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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체외 충격파

체외 충격파.

팔 아픈지 반 년이 넘었는데도
낫질 않는다.
침도 맞아 보고 별의별 소염제를 다 발라 봐도
낫질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방학 전 일곱 살 녀석의 장난 속 발길질에 맞은 손가락 마디도 계속 욱씬거린다.
머리 감는데도 팔이 너무 아파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테니스 엘보'는 아니라고 하는데
엑스레이 찍어 봐도 의사도 정확히는 모르겠단다.
물리치료 받고 체외 충격파 치료 받으래서 받아 봤는데 아픈 곳 건드릴 때는 아프다 못해
간호사를 발로 찰 뻔 했다.
치료받고 나니 조금은 나은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일 주일에 두 세번은 받으라는데 시간 없어 일 주일에 한 번만 가기로 했다.
그런데 체외충격파니 뭐니 또 받을 생각하니 ㅠㅠ

한창 운동할 때도 여기저기 다치는 편이였지만
아이들 선생 하고 나서 더 많이 다쳤다.
온 몸이 상처 투성이다.
광명에 있을 때는 수영장에서 작업하다
난간에서 떨어져 머리를 12바늘 꿰맸고
지붕 작업하다 지붕에서 떨어져
죽을 뻔 하기도 했다.
쪼끄마한 아이들 몸 놀이 선생하면서
이렇게 다치는 게 이해 안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같이 해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지금껏 사생활없이 잠 자는 시간빼고는
아이들에 관한 것만 늘 하고 살았는데
그래서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은
'헌신'이라는 이름 하에 늘 뒷전이었는데
어쩌다 한 번씩 섭섭한 소리를 들을 때면
이런 헌신하는 모양이
스스로 비참하고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그만할까 하는 마음도 생기고
한 1년 쉬어볼까 생각도 들고.

한차례 지나가는 홍역처럼
또 이러다 말겠지만
몸 아픈 것은 어떻게든 견디겠는데
마음 아픈 일은 이제 좀 없었으면 좋겠다.

가슴이 몸보다 백 배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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