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놀이 안 되는 날 -
유독 몸 놀이가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높아진 습도, 날씨 탓을 할
수도 있고 오늘따라 유난히 짜증 지수가 높은 녀석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아이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입니다.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보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시 묻게 되고 아이들과 더 가까이 앉아 아이들을 통해 나를 봅니다.
소통이 잘 안 되는 날은 딴 짓을 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 몸 놀이 안 할래~"
하고 당당하게 말하고 별짓을 하기도 합니다.
당황스럽지만 감사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눈치 보며 재미도 없이 그냥 하는 것보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고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수업이라 감사합니다. 그래야 선생님도 혹시나 모를 억지 수업이나 당위적 수업을 하지 않게 될 테니 말이지요. 아무리 몸 놀이를 오래 하고 아이들과 소통했어도 안 되는 날은 꼭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완전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잘 되는 날은 내 마음이 아이들 마음 같고 아이들 마음이 내 마음 같아서 즐겁고 행복에 겹고 안 되는 날은 안 되는 날대로 속 깊고 겉 넓은 배움이 됩니다.
안 되는 날에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 되는 날에 어떻게 했고 왜 소통이 막혔는지를 기억하고 그러한 막힘이 또 생기지 않도록 지워지지 않도록 가슴에 바로 새깁니다.
오늘은 몸 놀이 소통이 참 안되었던 날이었습니다.
번잡하고 소란스런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꼭 기억해야 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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