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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똑똑똑 놀이

- 똑똑똑 놀이 -

 

오늘은 몸 놀이실 천정에 노크하는 날!

몸 놀이실 천정에 약과를 붙였습니다.

비닐에 쌓여 있는 전통 약과라 양면테이프로 붙이니 척 붙습니다. 여기 저기 스무 개 가량 붙여 놓고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아이들은 오늘 무슨 놀이를 하는지 압니다. 수업을 마칠 때는 항상 다음 몸 놀이에 대한 기대를 심어 줍니다. 마치 TV 속 드라마처럼.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그제야 천정에 붙은 약과를 보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커다란 스펀지 뜀틀을 하나 꺼내 위에 올라가 천정을 향해 손을 뻗어 보라고 합니다. 어림도 없습니다. 스펀지 뜀틀을 또 하나 꺼내 쌓은 후 다시 손을 뻗어 보라 합니다. 역시 어림없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꺼내서 스펀지 뜀틀 네 개를 쌓으니 겨우 아이 손이 닿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스펀지 뜀틀을 바닥에 흐트러뜨려 놓고 똑똑똑 놀이 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아이들이 저 약과 혹시 '공장 과자' 는 아니냐고 묻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실실 웃음이 납니다. 전통 약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후 다시 놀이 설명을 이어갑니다.

모든 것을 아이들이 해야 합니다. 스펀지 뜀틀을 옮기는 것도 크기대로 차곡차곡 쌓는 것도 그리고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 주는 것도. 아이들이 서로 올라가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해서 스스로 자신을 얘기하지 말고 올라갔으면 하는 친구를 추천(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저기서 추천이 들어옵니다.(모두가 똑같이 한 번씩 하는 활동이 아니라면 여기저기서 원성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친구의 추천을 받은 아이가 올라가면 그 원성은 쏙 들어갑니다. 나름 서로 추천해달라고 친구를 귀찮게 조르는 일은 다소 생기지만. )

친구들은 쌓은 산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 주고 추천받은 친구는 산을 기어 올라갑니다. 올라가기를 힘들어 하는 친구들은 친구들이 엉덩이를 받혀 줍니다. 응원의 목소리도 들려 옵니다.

천정에 손이 닿은 아이는 똑똑똑 노크를 한 후 천정에 붙은 약과를 떼어 냅니다. 박수가 나옵니다. 스펀지 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던 아이가 내려오면 다시 산을 무너뜨린 후 약과가 있는 다른 곳으로 산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옮겨 갑니다.

이 과정을 아이들은 계속 되풀이 합니다. 산을 옮길 때 마다 힘쓰는 아이들이 달라지고 추천받는 친구들도 계속 바뀝니다.

천정에 붙은 약과를 다 떼어 낸 후 동그랗게 모여 앉아 약과를 둘로 넷으로 나눠 함께 먹습니다. 한 입에 쏘옥 들어가는 약과지만 약과의 달콤한 맛은 오래 오래 아이들 입 속에서 뱅뱅 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 서로 힘을 모아 산을 옮겼던 몸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땀방울들이 보입니다.

 

똑똑똑!

오늘 아이들은 서로의 가슴에 이렇게 노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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