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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침묵


꽃과 새와 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정결한 기쁨을

우리에게 베풀어 줍니다.

꽃은 누구를 위해 피어 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기쁨과 생명의 힘으로

피어난 것입니다.

숲속의 새들도

자신의 자유스런 마음에서 지저귀고

밤하늘의 별들도

스스로 뿜어지는 자기 빛을

우리 마음에 던질 뿐입니다.

우리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안에 잉태된

큰 힘의 뜻을 받들어 넘치는 기쁨속에 피고

지저귀고 빛나는 것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입니다.

옥길동에는

꽃과 새와 별이 함께 있습니다.

넘치는 선물들을

희망이는 한 몫에 받습니다.

'침묵이 배경이 되지 않는 말은

소음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일주일에 하루

침묵하는 하루가 있습니다.

입은 먹기위해 열고

코는 살아있기 위해 열고

눈은 부딪히지 않기 위해 엽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가 꼬박 열리는 것을 봅니다.

산들바람에

꽃가루 풀섶에 걸리는 소리를 듣기위해,

구데기 한 마리를 잡기위해

세 마리 개미가 벌이는

한낮의 생생한 삶을 보기위해,

소음에 길들여진 귓 속을

매연에 중독된 콧 속을

보이는 것만 바라보는 눈 속을 청소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침묵하는 하루가 있습니다.

침묵은 감사입니다.

내 팔과 내 다리와

내 몸을 느낄 수 있고

들숨과 날숨을 느끼며

내 마음의 무게를 느낍니다.

생생하게 살아있음에 감사입니다.

소음에 길들여지면

정적이 무섭습니다.

어둠이 찾아들면

소음을 삼켜버리는 어둠이 찾아들면

심장소리 가슴을 뚫고 귀청을 울립니다.

마음이 열리는 소리에

귀를 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두 눈에 보이는 것은

빛이 없으면 사라져 버리는 신기루처럼

빛과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마음을 속이는 것들에 한낮을 잃다보면

어둠속에 정신을 잃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내뿜는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어둠은 마음을 밝히는 빛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침묵하는 하루가 있습니다.

마음을 여는 문은 침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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