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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이거 도대체 하루가 몇 시간이야?


이거 도대체 하루가 몇 시간이야?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고 면도하고

작은 고양이, 큰 고양이 바람 쇠어주고

기지개 한 번 쭈욱 펴고

커다란 걸레잡고 구석구석 닦아내고

물통에 물 받고 설거지하고 컵 닦고

사무실 한 바퀴 돌고 물칠하고

고개 한 번 돌려보면

물기젖은 손에 아이들 얼굴 대롱대롱 걸리니...

이놈보고 얘기하고

저놈보고 애기하고

이놈 저놈 한 몫에 얘기하고

이놈 말 들어주고

저놈 말 들어주고

이놈 저놈 한꺼번에 들어주면

째깍째깍 점심시간.

밥 먹고 설거지하고

상치우고 마루닦고

이놈 저놈 내미는 도시락

오냐 오냐 끄떡이고

이놈 저놈 청소하는 모양

오냐 오냐 등 떠밀다 보면

오후 시간

쿵꽝 쿵꽝 마루바닥

폴폴 먼지 비집으며

잡고 뛰고 뛰고 잡고

할 만하면 귀가 시간.

갈 놈 가고 있을 놈 있고

간식먹고 청소하고

띠 메주고 일어서고

한 놈 두 놈 토닥토닥

한 바퀴만 돌다보면

차 탈 시간.

자는 놈 일으키고

일어선 놈 앉히고

바이 바이 손 흔들며

돌아서면 6시.

전화하고 청소하고

이것 저것 만져보고

선생님들 인사하고

대문닫고 글 쓰고

하품하면 12시.

눈 뜨면 아이들이 보이고

아이들이 가면 밤이 오고

밤이 오면 12시.

눈 감으면 어제

고개 들면 오늘

기지게 한 번에 하루가 후딱

이거 어디 무서워서

기지개를 할 수가 있나...

눈 앞에 아침두고

잠시 앉은 저녁시간

짧다 짧다 새끼 손가락보다 짧지만

짧다 짧다 몽땅 연필보다 짧지만

그래도 빙긋이 웃음나는 이유는

이거 도대체

하루가 왜 이리 행복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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