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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씨를 넘어

고요와 침묵


고요와 침묵(沈黙)

 

오늘은 일요일.

토요일과 일요일의 구분이 없어진 탓에

토요일을 더 길게 쓰고 나니

일요일은 그만큼 짧아진다.

세 네 번을 깨면서도

정오가 되어서야 잠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요일이면

나는 말을 잃는다.

대화 할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벽에다 대고 떠들 수도 없는 일

원치 않는 침묵이다.

 

일요일은 대부분 침묵의 날이다.

이런 날 생각은 늘 시끄럽다.

깊지도 않고 얕은 것이 번잡스럽다.

차라리 깊으면 고요하기라도 할 텐데

얕은 것이 많기만 하다.

생각이 얕으면 짜증이 잘 나고

조급해지기 일쑤며 변덕스러워진다.

이럴 때면 방이 마치 감옥 같다.

스스로 갇힌 감옥.

답답하여 숨통이 막힌다.

참으로 평화롭지 못하다.

결국 가방을 열어 일감을 찾는다.

 

덩어리 일감들이 수북하다.

가끔 헷갈린다.

일하며 느끼는 것이 진정 행복인지

마지못해 행복이라 느끼는 것인지

또다시 일과 생활을 구분 못하고 있다.

 

오늘은,

침묵하므로 고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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