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에서 똑 떨어진 다섯 살 녀석들 요 녀석들... 분명, 하늘에서 똑 떨어진 녀석들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 품이 넓을까... 1. 제 몸집만한 가방을 메고 한 녀석이 옵니다. 아슬랑 아슬랑 봄 바람을 타고서. 데구르 데구르 구슬이 구르는가 싶더니 온 몸을 휘 돌려 동물 집으로 갑니다. 폭신 폭신 걷던 신발에 질퍽 질퍽 진흙이 묻더니 바지 위로 진흙 떡이 떡! 떡! 붙습니다. ' 안녕 ' 인사도 없이 두리번 두리번 돌멩이를 주워 냠 냠 맛있는 밥 그릇 위로 돌 밥을 줍니다. 쩝 쩝 입 맛 마시는 강아지 얼굴에 콕 콕 나무 침을 놓습니다. " 뭐 하냐~ 이 녀석들아! " 선생님의 목소리에 옷깃 속으로 목을 쏘~ 옥 풍덩 풍덩 진흙 물을 튕기며 꼬리야 떨어져라 줄행랑을 칩니다. " 들어가자~ 교실에 가방은 벗어 둬야지~ " 사.. 더보기 선생 노릇 꿀꺽~ 침 한 번 삼킨 것 같은데 참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아니, 참으로 많은 것이 새로워졌습니다. 숨 한 번 들이쉬니 새로 태어나고 숨 한 번 내어쉬니 오늘에 살고 있습니다. 익숙한 몸짓으로 얼싸안던 녀석들이 눈 깜짝할 새 호르륵 날아간 둥지에 한뼘 아래 작은 녀석들이 다른 모양 다른 색깔로 제 둥지를 만듭니다. 고개 숙여 허리 구부리고 낮추고 낮출수록 제 멋이 살아나는 발목쟁이 작은 들꽃마냥 새로움으로 작아진 아이들에게 고개 숙여 무릎 앉아 낮춤으로 가슴을 맞댑니다. 어딜가나 아이들은 있지만 아무 곳이나 있지는 않듯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생 노릇이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될 노릇이기에 누구나로 시작된 노릇이 아무나로 퇴색되지 않도록 하루에도 골백 번 고개 숙여 낮추고 하루에도 수천 번 무릎 굽.. 더보기 선생님 목이 쉰 이유 2. 꼬마가 화로 밑으로 손을 넣습니다. 구슬을 꺼내기 위해서. 겨우 들어간 손을 이리 저리 흔들어 보는 꼬마. 아- 구슬을 찾았나 봅니다. 구슬을 손에 쥔 듯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손을 빼려 합니다. 하지만, 구슬을 쥔 손은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 안돼! 안돼! 어서 구슬을 놔! 어서! " 선생님은 꼬마에게 달려가려 가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대도 꼬마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는 것 같지 않습니다. 화로 위에 있던 커다란 어묵 그릇이 흔들거립니다. 출렁 출렁~ 어묵 국물이 넘치는가 싶더니, 이내 엉거주춤 엎드린 꼬마 위로 쏟아져 내립니다. 놀란 꼬마는 있는 힘껏 손을 뺍니다. 손 등이 벗겨지며 떼구르르~ 구슬이 구릅니다. " 아- 악!! " 꼬마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더보기 선생님 목이 쉰 이유 1. 1. " 선생님! 목소리가 왜 그래요? " 쇠를 갈아마신 듯한 선생님 쉰 목소리에 아이들이 하나같이 묻습니다. " 궁금하니? " " 네, 궁금해요 " " 말해줄까? " " 네, 말해줘요 " " 목이 왜 쉬었냐면... " " 선생님!!! " 엎드려 있던 한 녀석이 벌떡 일어나며 부릅니다. " 아이구~ 깜짝이야. " " 오늘 달봉이 이야기 하는 날이잖아요. 달봉이 이야기는 안 해줘요? " " 이 얘기가 달봉이 얘기인데? " " 정말요? 알았어요. 계속 하세요 " 다시금 배를 깔고 엎드리는 녀석. " 그런데, 그렇게 들을꺼니? " " 네! " " 왜? " " 이렇게 듣는게 더 재미있어요 " " 그래? 알았어. 그럼, 계속 할께 " 2. 일요일입니다. 일요일에는 선생님이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일요일에는 아이들.. 더보기 유리 구슬 2. " 이야~ 구슬 굉장히 많다~ ! " 소연이가 어깨를 으쓱합니다.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구슬이 잔뜩 들어있는 예쁜 통을 가지고 온 소연이입니다. 아이들이 너도 나도 자기만의 보물을 건네줍니다. 오늘도 구슬을 가지고 온 녀석들이 가장 많습니다. 동글동글 모나지 않고 매끌매끌 거칠지도 않고 반짝반짝 아이들 눈처럼 빛이 나기 때문일까? 구슬에 비춰지는 선생님의 얼굴엔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 나도 좀 보여줘! 나도... " 친구들이 너도나도 보여달라 야단입니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하는 물건은 친구들이 놀고 싶어하는 아이가 되는 것처럼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꿀꺽꿀꺽~ 숨 차게 마시는 한 컵의 물이 목 구멍을 넘어가듯 시간은 절로 절로 흘러 갑니다. " 선생님! 구슬 통이 없어졌어요 " 점심 시간 설겆.. 더보기 유리 구슬 1. " 선생님! 이거 친구들 보여 주려고 가지고 왔어요! " 구슬이 잔뜩 든 주머니를 내밉니다. 먹을 것을 한 입에 양껏 담은 개구리 입처럼 울퉁불퉁 둥근 구슬이 터질듯이 담겨 있습니다. " 우~와! 구슬이 굉장히 많구나 " " 예~ 제가 다 모은거에요 " " 그래~ 알았어. " 노란 의자에 앉습니다. " 여기요 " " 여기요 " 선생님 무릎에 잔뜩 쌓이는 물건들. 모두들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들입니다. 친구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녀석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물건들이지만 자신에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보물들. 아마도 친구들 앞에서 보여지고 싶고 친구들 앞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소중한 마음일 것입니다. " 어~ 이건... 천사의 눈물이네? " 유리 구슬 중에.. 더보기 은영이의 칫솔 " 선생님! 은영이 칫솔이 없어졌데요 " " 칫솔이? " " 누가 베란다 밑으로 떨어 뜨린 것 같아요 " " 그래? " " 우리가 가서 찾아와도 되요? " " 그래 " 점심을 먹자마자 몇 녀석이서 칫솔을 찾으러 갑니다. 겨울이라 푸른 식물은 없어도 껍데기만 남은 넝쿨 식물이 많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도 어지간한 녀석들이라 기어코 찾아 들고 콧바람을 부르며 뛰어 옵니다. " 선생님! 찾았어요 " " 그래! 은영이가 기뻐하겠다! " 칫솔을 손에 들고 개선장군처럼 웃고 있는 녀석. 녀석의 긴 웃음은 다음날의 일을 미리 예고하는 듯 합니다. 다음 날 점심시간입니다. 한 녀석이 베란다에서 무엇인가를 던집니다. 얼핏 눈에 들어 온 것은 분홍빛 막대...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는 녀.. 더보기 꾸러기 바라보기 이 놈 저 놈 한 놈씩 불러다 앉혀 놓으면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안 예쁘고 안 귀엽고 안 사랑스런 놈 없는데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런 놈들을 한 데 모아 보면 이 놈이 저 놈에게 꾸러기가 되고 저 놈이 이 놈에게 꾸러기가 되어 예쁜 놈이 귀여운 놈에게 딴지를 걸고 귀여운 놈이 사랑스런 놈을 때리고 사랑스런 놈이 예쁜 놈을 놀리고 있으니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런 탈을 어디다 벗어두고 모였을꼬~~ 옳거니~ 한 놈씩 부르던 놈을 두 놈씩 불러보자~ 한 놈씩 바라보던 것을 두 놈을 한 대 놓고 바라보자~ 옳거니~ 한 놈 있으면 예쁜데 예쁜 놈 둘 있으면 서로 예쁘다 싸우는구나 한 놈 있으면 귀여운데 귀여운 놈 둘 있으면 서로 내꺼다 다투는구나 한 놈 있으면 사랑스러운데 사랑스런 놈 둘 있으면 .. 더보기 겨울 할아버지 1. " 선생님! 아침에 눈 왔어요? " " 아니? " " 그런데, 왜 눈이 쌓여 있어요? " " 으-응, 그건... 아침에 겨울 할아버지가 다녀 가셨기 때문이야! " " 겨울 할아버지요? " 2. 아침입니다. 아침 참새가 기지개를 켭니다. 활짝 편 겨드랑이에서 으스스 추운 겨울 밤이 눈꼽마냥 떨어집니다. 톡- 톡- 밤 잠이 떨어지는 땅 위로 아직 잠이 덜 깬 배추들이 부시시 눈 비비며 하품을 합니다. " 엉? 이게 뭐야? " 포동 포동 머리 위로 하얀 모자가 씌워져 있습니다. 옆 집 난쟁이 밀 친구도 아랫 집 통통 무우 친구도 건너 집 꽝꽝 보리 친구도 눈 처럼 하얀 모자 아래에서 잠을 깹니다. " 밤 새 눈이 왔나? " 잎 파리 속속 하얀 눈을 털어내며 아침부터 부산스런 배추입니다. " 눈이 아니야!.. 더보기 다툼 결이와 소연이가 다툽니다. 결이는 울음보를 터뜨리고 소연이는 있는 힘껏 노려보고 있습니다. 두 녀석을 부릅니다. 소연이가 말합니다. " 결이가 내가 만든 집에 들어왔단 말이에요!" " 우리 집이 너무 좁아서 그랬단 말이에요" " 너희들 집이 서로 가깝니?" " 네~ " 두 녀석이 만든 블럭 집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 너희 집에 들어와서 어떻게 했는데?" " 나가라고 말했어요" " 소연이가 소리를 질렀단 말이에요" " 아니에요. 조용히 말했어요" " 음... 잠깐만... 숨 한 번 쉬자! " 훌쩍이는 녀석 어깨를 감싸며 노려보는 녀석 어깨를 토닥이며 길고도 깊게 아이들의 눈을 바라봅니다. " 선생님 눈 좀 볼래? " 눈동자가 마주칩니다. 작고도 까만 눈동자가 유리알처럼 맑게 빛납니다. " 너희들 눈이..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