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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풍선 단 고래

” 바다에 살고 있는 고래는 바다보다 더 넓은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어요. 색색의 풍선을 가득 달고서 하늘을 헤엄치는 고래는 너무나도 행복했답니다. ”
 
고래의 행복이
아기스포츠단 친구들에게 전해졌습니다.
몸 놀이실에서는 풍선 놀이를 하고
공기 좋은 날에는 고래 산에 올랐습니다.
 
달봉샘에게는 엄청 나게 많은 풍선이 있어요. 풍선나라에서 온 선물이지요.
달봉샘이 가진 모든 풍선에 바람을 넣는다면
아마도 세상의 모든 바람이
풍선 속에 갇힐지도 몰라요.
빨간 풍선, 파란 풍선, 하얀 풍선, 투명 풍선∼
서로 다른 색깔 옷을 입고
하트 모양, 막대기 모양, 둥근 모양, 뾰족 모양∼
서로 다른 모양으로 나타났어요.
풍선은 공기만큼 가볍지만
풍선이 전해주는 행복도 공기만큼 많답니다.
아이들의 손끝에 닿으면
간지러워 튕겨 올라가기도 합니다.
공처럼 떼구루루 굴러가기도 합니다.
점점 풍선이 많아져서 아이들보다 더 많아집니다. 아이들이 풍선을 가지고 놀기고 하고
풍선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기도 합니다.
놀이가 놀이를 합니다.
무엇이든 많으면 놀이가 풍성해집니다.
어느덧 몸 놀이실은 풍선 세상이 되고
풍선 나라가 됩니다.

고래 산에 올랐습니다.
고래가 누워있는 모양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고래 산.
산이라고 하기에는 고개 같고,
고개라고 하기에는 산이 되고픈 고래 산.
아이들 눈에는 아무리 봐도
고래 같지 않은 고래 산이기도 하고
머나 먼 바다 생각에 슬픈 고래 산이기도 합니다.
작은 놀이터를 지나 고래의 꼬리를 딛고 오릅니다. 아이들의 종종걸음에
고래가 간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꼬리에서 등으로 올라서면
넓디넓은 고래의 등이 나타납니다.
고래에게 허락을 받고 고래 등 한 곳에
과자 나무를 만듭니다.
햇볕을 먹고 바람을 먹고 비를 먹고
나무에서 자란 생명이 숨 쉬는 과자 열매를 만듭니다.
사과나무의 열매는 사과, 배나무의 열매는 배,
과자나무의 열매는 과자입니다.
따뜻한 봄볕에 사르르 눈 감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풍선  단 고래가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이번 한 주는 풍선 단 고래 등에 올라타서
고래 밑 메케한 미세먼지를 바라보며
아이들과 맛있게 과자를 나눠 먹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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