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몸 수업이란?
일반적인 의미로 체육 수업을 말한다. 체육이란 운동을 해서 신체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고 그것을 목적으로 한 교육을 말한다. 운동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 어떠한 목적에 해당하는 것은 대부분 건강이나 신체단련이다. 이러한 풀이는 사전적인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체육을 말할 때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2. 체육 수업에 대한 기억, 망각 그리고 각성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다??
우리 속담에 ‘불에 덴 강아지 반딧불에도 끙끙한다.’ 라는 속담이 있다. 강한 통증을 느꼈던 기억은 기억 깊숙이 자리 잡아 비슷한 것만 봐도 섬뜩해 지는 법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높은 곳만 봐도 어질어질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또는 중, 고등학교 시절 체육에 대한 기억이 어떠한가에 따라 체육, 체육시간, 체육교사에 대한 시각이 나름 정해질 수 있다는 것에 본인도 동감한다.
하지만 인간은 또한 망각(忘却)의 동물이며 각성(覺醒)의 동물이기도 하다.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통증에 대한 기억들을 깨우침을 통해 각성하게 되면 예전 기억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체육에 대해 좋지 않는 기억이 있다면 각성을 통해 잊고 새롭게 기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것이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해 당신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3. 체육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체육은 몸을 통한 교육이지 몸만을 위한 교육은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몸은 도구이지 본질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참고: 운동신경[運動神經]
<의학> 뇌척수 신경계에서 골격근에 연결되어 운동을 지배하는 말초 신경. 신경계의 중추에 일어난 흥분을 말초에 전달하는 원심성 신경이다.
몸은 미련해서 어떤 행동을 계속 하다보면 그 행동에 익숙해진다. 그러므로 줄넘기를 못하는 어린이도 줄넘기를 계속 하다보면 어느 시점이 되면 저절로 줄넘기를 할 줄 알게 되지만 몸의 주체인 마음의 작용 없이는 멀고도 험한 길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뿐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의 작용 없는 배움은 즐김을 배우는 단계까지 나갈 수 없다.
어린 시절 수영을 배운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어 수영을 즐기게 되려면 어린 시절 배움의 과정이 그만큼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4. 무엇을 가르칠까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가르칠까를 먼저 고민하자.
10년 넘게 좋은 아버지 모임을 진행하면서 아버지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아이와 노는 법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들이 내게 듣고자 한 것은 어린이들과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내 대답은 늘 어떻게 놀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체육 수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는 이차적인 문제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말하기도 쉽고 자료도 많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것을 하려 들 때 부딪히는 난관은 늘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운동은 참 많다. 손으로 하느냐 발로 하느냐에 따라 농구, 배구, 축구로 나뉘어져 있고 기구를 가지고 하느냐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하키, 수구 등으로 계속 나눌 수 있다. 심지어 이러한 것은 스포츠 종목으로도 선정이 되어 있어 배우려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가르치려 할 때도 쉽게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체육은 단지 기능만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앞에서도 말했듯이 기능을 가르치려고 할 때에도 몸으로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 소통과 나눔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통과 나눔이 먼저다. 몸 수업에 뚱딴지같이 웬 소통과 나눔이냐 할 수도 있지만 결코 뚱딴지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몸 수업 시간에 몸에 대해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통과 나눔이라 말할 수 있다.
가. 서로 다른 아이들
아이들은 천차만별이다. 생김새도 체형도 운동능력도. 이렇듯 서로 다른 아이들에게 하나의 몸 움직임을 알려줄 때는 반복연습이 가장 좋다. 똑같은 동작을 계속 연습하면서 안 되는 부분을 알려주고 고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못하던 것을 하게 되었을 때 아이들의 자신감은 배가 된다. 하지만 수업 시간 안에 이것을 모두 담기에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일일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에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잘 하는 아이들은 건너뛰고 잘 못 하는 아이들에게 집중하여 반복연습을 시킬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이 계획대로 잘 이루어지려면 모든 아이들이 교사의 생각대로 움직여줘야 한다. 이 말은 곧 교사 스타일에 맞게 아이들을 길들여야만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통제다. 가능한 행동과 가능하지 않는 행동을 아이들이 구분할 수 있게 교사가 적절히 통제하는 것! 이것은 곧 아기스포츠단의 매력이기도 했거니와 단원 모집 시 밤잠을 설쳐가며 학부모들을 새벽부터 줄 서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아이들의 절도 있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면 체육교사 이기 이전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사로서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교감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여전히 아이들을 잘 모른다는 부족함에서 기인하게 된다.
아이들은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얼마나 큰 깨달음인지 본인은 지금에서야 느낀다. 서로 다른 아이들은 배움에 있어서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교사가 아이들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이렇듯 서로 다른 아이들을 알려면 각각의 어린이들에게 집중해야만 한다. 그리고 집중한다고 해서 아이들을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아이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지만 교사의 관심 자체를 힘들어 하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러한 심리는 가정환경과 지금껏 맺어왔던 교사와의 관계 및 친구관계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온전한 집중을 위해서는 이러한 것마저 충분히 고려해야만 한다.
나. 관찰과 소통
아이에게 집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관찰과 소통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관찰이란 누구나 알다시피 주의하여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소통은 막힘이 없이 잘 통하는 상태로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생기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아이를 잘 알기 위해서는 아이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소통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하며 교사의 목적의식이 너무 강하면 소통에 오히려 방해가 되므로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아직까지 마음을 온전히 표현할 줄 모르기 때문에 충분한 소통을 통해 아이를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
덧붙여 객관적인 시각이 보태져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교사라도 주관이라는 것을 벗어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아이에 대한 관찰은 주관적인 관찰에서 객관적인 관찰로 이어져야 하며 객관적인 관찰은 아이를 함께 바라보는 교사 집단에서 보다 객관화될 수 있다.
이쯤 되면 반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에 어떻게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까지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소통이 자유로운 수업 형태를 갖추어야만 한다. 소통이 자유로운 수업형태는 교사중심의 수업이 아닌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말한다. 물론 수업을 이끄는 사람은 교사지만 수업 안에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살려내는 것 또한 교사의 몫이다.
5. 몸 수업은 충분히 노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논다'라는 말은 놀이를 하거나 하여 즐겁게 지내는 것을 말한다. 놀이라는 말은 노는 일을 뜻한다. '논다'라는 말에는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다, 게으름을 피우다' 라는 뜻도 있는데 이 말은 놀이가 일이 아닌 어른이 놀고만 있을 경우에 자주 쓰는 말이다. 어른의 경우에는 놀이가 일이 아니기에 어른이 놀기만 할 경우에는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거나 게으름을 피운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에는 놀기가 바로 일이다. 어른이 충분히 일하지 않으면 게으르다고 하는 것처럼 어린이도 충분히 놀지 않으면 게으르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나 교사의 보호를 받는다. 이러한 보호는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 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보호를 말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어떨까?
어린이들은 노는 일에 있어서도 어른의 보호를 받는다. '놀기'는 문법상의 의미로 동사이며, 스스로 하는 자동사이므로 스스로 하지 못하는 놀이는 놀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스스로 하는 놀이에 대한 보호는 보호가 아닌 간섭이지 않을까?
충분히 놀지 못한 어린이는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 어린이는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은 적당한 때가 있기 나름이다. 지금 현재 어린이들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놀아야 한다.
다행히 어린이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일을 잘 알고 있다. 어린이들은 스스로 놀기를 원하며, 충분히 놀기를 원한다. 부모인 우리가 어른인 우리가 어린이에게 해야 할 보호는 스스로 놀 수 있도록, 충분히 놀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6. 체육 수업의 흐름
이제부터 체육 수업을 진행한다 생각하지 말고 어린이들과 몸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자. 체육과 몸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수업과 놀이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여기서 잠깐 사전의 힘을 빌려본다.
○ 수업: 1.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쳐 줌. 또는 그런 일. 2. 학습을 촉진시키는 모든 활동. ○ 놀이: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 |
체육 수업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 놀이의 정의에서의 즐거움과 자발성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그리고 자발적이지 못한 움직임! 생각만 해도 몸이 힘들다. 그러므로 즐거움이 있는 그리고 스스로에 의한 몸 놀이를 함께 만들어 보자.
① ‘흥’과 음악의 상관관계(相關關係)
음악은 소리를 통해 몸을 진동 시키는 동시에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어 감성을 자극한다. ‘흥’은 재미와 즐거움을 대변하는 감정이며 이러한 것은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그러므로 재미가 있는 몸 놀이에는 음악이 필수 불가결하다.
② 기량의 차이가 대수롭지 않은 공동체 놀이
어린이들이 축구나 야구를 배우면 어쩔 수 없는 기량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몸으로 서로 부대끼며 어울리는 공동체 놀이는 기량을 비교하고 잴만한 마땅한 기준이 없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즐겨하던 골목놀이에서부터 새롭게 만든 창작놀이까지 아무런 걱정 없이 신명나게 한 번 놀아보자.
③ 놀이?! 놀이에는 규칙도 방법도 도구도 우리 마음대로!
사람에 따라 타고 난 기질이 서로 다르듯이 재능도 서로 다르다. 우리의 재능을 십 분 발휘하여 놀이를 직접 만들어 보자. 규칙도 방법도 심지어 도구까지!
④ 신체 리듬에 귀 기울이기
비 오는 날에는 유독 어린이들이 소란스럽게 느껴진 경험이 있는가! 기분 좋은 날에는 몸도 마음도 새 털처럼 가벼워 고무공처럼 통통 튀어 오를 것 같은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가! 몸도 자연이다. 그러므로 몸도 철저히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울적한 날에는 흥을 내기가 쉽지 않고 한 번 난 흥은 흥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한다. 땀 흘리며 재미있게 놀다가 갑자기 몸을 추스르려 들면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십상이다. 재미있게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흥분된 몸을 잘 정돈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몸에 집중하며 몸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7. 나만의 스타일 만들기
아이들의 눈을 모아올 수 있는 자연스런 행동들을 계획하여 준비한 선생님은 아이들과 동그랗게 앉은 가운데 천천히 그러면서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도록 아이들을 애타게 하면서 여유 있게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여기에는 교사 집단에서 인정받은 자기만의 스타일 및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것은 결코 다른 이들과 다른 나만의 것일수록 좋다.
본인은 시작 시간에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직접 해 볼 수도 있게 하는데 마술이 좋은 것은 아이들과 소통하기에 참 편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 번 입을 열면 너도 나도 말하고 싶어서 안달을 한다. 처음에는 동시에 여러 명이 말을 해서 누구 말을 먼저 들어야 할 지 대답은 어떻게 해야 할 지 엄두가 안 나지만 이것도 계속 하다 보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말도 귀에 들리고 대답도 여유 있게 해 줄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를 쉽게 해결하기 위해 순서를 정해 말을 하도록 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아닌 눈빛으로 다가서고 있는 어린이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런 분위기에 스스로 손을 들고 스스로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까지 또는 적어도 이런 아이들이 즐거운 눈빛으로 수업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때까지는 선생님이 다소 곤혹스럽기는 하지만 늦추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이들과 소통하다 보면 아이들끼리의 소통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때에도 마찬가지 선생님도 소통의 한 사람으로 함께 대화하는 가운데 오늘 수업에서 할 것들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담는다.
그리고 몸 수업을 즐겁게 할 마음 다짐을 하고 율동체조를 할 준비를 한다.
체조 자리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상관없다. 체조 자리를 너무 신경 쓰다 보면 동작이 자연스럽지 않게 되고 너무 신경 쓰지 않다보면 아이들이 한 곳으로 쏠려 부딪힘이 많아진다.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움직임에 주의를 주지 않는다.
율동체조는 모든 아이들이 동작을 완벽히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에 따라 흥겨움에 몸을 실을 수 있기만 하다면 동작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작을 완벽하게 해야만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율동체조는 몸을 움직이는 것 이상으로 입을 열어 소리를 내어 말을 하거나 중간 중간 재미있는 놀이 등을 가미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태권도 체조는 중간 중간 기합을 넣는 순간이 많아 아이들이 훨씬 집중을 잘 하고 보다 힘 있게 느껴져 재미있어 하고 놀이체조는 중간 중간 몸 숨기기, 도망가기 등이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이 그 순간만을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노래 체조는 체조를 하면서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하나에 집중할 수 있다. 더울 때에는 중간 중간 물뿌리개를 뿌리는 놀이체조가 인기가 좋고 아주 더운 여름에는 체육실 바닥에 온통 물을 뿌려 놓고 미끄럼 체조를 하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다른 체조, 기분에 따라 하는 체조 등 다양한 율동 체조 하나 만으로도 아이들이 몸 수업을 기다리게 할 수 있다.
튼튼 놀이는 다음의 공동체 놀이나 기구운동과 이어지는 것을 만들어 사용한다. 팔 운동, 다리 운동, 온몸운동 등 구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구분하여 운동을 하지만 꼭 구분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요할 때는 어린이들에게 알통이 많이 나오는 놀이, 다리가 튼튼해지는 놀이 등 상상과 시각을 통한 놀이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에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선생님은 다음 공동체 놀이를 준비한다.
공동체 놀이는 책자에 다양하게 나와 있는 공동체 놀이를 먼저 몸에 익히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 익게 되면 다음은 새로운 놀이를 직접 만들어서 해 본다.
예를 들어 거북이 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거북이와 어부의 이야기로 거북이를 좋아하는 어부가 거북이를 잡아 집에 데려가는데 친구를 잃은 거북이들이 거북이 친구들을 구해오는 놀이이다. 선생님은 거북이 옷이라고 정한 조끼티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어부의 집을 지정하여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어부에게 잡힌 거북이는 도망가지 못하게 거북이 옷을 벗겨 빨래 줄에 널어놓는데 거북이 친구들이 어부 몰래 이것을 꺼내 거북이 친구들에게 던져주면 거북이 친구들이 거북이 옷을 입고 도망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놀이의 규칙이다. 음악과 함께 놀이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 다닌다. 선생님은 거북이를 잡아 조끼티를 벗겨 빨래 줄에 널고 잡힌 거북이를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다른 거북이를 잡으러 가고 도망 다니는 거북이들은 어부 몰래 빨래 줄에 널린 조끼티를 내려 어부 집에 있는 거북이들에게 던져주고 도망간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모두 재 각각 움직이고 행동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부를 놀리기도 하며 뛰어 다닌다. 놀이는 채 15분을 넘기지 않지만 놀이가 끝나고 나면 아이들도 선생님도 땀을 비 오듯이 흘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많을 경우에는 어부를 아이들 중에서 몇 명 더 뽑는데 이럴 경우에는 아이들과 잘 소통해야 한다. 어부가 되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굳이 어부를 시킬 필요가 없지만 어부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어부를 정할 것인지 나름대로 공평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구운동은 공동체 놀이에 포함해서 할 때도 있지만 기구운동만을 할 때가 더 많다.
뜀틀과 같은 기구 운동을 할 때에는 구분하여 진행하며 모든 아이들이 순환하여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기구 운동 자체를 장애물 경기처럼 순환되도록 준비하면 기다리는 시간 없이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물론 하나하나의 동작을 익히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따로 배울 필요가 있지만 이렇게 따로 배울 때에는 공동체 놀이에 포함시켜 진행하다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순환 식 기구운동 놀이에 넣어 진행하기도 한다. 기구 운동을 이렇게 순환 식으로 만들어 할 때에는 아이들이 모두 움직이면서도 차례차례 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과정을 거친 이후이며 안전을 위해 선생님이 꼭 필요한 경우는 한 곳으로만 제한하여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한다.
명상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보통 수업 시작 후 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수업 후 마음과 몸을 추스르며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스스로 자신의 호흡과 몸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을 느끼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 된다. 쉽게는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음악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친구와 등을 대고 앉아 서로를 의지하며 하기도 한다.
수업에도 흐름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계절의 변화처럼 시작은 봄처럼 따뜻하게 그리고 여름처럼 활력 있게 그리고는 가을처럼 자신의 모든 색을 나타낼 수 있는 격정을, 마지막으로 겨울처럼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8. 교사중심의 통제에서 자연스러운 집중으로 그리고 아이들 중심으로의 소통
소통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말을 통한 소통, 몸을 통한 소통, 느낌을 통한 소통 등 소통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대상 또한 무궁무진하다. 아이들은 책상과도 소통하고 동물과도 식물과도 소통한다. 이렇게 다양한 소통 속으로 교사 자신이 직접 들어가야만 한다.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사는 아이들 간에 문제가 발생해도 아이들과 함께 문제를 풀 수 있다. 막상 아이들과 소통하게 되면 소통만큼 편한 것은 없다. 더불어 우리가 친구들과 대화하듯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느끼고 나누다 보면 저절로 아이에 대해 알게 된다. 아이에 대해 잘 알게 되면 아이를 어떻게 도와야 할 지 방법도 찾기가 쉬워진다.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려 하기 전에 아이들에 대해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을 잘 알기 위해서는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며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몸 수업은 몸을 통한 수업이다. 몸은 마음을 따라 움직인다. 몸과 마음은 결코 따로 있지 않다. 아이들의 마음을 아는 교사는 아이들의 몸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한 명 이상의 아이들과의 소통은 다른 아이들과의 나눔을 통해 또 다른 소통의 구조를 낳는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육관은 모든 교사간의 소통과 나눔을 통해 보다 분명해 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몸 수업은 몸을 통한 수업이다. 내 몸을 바르게 알고 바르게 사용하여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나눔이 되는 배품을 배우는 시간이다.
몸 교사는 아이들의 몸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몸을 움직이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아야 한다. 마음과 마음이 맞닿으면 몸과 몸도 자연스럽게 융화가 된다. 뿐만 아니라 몸과 몸을 통해 마음과 마음을 보다 가까이 할 수도 있다. 무엇이 먼저이든 상관없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고 열린 마음으로 현재 자신의 모습에서 더 나은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나게 도와야 한다.
소통과 나눔은 늘 일어나야 하며 다양한 놀이와 운동 속에 속속들이 들어차야 한다.
9. 글을 맺으며
소통과 나눔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을 익히고 즐겁게 몸을 사용할 줄 아는 어린이들은 몸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감정과 느낌을 자유롭게 발산한다. 운동을 잘 하든 못 하든 상관없이 다른 친구를 의식하거나 경계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자기 자신과의 비교를 통한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험은 이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실 예로 줄넘기를 잘 하는 어린이는 뜀틀을 배울 때에 줄넘기를 잘 하는 것이 힘이 되어 뜀틀도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전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린이 스스로 자신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이것을 가능하도록 하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소통과 나눔의 구조가 생활화되어 있어야 한다.
소통과 나눔이 생활화 된 수업은 살아있는 수업이다. 어린이들의 표정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어린이와 어린이가 막힘없이 서로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사실 선생님에게는 번거로운 일이 더 많이 생긴다. 숨어있던 갈등이 드러나고 아이들이 서로 목소리를 내려 하는 것을 매번 조율해야 한다. 또한 시기마다 상황마다 이러한 과정을 계속 되풀이 해야만 한다. 하지만 번거롭더라도 이러한 번거로움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아이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실제로 소통과 나눔이 생활화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교사 자신이 진정 교사로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
YMCA는 공동체 문화를 지향하고 살아 꿈틀거리는 공동체 속에서 각각의 개인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개인과 공동체 모두를 살리는 운동을 하고 있음을 필자는 믿는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교사들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은 한 마음 한 뜻이라 생각한다. 각각의 YMCA 아기스포츠단 및 대안 학교, 유아교육 기관들이 서로 다른 환경, 서로 다른 처지에서 힘겹게 아이들을 만나고 있지만 커다란 큰 뜻을 공유하고 지켜 나간다면 YMCA만의 교육철학은 그 어느 교육단체도 흉내 내지 못할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 소통과 나눔이 중요하듯 아이들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교사 간에도 소통과 나눔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자리를 통해 YMCA 공동체 안에서 같은 길을 함께 가는 YMCA 모든 동역자들 간에 소통과 나눔의 장이 자유롭게 펼쳐지기를 소원해 본다.
참고) 서로 비교하지 않고 나와 비교하기(소중한 나!)
아래의 동시는 7세 반 어린이들의 ' 도시락 메모 '로 보내 온 동시 중 하나입니다.
엄마도 신경질 나지?
권오삼
너 옆집 현철이 좀 봐라
공부를 얼마나 잘하니?
아래 집 영민이 좀 봐라
얼마나 말 잘 듣고 착하니!
그런데 엄마, 제발
누구누구 좀 봐라, 하지마!
그 말 들으면
얼마나 신경질 나는지
엄마도 당해 보면 알거야!
엄마!
옆집 현철이 엄마 좀 봐!
함부로 욕하고 야단치지 않잖아!
아래 집 영민이 엄마 좀 봐!
날마다 잔소리하지 않잖아!
거봐! 누구누구 좀 봐, 하니까
엄마도 신경질 나지?
그러니까 앞으로
' 누구누구 좀 봐 ' 하는 말은
절대 하지마, 응!
7세 어린이들은 줄넘기를 배운다.
줄넘기를 할 때, 한 번을 넘는 아이들도 있고 열 번을 넘는 아이들도 있고, 백 번을 넘는 아이들도 있고, 하나도 제대로 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일찌감치 줄넘기를 배운 아이들도 있고 줄넘기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있다. 줄넘기를 접한 시작이 서로 다른 만큼 줄넘기를 넘을 수 있는 능력 또한 다르다. 아이들마다 운동신경이 다른 만큼 줄넘기를 할 수 있는 단계 또한 다르다. 이렇듯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줄넘기를 할 때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아이들을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비교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비교하여, 줄넘기를 잘 하는 아이들은 자랑하듯 넘고 잘 못 하는 아이들은 넘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비교 안에서는 줄넘기를 한 번도 하지 못하던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여 다섯 번을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잘 하는 아이들에 비하면 역시 못 하는 것이 되기에 한 번도 하지 못하던 아이가 다섯 번을 하게 된 것 역시 못하는 것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비교는 자기 자신과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과의 비교 안에서는 단 한 번의 줄넘기라도 큰 성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장은 다음 성장을 위한 자신감으로 나타나 두 번, 세 번 하는 것은 한결 쉬어지기 마련이다. 자기 자신과의 비교 안에서는 누구나 잘 하는 어린이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말 중에 ' 제일 '이라는 말이 있다. 이 ' 제일 '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아이들을 서로 같은 아이들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같은 아이들 속에서 하나 뿐인 으뜸으로 쓰일 경우에는 한 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아이들은 열등의식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 제일 ' 잘 하는 어린이 1명이 아닌 각각 잘하는 어린이로 만들어줘야 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모습을 살려주고, 그 모습 속에서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감을 배워 나가는 어린이들은 자기 자신의 특별함과 소중함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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