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초대.
아기스 졸업생 1학년 여자 아이 네 명을 달봉샘 집에 초대했다.
작년, 일곱 살 아이들을 집에 초대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애들은 많고 시간은 없어 무산되었는데
이번에 1학년 졸업반 반 학기 담임을 자청하며 진행한 여러 상담의 마지막 시간으로 여자 아이들 네 명을 집으로 초대하게 되었다.
물론 초등 바우처 수업을 하러 오는 남자 아이 들의 원성도 있었지만 여자 아이들 초대는 이유있는 초대이기에 남자 아이들에게는 기약없는 '다음'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넓지 않은 집이지만 여자 아이들이라 무난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굉장한 오판이었다.
침대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작은 방으로 수시로 오고 가며 뛰어 다니는 통에 혼비백산이었다.
집에서 밥을 거의 먹지 않아서 그릇이 없어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해결했다.
아이들이 고대하던 마술방에 들어 가서 장마다 가득 들어 있는 마술도구도 구경하고
기념으로 하나씩 챙겨 주기도 했다.
약속한 저녁 여덟 시가 넘어 아이들을 한 명씩 한 명씩 집에 데려다 주고 9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아이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하나 둘씩 정리하며 오래 된 추억 하나를 끄집어 내 본다.
광명에서 담임할 때 선생님 집에 하도 가고 싶어 하는 남자 아이가 있어 엄마 허락받고 하룻 밤 같이 잤는데, 녀석이 다음 날 소문을 내는 통에 다른 아이들의 원성이 높아져 할 수 없이 반 아이들 모두와 함께 하룻 밤을 보내게 되었고 이것이 시작이 되어 졸업 전에 같이 하룻 밤을 보내는 하룻밤 캠프가 되었었는데. . .
안양에서는 '졸업 여행' 이라는 이름으로 연말에 하는데 내게는 그것이 변함없는 하룻밤 캠프인 셈인 것이다.
여덟 살 아이들과의 이유있는 초대도 끝이 난 오늘은 여름 방학을 하루 남겨 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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