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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 인형극장

부침개와 지칭개


심술이란?

남을 놀리기 좋아하거나 남이 잘못되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

 

옛날 어느 마을에 심술이 아주 고약한 심술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심술쟁이는 하루라도 심술을 부리지 않으면 온 몸에 아토피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심술쟁이는 심술을 부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심술쟁이;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심술부릴 일도 많겠지? 어디 심술부릴 일 없나 한 번 찾아볼까?

 

심술쟁이는 시장을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부침개를 파는 가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심술쟁이: 마침 배가 고프니 부침개라도 먹어 볼까? 옳지~ 그리고 여기서 심술 한 번 부려봐야겠다.

 

심술쟁이는 부침개 가게 안으로 쑤욱 들어가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심술쟁이: 여기 부침개 한 접시 주시오~

가게주인: 예~ 예~ 금방 가지고 가겠습니다요~

 

잠시 후 가게주인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침개 한 접시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가게주인: 부침개 여기 있습니다요~ 맛있게 드세요~

 

심술쟁이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부침개를 한 입에 날름날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침개를 다 먹은 심술쟁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밖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가게주인; 저기~ 손님! 다 드셨으면 계산을 하고 가셔야지요?

심술쟁이: 계산? 무슨 계산?

가게주인: 부침개를 드셨으니 부침개 값을 주시고 가셔야지요?

심술쟁이: 내가 부침개를 언제 먹었다고 부침개 값을 달라는 건가!

가게주인: 아 방금 부침개 한 접시를 드시지 않으셨어요?

심술쟁이: 아니 이 사람이 생사람을 잡네? 내가 언제 부침개를 먹었다고 그러나! 그리고 만약에 내가 부침개를 먹었다면 부침개를 먹었다는 증거를 대 보게. 증거가 있다면 내 부침개 값을 내겠네.

가게주인: 손님 옷에서 부침개 냄새가 나니 드신 것이 분명하지요.

심술쟁이: 아니 그러면 자네 옷에서도 부침개 냄새가 나는데 그러면 자네도 부침개를 먹은 게로군. 그렇다면 자네부터 돈을 내야 되겠네. 자네가 내게 돈을 낸다면 그러면 나도 돈을 내겠네.

가게주인: 아이고 손님~ 억지도 그런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요~ 저는 부침개를 파는 사람이니 옷에서 부침개 냄새가 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잖습니까요~

심술쟁이: 그렇다면 나도 부침개 가게에 있으니 부침개 냄새가 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억지도 그런 억지가 어디 있는가!

 

부침개 가게 주인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마침 가계 안에는 심술쟁이 외에는 다른 손님이 없어서 심술쟁이가 부침개를 먹는 것을 본 사람은 가게주인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술쟁이: 내가 부침개를 먹었다는 증거를 댈 수 없으면 나는 그냥 가겠네. 어흠...

 

심술쟁이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부침개 가게를 나와 버렸습니다.

 

심술쟁이: 하하하~ 이렇게 통쾌할 수가!~ 부침개를 먹고 돈도 안 내고 심술도 부리고... 하하하! 정말 기분 좋구나. 하하하. 이번에는 어디 가서 무슨 심술을 부릴까? 하하하 하하하.

 

부침개 가게주인은 억울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가게주인: 아이고~ 아이고~ 이렇게 억울할 데가 있나~ 부침개를 먹고도 안 먹었다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치니 억울해! 너무 억울해!

 

부침개 가게 주인이 우는 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나그네: 이보시오. 아니 무슨 일이 있 길래 그렇게 서글프게 우시오?

가게주인: 아 글쎄~ 저기 가는 저 손님이 우리 가게에 와서 부침개를 한 접시나 먹고서 안 먹었다고 시치미를 떼니 부침개 값을 받지 못해 억울해서 우는 것입니다요~

나그네: 그러니까 부침개를 먹고서 안 먹었다 시치미를 뗀단 말이지요?

가게주인: 네~ 부침개를 먹은 증거를 대라고 하니 제가 증거를 댈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부침개 값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요.

나그네: 알겠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가 금방 가서 부침개 값을 받아 오겠소.

 

나그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느새 심술쟁이보다 한참 앞에 도착해서 가방 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고는 쭈그리고 앉아 심술쟁이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심술쟁이가 나그네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나그네: 자아~ 맛있는 부침개를 공짜로 드립니다.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

 

이 말을 들은 심술쟁이는 귀가 번쩍 했습니다.

 

심술쟁이: 이보시요~ 거기 쭈그리고 앉아 있는 양반! 방금 맛있는 부침개가 공짜라고 했소?

나그네: 그럼요~ 공짜고 말굽쇼~ 어디 한 번 드셔 보시겠습니까요?

심술쟁이: 공짜라면 당나귀도 잡아먹지~ 좋지. 하나만 줘 보시오.

나그네: 아 그런데 공짜이긴 한데 하나씩 드리지는 않고 한 접시씩 드립니다요! 그리고 한 접시를 한 번에 드셔야 되는데 그럴 수 있으시겠습니까요?

심술쟁이: 한 접시 정도야 눈 딱 감고도 먹을 수 있지. 거 어서 줘 보시게. 내 한 입에 꿀꺽 삼켜 줄 테니.

 

그러자 나그네는 바닥에 깔아 놓은 것을 접시에 담아 심술쟁이에게 쑤욱 내밀었습니다. 심술쟁이는 냉큼 접시를 받은 후 정말로 한 입에 꿀컥 삼켜 버렸습니다.

 

심술쟁이: 자아~ 어떤가! 내 정말 한 입에 꿀꺽???

 

갑자기 심술쟁이의 얼굴이 구겨진 종이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땅에 드러누워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심술쟁이: 아이구~ 아이구~ 배야~ 무슨 부침개가 이리도 쓴가? 아이고 아이고 나 죽네~

 

나그네는 데굴데굴 구르는 심술쟁이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나그네: 아니? 왜 그러시오? 지칭개가 쓴 게 당연하지 왜 그러시오?

심술쟁이: 뭐? 지칭개? 아니 이놈이 아까는 부침개라고 하지 않았느냐!

나그네: 내가 언제 부침개라고 했소? 지칭개라고 했지?

심술쟁이: 뭐라고! 아니 이놈이 생사람을 잡네! 네가 분명 아까 부침개라고 하는 말을 내 두 귀로 분명히 들었다. 이 놈!

나그네: 그렇다면....어디 내가 부침개라고 했다는 증거를 한 번 대 보시오. 내 그렇다면 인정하겠소.

심술쟁이: 네... 네... 네 이놈! 어디서 감히....

 

심술쟁이는 배가 쓰려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술쟁이가 먹은 것은 지칭개로 만든 전이였습니다. 지칭개는 맛이 많이 쓰기 때문에 나물로 해서 먹을 때도 오래 오래 씻어서 먹는 답니다.

 

심술쟁이: 아이고~ 아이고 배야! 배가 쓰려서 일어날 수가 없네.

나그네: 진작에 부침개를 먹고 부침개 값을 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지.

심술쟁이: 뭐? 부침개 값? 아이고~ 아이고 배야!

나그네: 내게 속 쓰린데 먹으면 금방 낫는 약이 있는데 이것을 줄까? 말까?

심술쟁이: 주...주세요.... 제... 제발!

나그네: 당장 가서 부침개 가게 주인에게 부침개 값을 주고 온다면? 한 번 생각해 보겠네.

심술쟁이: 내 당장 가서 부침개 값을 내고 오겠습니다요~

 

심술쟁이는 엉금엉금 기어서 부침개를 파는 가게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침개 가게 주인에게 부침개 값을 주고는 다시 엉금엉금 기어서 나그네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심술쟁이: 부...부침개 값을 주고 왔으니 어서 어서.... 약 좀 주십시오. 배가 아파 죽겠습니다요~

 

나그네로부터 약을 받은 심술쟁이는 한 입에 꿀꺽 삼켰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금방 배가 낫는 것 아니겠어요?

 

나그네: 두 번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심술을 부렸다가는 봐라. 또 다시 심술을 부렸다가는 다음번에는 지칭개를 한 가마니 먹여 줄 테다.

심술쟁이: 아이고~ 아이고~ 잘못했습니다요. 다시는 다시는 심술을 부리지 않겠습니다요~

 

심술쟁이는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멀리 멀리 도망을 갔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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