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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아쉬워도 좀 참자!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달봉샘 눈이 비디오 카메라가 되고 달봉샘 귀가 녹음기였으면 좋겠다고!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하다 보면 아이들의 모습이나 주고받는 대화가 너무 재미있어 배를 잡고 웃기도 하고, 아이들이 귀엽고 예뻐서 꽉 껴안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아쉽게도 지나고 나면 느낌만 남고 도통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그럴 때마다 노트에 적거나 스마트폰에 메모를 해 보기도 했는데 이건 또 수업의 흐름을 뚝뚝 끊어 버려서 오래 할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별의별 생각과 고민을 다 해 봤지만 아직 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좋은 방법 아시면 좀 알려 주세요!!)

이런 가운데 운 좋게 잊지 않은 것 하나 올려 봅니다.

 

금요일은 다섯 살 아이들과 자전거와 달리기를 하는 날이라 다섯 살 아이들과 학운 공원에 갔습니다. 까만콩은 아이들과 달리기를 하고 달봉샘은 자전거 여행을 했습니다. 한 반씩 돌아가며 달리기도 했다 자전거도 탔다 하는데 뿌리반과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입니다. 병휘가 자전거 타는 게 너무 재미있었는지 울상을 하며 징징거리는 말투로 말합니다. 더 타고 싶어~~~~ ” 그러자 옆에 있던 연수가 병휘 앞에서 병휘를 토닥이는 말투로 말합니다. 아쉬워도 좀 참자. ”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키득 키득 웃고 있는데 친구들이야 그러든 말든 요 두 녀석 옆에 섰던 민석이가 자기 나름의 멋진 포즈를 취하며 말합니다. 달봉샘! 나 멋지지. ”

아쉬워하는 녀석은 아쉬워하는 녀석대로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그러니 하며 도닥 도닥 해 주고(자전거 타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기에 자전거를 많이 못 타서는 아님) 친구를 위로해 주는 녀석은 녀석대로 얼마나 대견한 지 대견함에 감동해서 도닥도닥 해 주고, 옆에서 폼 잡는 녀석은 녀석대로 제대로 필 충만한 것이 예뻐서 완전 멋지다를 연발해 주며 그렇게 행복하게 마친 자전거 여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 요 녀석들 뿐일까요... 각양각색 저마다 다른 색을 주저 없이 발산하는 우리 아이들인데, 다섯 살은 다섯 살 대로 여섯 살은 여섯 살 대로, 일곱 살은 일곱 살 대로 정말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인데, 최대한 오래 오래 최대한 많이 많이 기억하고 싶은 선생님 마음,

혹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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