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는 몸 놀이지만 아이들은 매순간 오늘은 새로운 날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다섯 살 아이들은 쉽사리 웃어주지 않습니다.
마치 ‘그 정도밖에 못해?’ 하는 표정입니다.
그래서 ‘ 이렇게도 할 수 있어.’ 하고 더 신나게 합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열린 틈 사이로 다리 하나를 살짝 껴 놓습니다.
다시 닫히지 않도록.
개중에는 아직도 경계의 눈빛을 쏘는 아이들도 껴 있습니다.
‘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울어버릴 거야! ’ 하고
엄포를 놓는 표정입니다.
그 아이 주변에 녀석이 허락하는 정도라고 생각되어지는 원을 마음으로 그립니다.
조금씩 조금씩 원이 작아지는 재미를 위해 매일 매일 녀석의 눈빛을 몰래 몰래 훔쳐봅니다.
너무 신나서 제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고무줄이 없어서 흘러내리는 바지처럼 흥분을 제 스스로 주체하지 못합니다.
안정은 충분한 흥분 다음에 올 때 비로소 평안해집니다.
제 스스로 편안해질 때까지는 그 흥분을 몸으로 잘 받아줄 생각입니다.
여섯 살 아이들은 드디어 입이 한 개 더 생겼습니다.
손과 발이 두 개 더 생겼습니다.
반면 귀는 작아졌습니다.
커다란 입이 두 개, 손과 발이 네 개이면서 작은 귀를 가진 아이들을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할 말이 많고 할 일이 많겠어요.
그러니 그만큼 덜 듣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여섯 살이 된 아이들의 이런 모양새가 보인다면
‘이 녀석이 컸다고 이제는 말을 안 듣는다’ 라는 한숨 대신,
말 할 때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말해 주고 한 번 더 말할 계획을 세우는 게 속 편합니다.
아이들이 분주해진 만큼 그만큼 더 왕성해진 것이니 좋은 것이잖아요?
뒤로 가는 성장은 없잖아요.
분명 이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받아들입니다.
말 하는 것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던 한 녀석이 가만히 다가와 툭 하고 주먹으로 칩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분명 다섯 살 때 그 녀석이지만 이제는 여섯 살이라는 것을 주먹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변하지 않았으니 녀석을 다섯 살 때처럼 꼬옥 안아줍니다.
그리고는 살짝 귀에다 대고 말합니다.
“ 좋아서 그러는 거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거야. ”
녀석이 홱 돌아서며 말합니다.
“ 안 좋아하거든! ”
녀석... 좋아하는구만~
일곱 살 아이들이 몸 놀이실에 내려오면 뒤따라 동생들도 내려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흥을 몰고 다니는 아이들 같습니다.
아이들 몸에서 재미가 솔솔 피어오르나 봅니다.
동생들이 그 냄새를 맡고 따라오는 것을 봐서는.
이제는 이 녀석들이 선생님의 상담자들입니다.
선생님이 마음을 먼저 꺼내 놓으면 녀석들도 자연스럽게 그 마음 위에 제 마음을 쌓습니다.
마음 쌓음과 재미가 쏠쏠해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봄이 온 것입니다. ♣
'안양 YMCA 아기스포츠단 몸 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와줘. 곤충들이 다 도망갔어!! (0) | 2016.05.09 |
---|---|
과자 나무, 사탕 나무 오르기 (0) | 2016.05.09 |
과자 나무, 사탕 나무 앞에서 (0) | 2016.05.09 |
욜라리 욜라리 섬의 비밀 (0) | 2016.05.09 |
따끈따끈한 몸 놀이 (0) | 2016.05.09 |
여섯 살 동하 (0) | 2016.05.08 |
재미카드 (0) | 2016.05.08 |
마지막 그리고 다시 (0) | 2016.05.08 |
딱지대회 에피소드 (0) | 2016.05.08 |
하루종일 눈 오는 날, 빙글빙글 고무통 타기 (0) | 2016.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