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빠학교

아빠와 함께 하는 몸 놀이(실습 2)


놀이 천사의 말

: 이른 아침부터 무리하게 허리에 힘을 쓰면 허리 다치기 십상이에요. 이럴 때는 요 양 끝을 허리에 묶으세요. 그럼 무리하게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되고 평상시 걸을 때처럼 걸어도 되니까요.

 

" 자! 이제 루돌프 다 고쳤다. 썰매 다시 출발! "

 

현이 아빠는 요 양끝을 허리에 묶고 천천히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불 썰매 아니 요 썰매는 천천히 문지방을 넘는다.

 

" 아빠! 저번처럼 빨리 가! "

 

놀이 천사의 말

: 처음부터 고난위도의 놀이를 하셨군요. 그렇다면 그것 보다 낮은 수위의 놀이는 현이를 만족시켜주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놀이 수위를 항상 낮춰야 해요. 수위는 점점 올라갈수록 재미있어지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니까 다른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럴 때는 약간의 꾀가 필요하답니다. 썰매를 끄는 동물을 바꾸는 거 에요. 루돌프에서 거북이로. 거북이는 느리잖아요? 대신 거북이는 루돌프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루돌프보다 더 재미있는 능력을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해요. 어떤 능력이면 될까요?

 

" 오늘 썰매를 끄는 동물은 루돌프가 아니라 거북이야. 루돌프가 허리를 다쳐서 거북이가 대신 끄는 거야. 허리 아픈 루돌프보고 썰매를 끌어달라고 하면 되겠니? "

 

" 그럼 루돌프 언제쯤 낫는데? "

 

" 지금 병원에 입원했으니까 아마 며칠 동안 입원해 있어야 할 거야. 그동안 거북이가 대신 끌어 줄 거야. 거북이 싫어? 그럼 거북이도 가라고 그럴까? "

 

" 아니야! 거북이가 끌어! "

 

" 알았어. 그럼 거북이 출발! "

 

느린 거북이가 방문을 넘어 거실로 간다.

 

“ 아빠! 거북이 너무 느려~ 재미없어. ”

 

“ 재미없다고? 그건 거북이를 모르고 하는 말이야. 거북이는 루돌프보다 느리지만 대신 등이 넓기 때문에 등에도 태워줄 수 있어. 어때? 거북이 등에 타 볼래? ”

 

아빠 등에 올라타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까? 현이는 아빠 등에 폴짝 올라탄다. 아빠는 거북이마냥 천천히 걸으며 가끔씩 고개를 힐끔 거린다. 그러다가 무엇에 놀란 듯이 고개를 집어넣으며 몸을 웅크린 후 움직이지 않는다.

 

“ 아빠! 거북이 왜 그래? 거북이도 아파? ”

 

“ 아니? 거북이를 위험하게 하는 동물이 나타났어. 그래서 거북이가 거북이 등껍질 속에 숨은 거야. ”

 

“ 무슨 동물이 나타났는데? ” “ 사자! ”

 

“ 사자는 거북이 안 먹어! ” “ 정말? 그럼 코끼리! ”

 

“ 코끼리도 거북이 안 먹어. ” “ 그럼.... 독수리! ”

 

“ 독수리가 거북이 먹어? ”

 

“ 그럼~ 독수리가 나타나면 거북이가 등껍질 속에 숨지. 그러면 독수리가 거북이를 발톱으로 잡아서 하늘 높이 올라가서 땅으로 떨어뜨려~ 그럼~ 거북이가 어떻게 되겠어? ”

 

“ 죽어~ ”

 

“ 맞아. 죽어. 등껍질이 깨져서 죽거든? 그러면 독수리가 천천히 날아와서 부리로 깨진 등껍질을 벗기며 거북이를 맛있게 먹어. ”

 

“ 거북이 불쌍하다~ ” “ 맞아~ 불쌍하지~ ”

 

놀이 천사의 말

: 현이 아빠는 현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잘 아는 것 같죠? 현이가 아빠의 이야기에 솔깃해서 놀이를 하다말고 아빠와 거북이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사실 현이 아빠는 아침부터 몸을 움직여 몸이 찌뿌둥하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몸을 안 움직여 볼까 궁리중이랍니다. 그런데 과연 현이가 이런 아빠 마음을 모를까요?

" 아빠! 이제 계속 하자. " " 독수리 안 갔는데? "

 

" 갔어! " " 아냐~ 안 갔어. 저기에 숨어 있어. "

 

아빠는 방문을 가리킨다. 현이는 아빠 등에서 폴짝 뛰어 내려와 방으로 뛰어 간다.

 

' 이때다! '

 

아빠는 현이가 방으로 간 사이 아픈 허리를 펴기 위해 등을 대고 벌러덩 누워버린다. 방으로 간 현이가 아빠를 보고 말한다.

 

" 방에 없는데? " " 금방 화장실로 도망갔어. "

 

현이가 다시 화장실로 뛰어 간다.

 

' 화장실에도 없는데? " " 금방 방으로 다시 뛰어 갔어. "

 

" 에이~ 없잖아! "

 

현이가 뿔이 난 얼굴로 아빠에게 다가와 아빠 머리를 발로 찬다. 순간 아빠는 기분이 상해 벌떡 일어선다.

 

" 아니! 이 녀석이! 아빠 머리를 발로 차! "

 

갑자기 무섭게 변한 아빠의 얼굴을 보고 현이는 아무 말도 않고 서 있다.

 

" 놀이 안 해! 저리 가서 혼자 놀아! "

 

" 으~ 앙! "

 

아빠의 큰 목소리에 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아빠는 거실 바닥에 누워 현이의 울음 소리를 가만히 듣고만 있다.

 

" 너... 소리가 점점 커진다. 울음 그치지 못해? 응? "

 

현이는 훌쩍거리며 아빠에게 또 꾸지람을 들을까 무서워 방으로 들어간다. 천정을 보고 누운 현이 아빠는 괜스레 천정을 보고 투덜거린다.

 

" 에이~ 이게 아닌데... "

 

이때였다. 공교롭게도 현이 엄마에게 전화가 온 것이.

 

" 왜? "

 

" 현이 잘 보고 있어? " " 잘 보긴 뭘 잘 봐! 언제 와! "

 

아무 잘못도 없는 현이 엄마에게 심통을 부리는 현이 아빠다. 현이 엄마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목소리로 안 그래도 언짢은 현이 아빠 가슴에 생채기를 낸다.

 

" 자기가 현이 본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 어련하시겠어? "

 

" 아~ 그렇게 잘 보면 당신이 보지 왜 나한테 맡기고 나갔어? 응? "

 

불난데 부채질하는 아내가 미운 현이 아빠.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끊어 버린다.

 

놀이 천사의 말

: 정말 설상가상이죠? 어디서부터 잘 못 되어 이렇게까지 꼬이게 되었을까요? 현이 아빠가 화가 나게 된 원인을 찾아보면... 아~ 현이가 화가 나서 아빠 머리를 발로 차면서부터였군요. 자~ 이 대목을 다시 한 번 살펴봐야겠어요. 분명 현이가 아빠 머리를 발로 찬 것은 잘못된 행동이죠.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현이 아빠처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결과를 보면 결코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겠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좋은 방법 아시는 분! 없으세요?

이러한 경우는 아빠와 놀이를 하는 도중 종종 발생합니다. 아이들이 즐거움을 주체하지 못해 발생하기도 하고 현이의 경우처럼 놀이 도중 아이가 화가 나서 이런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아빠는 순간적으로 현이로 부터 어른으로 존중받지 못했다 하여 화가 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과연 현이는 아빠를 존중하지 않아서 이런 행동을 한 것일까요? 현이는 아빠가 왔다 갔다 하게만 하는 것 같아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화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아빠 머리를 발로 찬 것입니다. 화가 난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감정에는 잘잘못이 없으니까요. 잘못을 따지자면 화가 났다고 해서 아빠 머리를 발로 찬 것이지요. 아빠의 행동도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현이의 행동 때문에 아빠도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큰 소리를 냈고 일방적으로 놀이를 멈춰 버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울고 있는 현이에게 더 큰 소리로 그칠 것을 요구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 잘못도 없는 엄마에게 심통을 부리며 책임을 전가시키기까지 합니다. 아빠가 화가 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화가 났다고 해서 한 행동은 현이의 행동만큼 올바르다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이러한 것을 보고 배웁니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무섭고 하는 감정에 따른 행동을 아이가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것은 철저히 부모의 모습에서부터 기인한다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감정에 따른 현이의 행동을 고쳐주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감정이든 감정은 이해하고 받아주되 감정에 따른 행동은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위의 경우 아빠는 현이에게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요?

다음 주에 알려 드릴 테니 그동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