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둘이서 자전거 타기.
늘 하는 말이었지만 하루에도 열댓 번씩 하지는 않았다.
손 씻는 이야기를.
더 이상 실내 자전거 타기를 고민 할 필요가 없었다.
메르스가 없었다면.
자전거는 타야겠고 밖은 나갈 수 없고
했던 것을 또 할 수는 없고 재미는 있어야겠고.
자전거 바뀌를 굴려 보다 구르는 것을 함께 굴려 보기로 했다.
바퀴도 구르고 공도 구르고 바퀴도 둥글고 공도 둥글고
닮은 것들이 만나면 어찌 되려나 싶어 아이들에게 맡겨 보았다.
동글 동글 둥근 것들과 함께 하다 보면
아이들도 나도 그리고 메르스로 팍팍한 일상도 곧 둥글 둥글 해지겠지 싶었다.
두 녀석이 한 자전거를 서로 타려고 다투는 모양을 보고 서로 의논해서 타자 얘기해 놓고 보니
한 안장에 둘이 타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더라.
그래서 한 번 해 보자 했더니 그 모양이 너무 예쁘더라.
앞에 탄 녀석이 제 멋대로 할 줄 알았더니
손잡이도 같이 잡고 발도 같이 구르고 엉덩이만 두개지 몸은 하나더라.
그 모양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메르스도 깜빡 잊게 되더라.
마치는 시간에는 두 손 모아 같이 기도도 했다.
예수님을 믿던 부처님을 믿던 누구를 믿던 상관없이
밖에서 맘 놓고 자전거도 타고 배도 탈 수 있게
메르스야~ 얼른 얼른 멀리 멀리 가버려라~~!
이 밤이 지나면 한 주먹 더 큰 여섯 살 아이들과도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내일은 또 어떤 놀이를 해 볼까 생각하다 보니 스물 스물 다시 생각난다.
조그만 안장에 얹혀 있던 예쁜 엉덩이 두 개가.
② 자전거 썰매.
여섯 살 아이들은 실내 자전거 놀이를 어떻게 하지?
잘 밤에 고민하다 꿈속에서 산타를 만난 것 같다.
아침에 몸 놀이 준비하며 바퀴 달린 것들을 모아 봤다.
몸 놀이실이 넓지 않아 많이 준비할 수 없어 네 개만 준비했는데
자전거 두 대가 끌어 주니 얼추 인원이 맞아 떨어진다.
과연 될까 싶은 것은 일단 해 보면 안다.
두 녀석이 자전거를 타고 한 녀석을 태워 주니 바퀴 썰매가 시원하게 잘도 나간다.
얌체같이 썰매만 타려고 하는 녀석도 있었지만
끌어주기를 자전거 타기만큼 좋아해서 어렵지 않게 자전거 썰매놀이를 했다.
그러면서 녀석들 다리에 힘이 부쩍 생기는 것을 호시탐탐 즐거워하는 선생님이라니~~ㅎ
내일은 일곱 살 자전거 시간인데 드디어 복병 중에 복병을 만났다.
일곱 살은 페달 있는 자전거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데 몸 놀이실에서 어찌 타지?
몸 놀이실을 고무줄처럼 좌우로 늘릴 수도 없고.
오늘도 꿈속에서 받는 계시를 믿어 볼까나? ㅎㅎㅎㅎ
③ 아이들은 지금 어떠한가!
메르스가 위험한 것인가
아니면 메르스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위험한 것인가!
여기저기서 휴원한다는 소리가 들리고 메스컴은 연일 메르스 기사로 도배를 하고
매일 아이들과 주변 이들의 건강을 체크하며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맞는다.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오늘도 어제와 같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에 마음과 몸은 한없이 들뜨고
친구 손에 들려진 색종이 접기가 궁금하고 뛰어 다니는 친구를 보면 덩달아 뛰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인다.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 뛰어 놀고 싶고 학의천 물에 두둥실 배 띄워 첨벙 첨벙 물장구 치고 싶어 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귀가 있어 듣게 되는 걱정과 불안의 이야기를
어제 본 만화영화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화장실에서 손 씻으며 깔깔대고 손세정제를 손에 바르며 알코올 냄새에 코를 킁킁댄다.
지금은 '메르스'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척박한 현실이 안타깝다.
밖에 한 번 나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산성비를 피해야 하고 황사와 미세먼지도 살펴야 하고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타국에게 건너오는 각종 풀들과 벌레도 조심해야 하고
새와 쥐의 변을 통해 전해지는 병균도 막아야 하고
전염성 바이러스가 출몰하면 입과 코와 손을 막아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지진과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사람들의 마음은 시시때때로 긴장과 불안에 휩싸여 곁에 있는 이들을 믿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만나게 될 아이들에 대한 걱정도 든다.
아이들은 갓난 아기 때 부터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환경으로 인한 질병들에 시달릴 것이고
부모들은 더욱 자기중심적이 되어 예민하고 까칠해질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의 선생님 역할은 더욱 어렵고 힘겨워질 것이다.
너무 암울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희망과 꿈은 존재할 것이고 평화와 행복은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큰마음으로 품는 부모와 선생님이 많아 질 것이고
본연의 나를 찾는 이들의 노력으로 삶의 가치가 생명 중심으로 되살아날 것이며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갈구와 노력도 더 커질 것이다!
고난이 있는 곳에 꿈과 희망은 더욱 분명히 존재한다!
아이들과 함께 배를 만들기 위해 각 반에 하나씩 뗏목의 기둥이 될 물통 하나씩을 나눠줬다.
아이들은 이 통 속에 아이들의 꿈과 희망과 내일을 넣을 것이다.
색종이로 접고 색연필로 그리고 친구와 나누고 함께 웃으며 통을 채울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여덟 개의 기둥이 만들어 지면
그 기둥과 기둥을 엮어 물 위에 둥둥 떠오르는 뗏목을 만들 것이다.
그리하여 또 다시 학의천에 나가는 되는 날!
신나게 물길을 헤치며 아이들의 웃음을 학의천에 흘려보낼 것이다.
몸 놀이실에는 천정에 눈에 훤히 보이는 재미를 매달아 놓았다.
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공간에 아이들의 마음이 잔뜩 모일 수 있도록
아이들의 얼굴 하나 하나를 올려놓을 것이다!
어지럽고 시끄러울 때일수록
일상을 지켜가기 위한 노력은 쉼이 없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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