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구슬놀이 문화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몸 놀이 시간의 구슬놀이 대회가 끝났어.
다섯 살은 다시 ‘상상 놀이터’로,
여섯 살은 ‘일곱 살 형님들에 대한 피구 도전’으로,
일곱 살은 새롭게 시도하는 ‘카트라이더 만들어 타기’로 다시 나눠졌지.
하지만 구슬놀이에 대한 여파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점심 먹으러 2층 요리실에 올라갔는데 한 녀석이 패딩 끝을 잡아당기며 외쳐.
“ 구슬 줘! ”
처음 있는 일이 아니야.
이 녀석은 나만 보면 구슬을 달라고 해.
구슬을 준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만 보면 구슬을 달래.
마치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받을 수 있을 것처럼.
“ 왜? ”
“ 구슬 줘! ”
“ 그러니까 왜 구슬을 줘야 하냐고~ ”
“ 에이~~ 안 줘? 알았어. ”
다음을 또 기약하나 봐.
또 한 녀석이 있어.
이 녀석은 늘 구슬 자랑을 해.
새로운 구슬이 생기면 언제나 자랑을 하는데
새로운 구슬만 자랑하는 게 아니라 전에 자랑했던 구슬까지 처음부터 다시 자랑을 해.
이 구슬은 어떤 구슬이고 구슬을 어떻게 얻게 되었고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등등.
덕분에 모르던 구슬 종류를 참 많이 알게 되었지.
뿐만 아니야.
아기스포츠단 엄마에게서 문자 한 통이 왔어.
“ 선생님 안녕하세요! ○○가 말하는 왕 구슬이 어떤 건 지 볼 수 있을까요? 당장 구하러 가야 해요! ”
“ 저는 왕 구슬 안가지고 있어요. 일반 문구점에서 파는 구슬 봉지 안에 한두 개씩 들어 있습니다. ”
그랬더니 구슬 사진과 함께 다시 문자가 왔어.
“ 그거 아니래요. 이거보다 훨씬 큰 거고 달봉샘이 갖고 있다고. 울어요. ㅜㅜ”
“ 아~~~ 그건 아무데서나 파는 게 아니에요. 그건 수정 구슬이라고 하는 건데 아이들은 아무도 안 가지고 있어요. 초등 이상부터 가지는 거라고 말해 주세요. ”
그랬더니 또 한 장의 구슬 사진과 함께 문자가 또 왔어.
“ 토끼풀 반 형님이 갖고 다닌데요. 어떤 이모가 물주면 커진다는 소리 듣고 물 넣고 기다리는데 언제 크냐고 계속 묻네요. 몸살 나겠어요. ㅋㅋ 잘 설명할게요. 못 기다리겠답니다. ㅎ ㅎ ”
내일 녀석과 이야기 한 번 해 봐야겠지??
어찌되었든 구슬놀이 여파는 계속 되고 있고
이로 인해 아이들과의 행복한 추억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 추신: 혹시 구슬로 인해 맘고생을 하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면 달봉샘에게 연락주세요. 행복한 소통의 과정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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