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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학교

달봉샘이 풀씨 엄마, 아빠에게 귀띔해 주는, 행복한 추석 만들기


달봉샘이 풀씨 엄마, 아빠에게 귀띔해 주는,

행복한 추석 만들기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달봉샘은 다가올 추석을 생각하며 연신 허리와 다리를 주무릅니다. 홀로 되신지 10년이 되어가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달봉샘은 이번 추석에도 여지없이 명절 아르바이트를 가기 때문입니다. 명절 아르바이트? 무슨 말일까요?

달봉샘 집에는 어머니도 며느리도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명절 음식도 음식 솜씨 좋은 아버지께서 새벽부터 손수 준비하실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손주 재롱에 시간가는 줄 몰라야 할 연세에 명절 음식과 차례 음식을 준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아들의 마음은 편할 리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달봉샘은 명절 때마다 잘 아는 전통 시장 반찬 집에서 명절 음식 재료를 만들고 준비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던 녹두전을 포함해서 동태 전, 고추전, 깻잎 전, 동그랑땡, 산적, 해물 전, 만두 등 각종 전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썰고 다듬고 버무리며 각종 속을 만든 후에 전을 붙여 나가는 일입니다. 장사가 잘 될 때는 전을 사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전을 붙이면서 또 다시 재료를 만들곤 합니다.

이렇게 아침 9시부터 자정 넘어 까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이틀을 보내고 나면 명절 날 차례와 제사에 쓸 음식 일체를 아르바이트에 대한 보상으로 받습니다.

옷에서는 가지가지 음식 냄새와 진한 땀내가 섞여 요상한 냄새가 나고 두 다리와 허리는 지팡이마냥 뻣뻣해지지만 따뜻한 명절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향하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기 그지없습니다.

명절 날 아침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냅니다. 아버지는 장남이 준비해 온 음식으로 차례 상을 차리시고 동생들은 청소하고 설거지하며 명절 날 아침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차례를 지낸 후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밥을 먹으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 행복한 밥상임을 알게 됩니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는 길고 긴 귀성길에 합류하여 남편은 오랜 시간 운전하느라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고 눈이 피로해집니다. 아내는 청소하고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상 차리느라 온몸이 아프고 기운이 하나도 없습니다.

 

'만사귀차니즘증후군'이란 말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남녀노소 학생, 어른 등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으로 이 증후군에 감염된 사람 옆에 있기만 해도 전염되는 증후군 중에서도 전염도가 가장 높은 무서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한 번 감염되기 시작하면 일이란 일은 다 귀찮아지며 일에 대한 의욕의 상실감과 공허함이 커져 보통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가만히 앉아 허공을 몇 시간이고 계속 쳐다보고, 배고픔을 자주 느끼게 하여 과식하게 만드는 것이 주 증상들인데 한 마디로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점점 운동능력과 두뇌 판단 능력을 희미하게 만듭니다.

보통 이 증후군은 모든 증후군의 본질이자 가장 기초가 되는 병으로 이 병이 변질되어 연휴증후군, 명절증후군, 방학증후군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가족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나눔이 되어야 가족 아닐까요?

나만 운전한다면 나만 음식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상을 차린다면 명절만큼 싫은 날도 없을 것입니다.

운전하는 남편의 어깨를 주물러 주세요.

피로한 목과 어깨를 주물러 주고 시원한 물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세요.

한결 좋아질 것입니다.

음식하고 청소하고 상 차리고 설거지하는 아내의 일손을 덜어주세요.

명절날 아내의 입에서 흥얼거림을 미소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명절 날 아침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낼 때 차례 상에 올리는 음식 하나하나에 가족의 땀과 정성이 온전히 스며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명절 날 아침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밥을 먹을 때 이것이야 말로 진정 행복한 밥상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때 모든 우리가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라고 절로 말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과 나눔이 풍성한 한가위 만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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