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텃밭 정원 동화책
큰 일 났다. 아이들이 오고 있다!!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는 날이었어요.
아직 아무것도 심겨져 있지 않은 텃밭 위에 땅 강아지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소리쳤어요.
“ 큰일 났다. 큰 일 났어. 아이들이 오고 있다!! ”
마침 잠에서 깨어난 애벌레 한 마리가 몸을 꿈틀거리며 말했어요.
“ 아이들이 온 게 뭐가 큰일이라고 아침잠을 깨우는 거야! ”
“ 너는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에게는 아이들이 텃밭에 오는 게 가장 큰 일이야. 내가 지나가는 바람에게 들었는데 지금 아이들이 여기로 오고 있데. 큰일 났다. 큰 일 났어. 아이들이 오고 있다!! ”
“ 제발 조용히 좀 해 줄래? 나는 지금 한참 나비가 될 꿈을 꾸고 있었거든? ”
“ 애벌레 네가 모르는 모양인데 아이들이 오면 너는 나비가 될 수가 없을 지도 몰라”
“ 그게 무슨 소리야? 나비 애벌레가 나비가 안 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비 애벌레는 땅 강아지가 괜히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어요.
그때 지렁이 한마리가 고운 흙 위로 매끄러운 몸을 드러냈어요.
“ 그건 땅 강아지 말이 맞아. 며칠 전에도 아이들이 왔었는데 하마터면 나도 큰 일 날 뻔 했었어. ”
“ 무슨 큰 일? ”
나비 애벌레는 지렁이까지 큰일이라는 말을 하자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어요.
“ 아이들이 와서 막대기로 땅을 파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그 커다란 손으로 나를 잡으려고 했어. ”
“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아이들은 아직 어른이 아니라서 손이 클 리가 없어. ”
“ 사람은 우리보다 백배는 더 커서 아무리 아이라도 우리한테는 거인 손처럼 보이잖아. 나비 애벌레 너는 어쩜 그런 것도 모르니? ”
“ 손으로 잡는 게 뭐가 큰일이야? 귀여워서 쓰다듬어 주려고 그런 게 아닐까? ”
나비 애벌레의 말에 지렁이가 답답해하며 말했어요.
“ 나비 애벌레 너는 정말 모르는구나. 나는 몸이 아주 차가워야 산단 말이야. 그래서 햇볕이 있는 날에는 절대로 땅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데 어린이 손은 뜨거워서 내 몸에 닿는 순간 나는 온 몸에 화상을 입게 된다고.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야! ”
“ 어떻게 손으로 만진다고 화상을 입어? 어린이 손이 그렇게 뜨거워? ”
“ 사람한테는 따뜻할지 모르지만 우리처럼 몸이 차가운 지렁이들에게는 아주 아주 뜨거운 게 되는 거라고. ”
“ 그래? 그렇구나. 미안해. 나는 지렁이 네가 그렇게 몸이 차가워야 사는지 몰랐어.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나를 만져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내가 귀여워서 만져주는 게 아닐까? ”
“ 나비 애벌레야! 내 말을 잘 들어. 우리는 몸이 아주 작고 아이들은 우리보다 백배는 더 커서 아이들이 너를 귀엽다고 만져주면 우리한테는 커다란 바위로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거라고. 그것은 만져 주는 게 아니라 우리를 세게 때리는 것과 똑같다고! ”
나비 애벌레는 지렁이가 하는 말을 듣고 아이들이 나비 애벌레 몸을 만지는 것을 상상해 보았어요. 그리고는 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어요.
“ 생각해 보니 정말 아플 것 같기도 하네? 아이들이 오면 땅 속에 꼭꼭 숨어 있어야겠구나. ”
“ 땅 속에 숨어 있어도 소용없어. 아이들이 막대기로 땅을 파서 우리를 땅밖으로 끄집어 내버릴 거야. ”
나비 애벌레는 아이들이 땅을 파서 나비 애벌레를 땅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을 상상해 보았어요. 정말 끔찍한 느낌이 들었어요.
“ 그럼 어떻게 하지?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
이때까지 나비 애벌레와 지렁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땅강아지가 말했어요.
“ 그러니까 내가 큰 일 났다고 그런 거야. 아이들이 금방 올 테니 어서 이사 갈 준비를 해. ”
“ 이사? 이사를 가야 돼? 어디로? ”
땅강아지는 산 쪽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 저~기 저 산 밑에 있는 밭으로 이사 가는 거야. 그곳은 어른 사람들만 오는 밭이라 우리한테는 안전한 곳이야. ”
“ 저렇게 멀리 이사를 가야 돼? 저곳까지 가려면 한 달은 기어가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아이들한테 우리를 흙에서 꺼내거나 만지지 말라고 말하면 안 될까? ”
땅강아지는 아이들이 오나 안 오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어요.
“ 아이들이 우리들 말을 들어줄 것 같애? 아니야.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우리를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아. 나는 아이들을 절대 믿을 수 없어. ”
이때였어요. 무엇인가 흙 위에서 꿈틀대기 시작했어요.
“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내 몸을 만지만 나쁜 냄새를 풍기면서 꽉 깨물어 버려. 그러면 사람들이 아파서 어쩔 줄 몰라 하지. 아마 며칠 동안은 아파서 쩔쩔 맬걸? 힘들게 이사를 가지 말고 너희들도 나처럼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때? ”
참 노린재에요. 참 노린재는 자기 몸을 지키는 방법으로 새들이나 사람들이 냄새를 맡고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아프게 꽉 깨무는 방법을 쓴답니다.
“ 참 노린재 너는 참 좋겠다. 그런 방법이라도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우리는 너처럼 꽉 깨물 수 있는 입도 없고 나쁜 냄새가 나도록 하는 방법도 몰라. ”
땅 강아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지렁이도 덩달아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 나는 흙을 먹고 다시 뱉으면서 땅을 아주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데 아이들은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어. 내가 있어야 상추도 더 잘 자라고 고구마, 감자도 더 잘 자라는데 말이야. ”
“ 나는 나비가 되는 멋진 꿈을 꾸면서 매일 잠을 자. 그런데 어린이들 호기심 때문에 나비가 될 수 없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아. ”
나비 애벌레도 슬픈 표정을 지었어요.
나비가 되고 싶은 나비 애벌레, 텃밭의 흙을 곱게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지렁이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를 닮았다 해서 이름 지어진 땅강아지, 나쁜 냄새를 풍기거나 꽉 깨무는 것으로 자기 몸을 보호하는 참 노린재 그리고 텃밭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크기가 작은 곤충과 같은 생명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기스포츠단 어린이들은 이 소중한 생명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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