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거 뭐에요? 당근이네.."
"그래..당근이다.. 당근이긴 한데..이렇게.."
"아쿠...."
"히... 물이 나간다.."
할인점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 샀습니다.
아이스크림 계산하다 머리 속 계산 하나..
부리나케 달려간 곳엔 과일모양 분무기가 있습니다.
'이제서야 찾았군.. 드디어..흐흐흐'
따뜻한 날이면 선생님 책상위에는 당근 하나..
흥겨운 율동체조에도 한 번..
즐거운 자유놀이에도 한 번..
심심해서 한 번.. 너도 한 번 나도 한 번..
"오늘은 재미있는 땅 놀이!!"
"사방치기 할꺼에요?"
"아니?"
"그럼요? 사방치기 투?"
"아-니?"
"그럼요.. 땅따먹기? 비석치기?"
"아-니.. 아-니.."
"그럼요!!!!"
"바로 이것... 땅 놀이...당근놀이..."
아주 아주 넓은 땅이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마룻바닥에 철퍼덕 눕습니다.
너무 너무 넓어서 데굴 데굴 굴러도 계속 넓었습니다.
아이들이 데굴 데굴 구릅니다.
그렇게 넓은 땅에 작은 씨앗 하나 떨굽니다. 살짝!!
아이들이 살짝 쿵 일어납니다.
바람이 붑니다.
아이들이 두 손을 이리 저리 흔들어 댑니다.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천둥, 번개가 칩니다.
아이들이 두 손을 번쩍들고
두 발로 쿵 쾅 쿵 쾅 댑니다.
그리고는 다시 조용해 집니다
땅에서 무엇인가 오물 오물..
아이들이 꿈틀거립니다.
무엇일까?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늘에서 시원한 비가 내립니다.
당근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이 입을 벌리고 물을 받아 마십니다.
(참고로 분무기에는 먹을 수 있는 물만 넣습니다)
무엇인가 했더니 초록색 조그만 새 싹이네요..
아이들의 머리위에 초록꽃잎이 놓입니다.
어? 당근인가??
아이들이 조용합니다.
바람이 불고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립니다.
아이들이 쿵 쾅 대며 뛰어 다닙니다.
그래도 당근은 건강합니다.
아이들이 육체미를 뽑냅니다.
하늘에서 시원한 비가 내립니다.
당근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이 몸을 내어 받아 마십니다.
어? 당근이.. 당근이.. 뽑혔다!!!
아이들이 이리 저리 뛰어 다닙니다.
선생님이 당근을 들고 뛰어 다닙니다.
뜀틀뒤에 숨은 녀석.. 정수리에 찍-
고개만 조아린 녀석.. 뒷덜미에 찍-
눈 가리고 입만 벌린 녀석... 콧잔등에 찍-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녀석들..
분주한 몸놀이에 찍- 찍- 찍-
"선생님.. 재미있어요. 또 해요"
"뭘?"
"당근놀이요"
"당근놀이? 그게 뭔데..."
"에이.. 있잖아요.. 당근으로 찍- 하는거요.."
"아..이거.." 찍-
"에이구..헤헤.."
6살 녀석들 웬 소란인가 싶어
고개만 삐죽 내밀었다 찍- 찍- 찍-
5살 녀석들 바지춤 부여잡고 화장실 가다가
얼떨결에 찍- 찍- 찍-
흘러내리 바지위로 하얀 궁뎅이에 찍- 찍- 찍-
희망이 당근만 들면
한 여름 파리떼처럼 아이들이 왱 왱
한 여름 시원한 시냇물처럼 아이들이 졸 졸
무더운 한 여름..
콕 콕 졸음을 찍을 때엔 당근놀이 최고입니다.
무료한 한 낮..
등골이 시원한 당근놀이 제격입니다..
"선생님.. 내일도 당근놀이해요? 녜??"
"글쎄??"
선생님의 얼굴에는 커다란 당근표 미소가 번집니다.
'달봉샘의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소풍 (0) | 2010.05.04 |
---|---|
선생님의 선생님의 난장 (0) | 2010.05.04 |
지민이 병 문안가기 (0) | 2010.05.04 |
무지개 (0) | 2010.05.04 |
비가 내리면 (0) | 2010.05.04 |
나들이 (0) | 2010.05.04 |
할까와 말까 (0) | 2010.05.04 |
비에 대한 망상 (0) | 2010.05.04 |
진흙탕 축구 (0) | 2010.05.04 |
희망이네 집에 놀러 오세요. (0) | 2010.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