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목은 '나무 이야기'입니다.
어떤 나무들이 등장하는지 한 번 구경해 볼까요?
느티나무 등장.
느티나무: 안녕! 난 느티나무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지! 아마 우리나라에서 나만큼 멋진 나무는 없을 걸?
은행나무 등장.
은행나무: 무슨 소리? 그래도 나한테는 안 될걸? 나는 은행나무야! 나는 공룡이 살았던 때부터 살았다구! 이거 왜 이래?
음나무 등장.
음나무: 쳇! 그게 무슨 자량이라고! 너희들 음나무라고 들어봤니? 내가 바로 음나무야! 나는 귀신을 쫓아내는 나무라구! 너희들 귀신 본 적 있니? 아마 귀신을 보면 모두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갈 걸? 나처럼 용감한 나무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몰라?
느티나무: 어허~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하시나? 나야말로 최고중의 최고의 나무란 말씀!
시골 동네에 가면 동네 앞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느티나무! 바로 나라구! 그래서 사람들이 나보고 '늘 티내는 나무다~' 해서 늘티나무 늘티나무 하다가 이름도 느티나무가 되었다는 사실! 모르나 보지?
물푸레나무 등장.
물푸레나무: 어허~~ 저리 비켜라! 물푸레나무 나가신다. 이 몸으로 말할 것 같으면 옛날하고도 옛날 용감한 전사들이 쓰던 창에 쓰이던 몸이란 말이다. 그 뿐이냐! 너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회초리! 바로 그 회초리로 쓰이는 나무지! 어때? 으스스하지?
이때, 뽕~~~ 소리가 난다.
느티나무: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뽕나무 등장.
뽕나무: 하하하! 바로 나야! 뽕나무! 하하하! 너희들 정말 우습다. 서로 자기 자랑하느라고 정신이 없구나. 내가 그래서 방귀 한 번 뀌었지. 이제 정신이 좀 들지? 하하하. 그렇다고 나를 방귀나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 이름은 뽕나무야! 뽕나무! 누에를 키워 비단을 만드는 나무지! 들어는 봤나? 누에? 그리고 비단? 캬~~~ 부들부들해서 너무너무 기분 좋은 느낌. 그게 바로 비단이지. 옛날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중국 사람들도 비단을 보면 어쩔 줄 몰라 하며 좋아했었지. 하하하!
오동나무 등장.
오동나무: 험...험... 거 듣자하니 조그마한 녀석들이 너무 시끄럽구나. 험험...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어르신이 나섰다. 험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옛날 어른들이 딸아이를 키워 시집보낼 때 멋진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딸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집 앞에 심었던 오동나무란다. 오동나무! 험험... 듣는 순간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지 않느냐? 그러니까 어서 나한테 고개 숙여 인사하려므나.. .험험...
대나무 등장.
대나무: 댓기놈!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어린 아이들이 소꿉장난하는 것도 어느 정도지 감히 어른 앞에서 어른 흉내를 내다니.... 내가 용서할 수 없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른들도 야단친다는 대나무다! 대나무! '댓기놈!' 하고 야단치지. 하하하!
느티나무: 내가 듣기로 대나무 너는 나무가 아닌 걸로 아는데? 여기는 왜 왔느냐?
대나무: 내 이름이 대나무인데 내가 왜 나무가 아니냐!
느티나무: 내가 알기로 넌 나무가 아니다. 너는 우리처럼 옆으로 점점 두꺼워지지 않잖아. 그리고 너는 우리처럼 속에 나이테도 가지고 있지 않지. 그러니까 넌 나무가 아니다.
대나무: 그럼 내가 풀이냐! 내가 풀이면 '대풀'이라고 하지 왜 대나무라고 했겠냐! 그리고 너! 아까부터 나한테 자꾸 반말하는데 기분 나쁘니까 반말하지마라!
느티나무: 어험... 나무도 아닌 것이 어디 나무들 앞에서 나무 행세를 하느냐! 어서 썩 꺼져라. 이놈!
대나무: 그렇게는 못하겠다. 나도 나무니까 여기에 있을 거다. 흥!
단풍나무 등장.
단풍나무: 여러분! 같은 나무들끼리 서로 싸우지 맙시다! 저기에 있는 키 작은 풀들이 쳐다보고 있는데 키 큰 나무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으니 너무 너무 부끄럽습니다. 여러분들이 싸워서 제 얼굴이 이렇게 빨갛게 되어 버렸습니다.
느티나무: 우리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고? 넌 원래 나뭇잎이 빨간 단풍나무잖아. 거짓말하지 마라. 이 녀석아!
밤나무 등장.
밤나무: 에이~ 이놈의 나무들이 시끄럽게 자꾸 싸워서 안 되겠군. 내가 이 뾰족한 가시로 모두 쫓아버릴 테다. 이리와라 이 시끄러운 나무들!
느티나무: 아야! 아야! 무슨 놈의 나무가 고슴도치처럼 이렇게 날카로운 가시가 있지? 넌 도대체 무슨 나무냐?
밤나무: 나는 밤나무다.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가시를 가지고 있지. 그나저나 이 가시 맛 좀 더 보고 가라!
느티나무: 아야! 아야! 나는 그만 시골 동네 앞이나 지키러 갈란다. 잘 있어라. 느티나무 가신다!
느티나무 퇴장.
은행나무: 아야! 아야! 나도 갈란다. 여기는 더 이상 있고 싶지도 않다. 옛날 옛날 공룡들이 살던 시대로 다시 갈란다. 고약한 내 열매 '은행' 냄새나 맡아라! 이놈들! 은행나무도 가신다!
은행나무 퇴장.
음나무: 아야! 아야! 나도 갈란다. 나는 귀신도 쫓는 음나무지만 저 가시는 정말 싫다! 음나무도 가신다!
음나무 퇴장.
물푸레나무: 아야! 아야! 나도 갈란다. 내 몸으로 창도 만들고 회초리도 만들러 가야겠다. 물푸레 나무도 가신다!
물푸레나무 퇴장!
뽕나무: 뽕~~~ 나는 방귀뀌면서 갈 테니까 제발 나는 찌르지 말아다오. 뽕~ 뽕~ 뽕나무도 가신다!!
뽕나무 퇴장!
오동나무: 아야! 아야! 나도 뒷집 꽃님이 시집가는데 멋진 장으로 따라가야겠다. 험험... 오동나무도 가신다!
오동나무 퇴장!
밤나무: 또 다른 녀석은 없냐? 너는 왜 안 나가냐! 어디 밤송이 가시 맛 좀 볼 테냐?
대나무: 나는 나는 나무가 아닌데요?
밤나무: 나무가 아니라고? 네 이름이 뭔데 그러느냐?
대나무: 내 이름은 대나무인데...근데 근데 나는 나무가 아니거든요?
밤나무: 나무가 아닌데 왜 이름이 대나무지? 너 이놈 밤송이 가시에 안 찔릴려고 거짓말 하는 거지?
대나무: 아니에요! 난 옆으로 굵어지지도 않고 풀처럼 위로만 삐죽 자라거든요. 그리고 내 몸 속에 나무들은 다 있는 나이테도 없어요. 그러니까 난 나무가 아니라고요.
밤나무: 그런데 왜 이름이 대나무냐! 풀이면 '대풀'이라고 해야지. 에이! 못 믿겠으니까 너도 밤송이 맛 좀 봐라!
대나무: 아야! 아야!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니고... 대나무도 가신다!
대나무 퇴장.
단풍나무: 밤나무님! 저는 밤나무님이 너무 멋있어서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되었답니다.
밤나무: 거짓말마라! 너 단풍나무지? 넌 원래 빨간 잎이잖아! 이 거짓말쟁이 단풍나무! 밤송이 맛 좀 봐라!
단풍나무: 아야! 아야! 밤송이에 찔려 얼굴이 빨갛게 된 단풍나무도 가신다!
단풍나무 퇴장!
밤나무: 이제 다 갔나? 음... 이제 좀 조용해졌군. 녀석들이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내 귀여운 밤송이 속에 열매가 안 만들어질 뻔 했네. 나도 이제 조용히 돌아가서 예쁘고 사랑스러운 밤송이를 만들어야겠다.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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