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해설, 당귀, 당나귀
당나귀 한 마귀가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당나귀: 아이~ 배고파. 뭐 먹을 거 없나? 배가 고파서 걸을 수가 없네.
이때, 당나귀의 코 속으로 향기로운 냄새가 들어옵니다.
당나귀: 어? 이게 무슨 향기로운 냄새지? 흠흠.... 으~음. 정말 향기롭군. 이 근처에서 나는 것 같은데?
당나귀는 근처 풀밭에서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풀 하나를 발견합니다.
당나귀: 아~하! 여기서 나는 냄새군. 어디....흠흠흠... 맞아. 바로 이 냄새야. 향기로우면서도 왠지 달콤한 이 냄새. 어디 한 번 먹어볼까?
그러자, 가만히 당나귀 하는 모양을 바라보기만 하던 향기로운 그 풀이 고개를 번쩍 듭니다.
당귀: 안 돼! 먹지 마. 난 배고플 때 먹는 풀이 아니라구!
당나귀: 뭐? 배고플 때 먹는 풀이 아니라구?
당귀: 그래. 맞아. 내 이름은 당귀야! 나는 약으로 먹는 풀이야. 그러니까 배고프다고 나를 먹으면 안 돼! 여기서 10분만 더 가면 당근 밭이 나오니까 거기 가서 당근을 먹도록 해.
당나귀: 10분? 나는 지금 힘들어서 한 발자국도 갈 수가 없단 말이야. 그리고 약으로 먹는 풀이 어디 있고 밥으로 먹는 풀이 어디 있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너 아무래도 내가 너를 먹는 게 싫어서 그러는 거지? 그렇지?
당귀: 아니야. 정말이래두? 나는 몸속에서 피가 잘 흐르게도 해 주고 피가 날 때는 피가 잘 멈추게도 해 줘. 그러니까 지금은 당근 밭에 가서 당근을 먹고 나중에 네가 몸을 다쳐 피가 날 때 나를 먹도록 해.
당나귀: 난 그럴 수 없어. 아까도 말했지만 난 지금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구! 그러니까 약으로 먹든 밥으로 먹든 널 먹을 테야.
당나귀는 금방이라도 당귀를 먹을 것처럼 당귀 앞으로 길쭉한 입을 쭈욱 내밀었습니다.
당귀: 나를 먹으면 안 된대두? 안 되겠군~ 에잇!
당귀는 길게 내민 당나귀의 입에 대고 힘차게 방귀를 뀌었습니다.
당나귀: 아이구! 이게 무슨 냄새야! 고약한 냄새가 코 속에 진동을 한다.
당귀: 나를 먹으면 안 된다고 했지? 당나귀 네 몸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당나귀: 내 몸을 생각한다는 녀석이 내 코 속에다 방귀를 뀌니? 네가 그럴수록 나는 너를 더 먹고 말테야!
당나귀가 다시 당귀에게 다가갔습니다. 당귀는 다시 당나귀의 코에 힘차게 방귀를 뀌었습니다. 하지만 당나귀는 방귀 냄새에도 불구하고 입을 벌려 커다란 이빨로 당귀를 잡아 뜯어 먹고 말았습니다.
당나귀: 흠~ 향기만 좋은 줄 알았더니 입 속에서 단 맛이 나는 것이 정말 맛있는데? 이 녀석 분면 나한테 먹히지 싫어서 그런 것이 틀림없어. 배부를 때까지 실컷 먹어야겠다.
당나귀는 당귀를 있는 대로 모두 뜯어 먹었습니다. 잠시 후 배가 불러진 당나귀는 물을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당나귀: 당귀를 실컷 먹었더니 이제 목이 마른 걸? 근처에 개울이라도 없을까?
개울을 찾아 한참을 걷던 당나귀의 귀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 그렇지~ 근처에 개울이 있는 것이 틀림없어. 어서 가서 시원하게 물을 마셔야겠다.
당나귀는 물소리를 향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정말 눈앞에 시원하게 흐르는 개울이 나타났습니다. 개울을 발견한 당나귀는 기쁜 나머지 허둥지둥 발을 옮기다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당나귀: 아이구 다리야~ 아이구 아이구~~~
당나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그만 뒷다리가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당나귀의 뒷다리에서는 빨간 피가 개울에서 흘러가는 물처럼 쉴새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는 있는 힘을 다해 겨우 일어섰지만 흐르는 피는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당나귀는 다리를 절면서 한 발 한 발 겨우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그만 당나귀는 털썩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길 가에 쓰러진 당나귀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가 쓰러진 그 자리는 당나귀가 아까 당귀를 뜯어 먹었던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당나귀: 아까 당귀 말을 들었다면 내가 이렇게 다치지도 않았을 테고 다쳤다 하더라도 당귀가 있어 피를 멈추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엉엉.... 엉엉....
당나귀는 울면서 후회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당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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