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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몸 놀이는 요

신입 학부모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아기스포츠단이 궁금해서 찾은 엄마, 아빠들에게 몸 놀이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마산 YMCA에서 몸 놀이 선생님을 시작하는 선생님이 찾아 왔습니다. 몸 놀이에 대해 배우고 싶어 근 일 주일동안 함께 생활하다가 돌아갔습니다. 내일은 이화여자 대학교 무용과 학생이 유아 체육에 대해 리포트를 쓰기 위해 찾아옵니다. 다음 주에는 이화여자 대학교에 직접 방문해서 무용과 4학년 학생들에게 몸 놀이 강의를 합니다.

아이들과 몸 놀이를 오래 하다 보니 몸 놀이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들이 계속 생겨납니다. 몸 놀이가 무엇인지 몸 놀이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몸 놀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답을 주기도 합니다.

한 번은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는 이제 갓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 찾아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고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이 일을 왜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인지, 쑥스러워하면서도 미리 적어 온 글을 또박또박 읽으며 묻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마흔 후반에 접어든 몸 놀이 선생님은 그 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몸 놀이 선생님을 하면서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내 삶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 본다는 것이야. 오늘을 살고 나면 아이들과 오늘을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고 한 주를 살고 나면 아이들과 한 주를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보고 그래서 그렇게 모인 한 달 두 달, 12년이 정신없이 지나가지 않고 한 주, 한 달, 1, 10, 20년이 메모로 쌓이고 노트로 쌓이고 책으로 묶여지더라고. 아이들하고 사느라 개인 생활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들하고 사느라 삶을 더 가치 있게 살았다라고 생각해. 학교에서 배운 20년보다 아이들하고 생활하면서 배운 20년이 몇 배 아니 몇 백배 더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 그래서 오늘 너희들을 만나면서도 이렇게 밝게 웃을 수 있고 내일 아이들을 만나면서도 아이들 마냥 꾸밈없이 웃을 수 있는 거지. 아이들과 살면 살수록 아이들을 더 닮아가는 것 같아.

나는 지금도 아이들과 몸 놀이하는 것이 좋고 행복해.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 ”

 

아이들 선생님을 오래 할수록 더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나 선생님이나 말로 행동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모양으로 아이들에게 참 본보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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