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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YMCA 아기스포츠단 몸 놀이

동그란 공처럼

 

내가 바쁜 것이냐?

너희가 바쁜 것이냐?

일곱 살과 오랫만에 하키를 한다.

남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끼리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끼리.

 

" 재미있게 신나게 자신있게 "

 

구호를 외치고 경기는 시작되고

골을 넣은 팀은 점점 흥이 오르고

골을 잃은 팀은 점점 기운이 빠지고.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한다.

그런데, 여자 아이들 경기에서

점수 차가 나기 시작하자 서로 으르렁 대기 시작한다.

서로 쏘아보는 눈초리가 매섭고

입에서 나오는 말들마다 가시로 찌르는 것 같다.

구호가 무색하게 될 무렵

다시금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이기면 기분 좋고 지면 기분 나쁜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고 이겼다고 기뻐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졌다고 화내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이겨도 이긴 게 아니거나

져도 두 번 지는 일은 없어야 하는 일.

그것은 나와 서로에 대한 배려와 마음을 다스리는 일.

 

' 이긴 팀에게는 축하를, 진 팀에게는 격려를 ' 이라는 마음은

두고 두고 갈고 닦아야 하는 마음의 길.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골이 깊지 않고

보담아 주고 달래 주고 손 내밀어 주면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 가슴을 내어 준다.

결코 쉽지 않은 마음 다스림을

일곱 살 어린 녀석들과 계속 하는 것은

이것이 녀석들에게는 배려와 포옹의 싹이 되기 때문이다.

집에 가는 녀석들 손을 잡아 주며

선생님의 이 마음을 쪽지처럼 건네준다.

 

"사랑한다. 이 녀석들!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