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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무엇을 했는 지가 아니라 어떻게 했는 지를 느껴라!

무엇을 했는지가 아닌 어떻게 했는지를 느껴라!!

나는 웃기는 사람이 아니다.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눌 줄 아는 교사일 뿐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웃음을 본다.

다섯 살 아이들과 사랑을 전하는 놀이를 한다. 하트 목걸이에서 빨간 스펀지를 만들어 내고 빨간 스펀지를 수많은 종이 조각으로 만들어 온 사방에 사랑을 뿌린다.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사랑 조각을 다시 모아 손바닥에 올려놓고 훅~ 불며,

사랑해요~하며 사랑을 전하는 아이들, 너희들이 진정 사랑 덩어리구나.

일곱 살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며 보물찾기를 하려는 중이다. 그런데 놀이터 여기저기에 쓰레기가 넘쳐 난다. 아이들이 쓰레기를 줍니다. 비닐봉지에 별의별 쓰레기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아이들 손에 의해 놀이터가 깨끗해졌다. 아이들에게 깨끗한 놀이터는 보물이다. 깨끗한 놀이터를 되찾은 아이들이 신나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재미가 있는 이야기다. 매일 하나씩 건져 올리는 실패가 없는 낚시다. 이것이 지금껏 내가 교사로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 이게 뭐지??

예전 아기스포츠단 시절 운동회하는 계절이 오면 아이들 손에 손에 색색의 수술이 달려 있었지. 그렇게 운동회를 형형색색 주름 잡았던 수술이 창고 깊숙하게 자리한 후에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살고 있었던거라. 때때로 창고를 뒤집어 보는 이유는 이렇게 제 쓰임을 잊고 구슬프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녀석에게 쓰임을 찾아 주기 위함이기도 하지.

먼저 아이들과 뭉탱이 지어 있는 수술을 떼어 내는 놀이를 했어. 그냥 가지고 놀려 하니 주거니 받거니 던지고 받거나 제기차기 밖에 할 게 없더라고. 튼튼한 녀석은 가위로 싹뚝 잘라 시원하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이 녀석들이 기다렸다는 듯 나풀거리기 시작하는 거야. 도대체 이게 무슨 놀이냐고! 아이들이 말하는 대로 그냥 반짝이 놀이. 여섯 살 아이들과 실컷 놀고 잘 넣어 두었지.

오늘은 다섯 살 아이들과 여섯 살 아이들이 같이 몸 놀이를 했어. 언니들이 먼저 왔길래 동생들과 잘 놀자 얘기하고 있는데 다섯 살 아이들이 오더라고. 그런데 이 녀석들 표정이 심상찮아. 아무 의욕도 없어 보여. 아니나 다를까 언니들과 짝을 정하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아. 심지어 언니들이 손을 잡아 주는데 울기까지 해. 그래서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어. 여섯 살 아이들과 모여 앉아서 의논했어. 뭘 하면 동생들이 재미있어 할까 하고. 그랬더니 이 녀석들이 며칠 전 했던 반짝이 놀이를 하자는 거야. 아마 동생들도 좋아 할 거라고. 그래서 다시 반짝이를 꺼냈어. 사실 이거 꺼내는 거 신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아이들이 정리를 도와준다 해도 놀고 나서 청소하는데 30분 넘게 걸리거든. 그래도 어쩌겠어. 하자는데 해야지. 반짝이를 꺼내서 날리며 신나게 놀았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말을 안 하면 아이들은 별의별 놀이를 다 해. 서로 묻어 주기도 하고 매트 사이로 레이스를 만들기도 해. 노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면 정말 재미없잖아~. 그런데 말이야. 노느라 깜빡 잊고 있었던 다섯 살 아이들의 표정을 봤어. 이 녀석들 아까 그 표정은 어디로 갔는지 반짝이 들고 머리칼 휘날리며 달리고 있는 거야. 맞아. 그런 것이었어. 아이들은 재미있으면 저절로 놀게 돼. 그렇게 한 시간을 놀았어. 그리고 반으로 올라가기 위해 서로 껴안으며 이렇게 인사했지.“ 거 봐. 동생들 잘 놀지? ” “ 정말? 너희들 말이 맞았어. 고마워. ”

아이들이 저절로 언니 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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