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 스케이트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무거운 인라인 가방을 메고 온 녀석들의 첫 마디는,
“ 이거 하나도 안 무거워! ” 였습니다.
그것은 분명 “ 나 이거 무거운데도 잘 들고 왔어. ” 라는 말 같았는데...
그래서 선생님도 동문서답을 해 주었습니다.
“ 그래~ 수고했어. 타는 것을 들고 오느라고. ”
아이들에게 인-라인을 가르칠 때 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달봉샘은 인-라인을 일곱 살 에게 배웠다고.
그래서 다시 너희들에게 가르쳐 준다고.
그러니까 너희들도 잘 배워서 다른 사람 꼭 가르쳐 주라고.
그리고 멋지게 타는 법은 안 가르쳐 주고 안전하고 재미있게 타는 법을 알려 준다고.
저는 정말 인-라인 스케이트를 일곱 살 아이에게 배웠습니다.
어렸을 때 롤러스케이트 한두 번 타 본 게 전부였는데
아기스포츠단 선생님이 되고 보니 인-라인 스케이트를 가르쳐야만 했습니다.
탈 줄도 모르는 것을 가르쳐야 하다니....
나이 먹고 배우려니 가르쳐 주는데도 없고
혼자서 연습하려니 잘 되지도 않고.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가 가르치는 녀석들 중에서
가장 잘 타는 녀석을 저 대신 선생님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선행학습을 하고 오는 녀석들이 꼭 한두 명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자세까지 취해 가며 배운 녀석보다는
제 스스로 터득해서 배운 녀석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더 재미있어 보이고 더 신나게 타는 것 같아서
그 녀석에게 선생님 역할을 주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그 녀석이 하는 대로 잘 따라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정돈하는 일만 하며 저도 같이 아이들처럼 배웠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봐도 신기하게 그때 같이 배웠던 아이들이
지금껏 제가 가르친 그 어떤 아이들보다 인-라인을 가장 잘 타고 재미있게 타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가르침에 대한 큰 배움 하나가 있었습니다.
‘ 가르치는 일을 배움에 대한 희열을 느끼듯이 하라! ’
세상에 이보다 더 멋진 가르침이 어디 있을까요?
신바람나지 않는 가르침은 신바람나지 않는 배움과 직결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 배움의 완성은 가르침(나눔)에 있다! ’
제가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법을 강사에게 배웠다면 이 마음을 어찌 알았을까요!
일곱 살 아이에게 배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몸 놀이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잊지 않고 하는 말이 바로 이것입니다.“ 가르치러 왔지만 가르치려 들지 말라. 진정한 가르침은 배움에 있고 배우는 가운데 가르침은 절로 생긴다! ”
이제 또 다시 인-라인 스케이트를 가르칩니다.
이 말은 오늘부터 나는 또 다시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운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배움은 늘 신나는 일입니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이것 하나 만큼은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가르치는 이의 마음이 이러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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