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썸네일형 리스트형 배가 아픈 이유 " 선생님! 배 아파요! " 울상인 녀석이 배를 잡고 옵니다. " 어떻게 아픈데? " " 그냥...아파요. " " 아픈데를 손가락으로 짚어 봐 "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곳을 손아귀로 집어 봅니다. " 음.. 장에서 뭉쳤나? 너희들은 아직 어려서 음식물이 장에서 잘 뭉치거든..: 일단 물부터 마시고 와 봐. 그럼, 선생님이 손으로 풀어줄께..." 배를 주무릅니다. 물렁물렁한 뱃 속에 물컹물컹한 장 속에 딱딱하게 뭉친 녀석을 찾아서. " 자! 이제 좀 나을꺼야. "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오는 녀석. " 선생님! 배가 계속 아파요 " " 그래? 그럼 똥 싸고 와 봐. 똥 싸고 나면 배가 안 아프기도 해. " " 똥 안 마려운데요? " " 그래도 싸 봐! " " 알았어요 " 잠시 후 녀석이 또 다시 옵니다.. 더보기 높고 높은 담 너머에는 어느 마을에 높고 높은 담장 하나가 있었습니다. 키 큰 어른들만 들여다 볼 수 있는 담장 너머에는 키 작은 아이들은 볼 수 없는 세상이 있었더랬습니다. 땅콩만큼 작은 아이들이 담장 옆을 지날 때면 높고 높은 담장 너머가 참으로 궁금하였습니다. " 어이구~ 저를 어쩌나~ " 혀를 차며 지나는 아저씨 눈에는 과연 무엇이 보일까? " 저런~ 저런~ 저럴 수도 있구먼..." 나이드신 할머니의 구부러진 허리보다도 작은 아이들은 담장 너머 호기심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 아저씨! 저 좀 높이 들어 줄 수 없어요? " 지나는 아저씨께 부탁을 해 보지만, " 에끼~ 이놈! 어린 녀석들이 보는 것이 아냐, 이놈아! " 나무라는 소리만을 올려 주고 갑니다. 왜 보면 안 된다는 거지? 대체 담장 너머에 무엇이 있길래... .. 더보기 희망 찾기 밤새 놀라고 긴장하다 보니 새벽녘이 되면 기진맥진입니다. 책을 읽어도 글이 없고 텔레비젼을 봐도 모양이 없고 좋은 냄새를 맡아도 입 맛이 없어 뻐꾹이 시계마냥 시간 맞춰 약만 먹습니다. " 거.. 별초하러 갔으면 끝까지 하고 와야지.. 나 같으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벌초 하고 온다 " 아버지 섭섭한 말씀에 가슴이 더욱 시려옵니다. " 몸 좋아지면 그때 다시 갈께요. 걱정하지 마세요. " 병든 병아리 골골하는 모양으로 아들 녀석 파리하고 해쓱한 모습에 쾡한 눈 바라보는 것이 못내 답답한 아버지이십니다. " 거 참.. 젊은 놈이 별 놈의 병에 다 걸리네~ " " 에이~ 아빠는... 오빠한테 자꾸 그러지 마요. 안 그래도 힘든데..." 말이란 씹어 뱉으면 냄새가 나고 가슴에 담으면 병이 되고 흘려 보내면 바람.. 더보기 이 병으로는 절대 죽지 않습니다. 2 아침 일찍 길을 나섭니다. 어젯밤 맞은 진정제 덕에 겨우 잠을 이룬 아침입니다. 모두가 낯선 곳입니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지만 서둘러 집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택시를 잡습니다. " 가장 가까운 역으로 가 주세요 " " 기차 타시게요? " " 예. 고속열차요 " "아..그럼, 대전역으로 가야겠네요. " 힘겨운 아침입니다. 아침의 상쾌함도 못 느끼고 벌써부터 기진맥진입니다. 다행히 기차표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까지 한 시간. 시간도 짧고 버스보다는 공간도 넓고 무엇보다 아침이라는 안도감이 있어 좋습니다. 밤 새 힘든 시간을 보낸 참에 기차에 오르기가 무섭게 눈을 감습니다. 한 시간이면 잠이 모자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 그런데,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또 다시 가슴에서 부터 쏟.. 더보기 이 병으로는 절대 죽지 않습니다. 1 개운하지 않은 마음으로 고속버스에 오릅니다. 할아버지 산소 벌초를 위해 부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방 속 약 봉지를 만지작거립니다. 아침 일찍 내과에 들러 받아 온 약입니다. 먹어도 신통치 않았던 약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점심을 거른 후라 출출한 느낌입니다. 그런데도 입 맛이 돌지 않습니다. 버스가 출발합니다. 추석이 코 앞이라 고속도로가 많이 막힐 것 같았는데 버스 전용차선이 있어서인지 순조롭게 달려갑니다. 한 낮의 하얀 구름이 어느새 검게 변했습니다. 졸음이 옵니다. 초저녁이라 잠을 청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잠 맛을 잃은지 오래된 듯 합니다. ' 어서 빨리 도착했으면... ' 불안한 마음이 차창으로 그려집니다. 행여 버스 안에서 또 다시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창으로 비춰지는 얼.. 더보기 보기에도 좋고 놀기에도 좋고 " 이야~ 공주님, 왕자님들이 오셨나?~ " 울긋불긋 단풍이 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알록달록 고운 한 복에 걸음마져 사뿐 사뿐. 한가위를 맞아 한복을 입고 온 아이들이 오색가지 환한 걸음을 걷습니다. " 너무 예쁘다~ "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 모릅니다. " 선생님도 한복 입었네~ " " 선생님은 한복 자주 입잖아. " " 선생님! 전 한복이 없어서 안 입고 왔어요 " " 괜찮아. 한복을 안 입어도 추석은 오니까. " 때때옷 입은 아이들의 모습 보기에 참 좋습니다. " 선생님! 이거 좀 껴 줘요 " 옷고름이 흩어진 녀석이 머리핀을 들고 옵니다. " 어디... 음.. 똑딱 단추가 떨어졌네? " 똑딱 단추 도망간 곳을 머리핀으로 살짝 여미어 줍니다. " 선생님, 이거.. 풀어졌어요 " 바지 대님이 풀어진 .. 더보기 고구마를 캐는 마음으로 오늘은 고구마 캐는 날! 매일같이 맞는 엉덩이 주사로 오늘도 선생님은 지각을 하였습니다. " 어? 선생님.. 오늘은 일찍 왔네? " " 그래. 이제 내일부터는 너희들보다 더 일찍 올꺼야. 그 전처럼 " " 안 가도 된데요? " " 아니? 이제부터는 오후에 가기로 했거든. 너희들이 기다릴까 봐. " " 잘됐다. 히~ " " 그럼.. 에벌레 그네타기 놀이해요 " 회관 천정에 걸쳐 있는 긴 천을 가르키는 녀석들. 줄로 된 그네가 아니라 펼치면 흔들 침대마냥 누울 수도 있습니다. " 아니~ 나중에 하자. 지금은 너희들하고 햇볕쬐고 싶다. " 높다란 하늘위에는 오늘도 눈부신 햇님이 있습니다. 오후가 되었습니다. " 오늘은 고구마 캐자 " " 캐면 오늘 가지고 갈 수 있어요? " " 글쎄? 그건 선생님들하고 이야기.. 더보기 마음의 병 병원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참 지루한 시간입니다. 기다리는 사람만이 있는 의자. 시간이 정지된 느낌입니다. "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음... " 눈동자에 힘이 없습니다. " 비교적 정상이에요..그런데, 간이 좀 나쁘시고.. 그리고.. 심장은 좀 더 봐야 알겠는데요? 어제 밤은 어떠셨어요? " " 글쎄요.. 정상적인 날보다는 여전히 심하고, 요즘 같이 불안한 날 중에서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 " 그래요... " 가슴 사진을 들여다 보는 의사 선생님. ' 내 가슴이 저렇게 생겼구나! ' " 일단은 간염 접종부터 하시고.. 그리고.. 심장은 계속 봅시다! " " 예... " 엉덩이 주사에 팔 주사까지 맞고 병원을 나섭니다. ' 아무래도 마음에 병이 생긴게 아닐까?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 봐도 모.. 더보기 왜 이럴까? 버스 창에 메달려 손 흔들던 녀석들이 사라집니다. 가방을 들고 옥길동을 나섭니다. " 병원 좀 다녀올께요 " " 예..선생님.. 잘 다녀오세요 " 가슴이 답답합니다.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가슴이 쿵쾅댑니다. 가슴이 물결칩니다. ' 왜 이러지? ' 알 길 없어 찾는 병원입니다. 지하철을 탑니다. 오고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펼쳐든 책 안으로 까만 글씨, 하얀 종이만 보입니다. 비가 내립니다. 물기 하나 없는 우산을 손에 들고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습니다. 애써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펼치기 싫습니다. 한의원입니다. 소문에 소문을 달고 입 소문에 용하다는 한의원입니다. " 어떻게 오셨어요" " 가슴이 이상해서요 " " 가슴이 이상하다뇨? " 한 손으로는 맥박을 짚으며 가만히 바라보는 한의원 원장.. 더보기 나의 삶은 행복이다! 아이들과의 만남은 내 삶의 커다란 행복이었습니다. 작고 여린 가슴들이지만 상처많고 커다란 한 어른을 온전히 받아주었습니다. 마치 어른들만 살아가는 듯한 세상에서 참다운 어른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나 누구나 어른이 됩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듯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자연스럽지 못한 어른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길에서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탓 입니다. 우리는 각자 낯선 길을 가는 사람들이지만 뒤로는 항상 내가 걸었던 길을 걷는 이들이 있습니다. 내 앞을 비춰주는 빛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빛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발자취가 빛이 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하여 우리가 걷는 이 길이 빛으로 가.. 더보기 이전 1 ··· 5 6 7 8 9 10 11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