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는 같은 뜻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을 뜻합니다. 하지만 아직 일곱 살 아이들에게 ‘동아리’ 라는 말을 알려 주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인형극을 하기 위해 모인 것처럼 이렇게 같은 뜻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의 모임을 동아리라고 한다” 라는 말은 아기스포츠단 아이들 앞에서 인형극을 보여 주면서 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 날이 아이들에게 ‘동아리’에 대해 공표하는 첫 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주에 인형극을 함께 준비할 아이들을 자발적으로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시간이 아이 별로 반 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어서 예상대로 아이들이 모두 모이는데 15분 정도의 간격이 생겼습니다. 지난주에 반 별로 2명씩 정했지만 일주일 새 마음이 달라진 친구들도 생겨서 새로 들어오고 빠지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자발적인 모임이기 때문에 유동적인 것은 충분히 감안하지만 그래도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게 되면 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름의 규칙을 다시 정했습니다.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자유이지만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수는 없다’ 는 것입니다. 먼저 초대장을 만들 어린이들과 초대장을 어떻게 만들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글씨를 전혀 쓸 줄 모르는 친구는 글씨를 그림처럼 그릴 수 있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인형을 만들 친구들과는 인형극에 등장하는 인형들과 소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그리고 만들 인형을 나누었습니다. 인형을 조정하는 친구들은 그다지 큰 준비나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인형 조정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형극에서 말을 하는 친구들(성우)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 명씩 책을 읽어서 가장 대사가 많은 해설을 누가 할지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한 명의 어린이를 추천해서 해설은 어렵지 않게 정해졌습니다. 아빠 새 역할을 정하는데 누가 좋을까 했더니 인형극을 신청하지 않은 친구 중에 잘 할 것 같은 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 그 친구에게 해 보자고 물어 볼까 했더니 쏜살같이 달려가 데려옵니다. 놀다가 달려 온 녀석에게 책을 한 번 읽어 보라고 한 다음 아빠 새 역할을 해 줄 수 있냐고 하니까 흔쾌히 승낙해 줍니다. 이제 아기 새 역할만 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 아기 새 역할에서 서로 하겠다고 하는 두 아이가 생겼습니다. 서로 아기 새 역할을 해 보았는데 서로 자기가 더 잘한다고 말합니다. 누군가 한 명은 양보를 해야 하는데 서로 양보는 하지 않고 자기가 하겠다고 주장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한 친구가 그럼 아기 새를 두 마리 만드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합니다. 달봉샘이 대본을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도 거듭니다. 하지만 두 녀석 다 아기 새를 두 마리 만드는 것은 반대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지? 아기 새가 결정이 되어야 연습을 할 수 있는데? 난처해서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두 녀석은 서로 하겠다는 말만 하고 양보하지 않습니다. 귀가 준비를 할 시간이 다 되어서 5분 안에 결정이 안 되면 다음 시간에 다시 결정하자고 제안합니다. 결국 시간이 다 되어 다음 시간에 결정하자고 하니 한 녀석이 대뜸 자기가 양보하겠다고 합니다. 왜 양보할 생각이 들었냐고 하니까 아기 새도 하고 싶지만 엄마 새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양보했다고 합니다. 양보한 아이의 결정에 아기 새를 하게 된 친구가 자연스럽게 고맙다고 말합니다.(순간 선생님은 감동해서 살짝 울컥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첫 번째 모임에서는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정리되었습니다. 다음 주 두 번째 모임 전까지는 인형 만드는 아이들이 인형 만들기를 마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첫 번째 실제 연습이 있을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아이들과의 이야기 나눔 중 아이의 이름을 적지 않은 것은 우리 아이들과의 소통 과정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인형극을 함께 준비하는 아이들의 명단은 마지막 시간에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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