠다! " 달봉이 선생님 말에 아이들이 시큰둥합니다. "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 " 몸 놀이 시간이 줄어들지~ 나눠서 하니까." " 나눠서 하는 거 싫어요. " " 선생님도 나눠서 하는 것 싫다. 하지만 한 반씩 해서 몸 수업에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지. " " 뭐가 필요한데요? " " 기다리기! 그리고 들어주기! " 몸 수업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에 아이들이 투덜거립니다. " 그럼 나 몸 놀이 안할 거야! " " 난 풀씨 학교 끊을 거야! " 달봉이 선생님은 빙그레 웃습니다. 여섯 살 아이들이 한 살 더 먹은 만큼 이제 클 시간이 다가 온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눠서 수업하면 선생님도 싫습니다. 목도 더 아프고 체조도 두 배로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을 믿습니다. 지금도 자라나고 있는 녀석들의 소리가 들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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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놀이가 한창입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제일 큰 형들답게 음악 피구를 합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도망가고 던지고 피하고...... 그런데 녀석들의 승부욕이 대단합니다. 공에 맞으면 우는 녀석도 있습니다. 아파서가 아니라 공에 맞는 것이 싫어서입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지기 싫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몸 놀이는 다른 사람보다 잘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사랑하고 몸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피구를 통해 이것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서로 돕고 나누다 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결과가 아닌 과정을 더욱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달봉이 선생님도 아이들을 통해 배워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일곱 살 아이들은 피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피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또 다른 아이들이라 이 아이들이 피구를 통해 맺는 관계도 전혀 새로운 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피구를 계속 할 것입니다. 계속되는 피구를 통해 선생님도 배우고 아이들도 배우는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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