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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학의천과 아이들

학의천에 거북선을 띄웠습니다.

여섯 살 아이들과 거북선을 탔습니다.

아이들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학의천에서 배를 왜 탈까? ”

 

무엇을 하기 전에 행동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선생님이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 학의천을 지키기 위해서요! ”

 

아이들도 이제는 압니다.

학의천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죠.

그리고 나만 해서 되는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그리고 나부터 한다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나와 너가 우리가 되어

 학의천이 한강으로 흐르고 한강이 서해 바다로 흘러

 저 큰 바다와 하나가 되듯이 그렇게 큰 하나가 되겠지요.

 아이들이 학의천에서 마음껏 물장구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날을 위해 아이들과 계속 학의천에서 배를 탈 것입니다.

 

작년에 학의천에 처음 뗏목을 띄웠을 때 꼭대기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함박웃음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시 배를 띄웠을 때 거북선과 함께 오셨습니다.

 그래서 거북선 이름이 꼭대기호입니다.

거북선 입에서 불이 아닌 물이 나옵니다.

기름 넣는 뽁뽁이를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물통이 필요 없습니다.

 뽁뽁이 끝이 학의천에 닿아 있어 학의천 물이 뽁뽁이를 거쳐 거북선 입을 지나

 다시 학의천으로 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아이들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거북선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바닥 비닐이 채 밀봉이 되지 않아 물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웃음이 나왔습니다.

방수천도 대고 방수 테이프도 사용하고 방수에 관한 것만 세 가지를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방수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 새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하늘 보고 누워 거북선을 탔던 아이들이 바지를 걷어붙이고 배를 타기 시작합니다.

이 또한 재미있습니다.

다섯 살 아이들과 일곱 살 형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행히 7월 아빠 학교 이후 아버님들로부터 기증받은 종이배가 있어

 그것으로 배 타기를 계속 하기로 하고 다섯 살 아이들과 일곱 살 아이들에게는

 거북선을 더욱 튼튼히 만들기 위해 고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북선을 못 타는 것에 아쉬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욱 멋진 거북선을 만나게 될 테니까요^^

 

다섯 살 아이들과는 뿌리 반 진서 아버님이 만들어 주신 노란 배와

 씨앗 반과 열매 반 서연이와 하연이 아버님이 만들어 주신 파란 배를 탔습니다.

플라스틱 배와는 다른 안락함이 있는 배였습니다.

어느 곳 하나 딱딱한 곳이 없는 우리 아이들을 마냥 안아주기만 하는 아빠의 품 같은 배입니다.

하지만 종이배라는 약점이 있기에

다섯 살 아이들 모두를 한 두 번씩 태운 종이배는 수명이 다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파란 배는 다섯 살 아이들을 모두 태운 후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과는 방학식을 하는 월요일에 배를 탑니다.

 

아이들이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의 품이든 선생님의 품이든 따뜻한 품들이

학의천이라는 자연의 품에 안겨 지내는 이 시간들을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의 앨범처럼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멋진 사진과 함께 올리고 싶었으나

학의천에 스마트폰이 빠져 현재 혼수상태라 사진을 올릴 수가 없네요. ~

사진은 담임선생님들이 올리는 카페 사진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름 방학 잘 보내세요.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