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선택 -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하면서 비애를 느끼기도 한다면 이해하시겠어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몸 놀이를 안 하려고 하지?’
몸 놀이실이 싫은 아이도 있습니다. 너무 소란스럽답니다. 그리고 부딪히는 게 싫답니다. 그래서 그 녀석을 위해 소란스럽지 않게 그리고 부딪히지 않게 보호막을 쳐 줍니다. 그런데 그래도 싫답니다. 한 번 싫었기 때문에 쉽게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아질 때까지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좁혀 나갑니다.
다음은 체조가 싫은 아이입니다. 특정한 아이가 계속 그러기도 하고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그러기도 합니다. 물어보면 대답이 가관입니다. “ 피곤해요! ” 아니 태어난 지 길어봤자 6년밖에 안 된 녀석 입에서 피곤하다는 소리가 나오다니...... 체조 안 하고 앉아서 쉬면 괜찮아지겠냐고 하니 그렇다고 합니다. 그럼 앉아서 쉬라고 하고 체조를 합니다. 그런데 애들이 쉬는 게 어디 쉬는 건가요? 쉰다면서 놉니다. 그렇게 노는 친구가 한 명 있으면 체조 잘 하던 녀석도 놀고 싶어지지요. 슬쩍 한 두 녀석이 같이 놀게 되면 분위기가 어수선해집니다. 그러면 체조를 잠시 멈춘 후에 덩달아 노는 아이들을 보내고 쉬겠다는 녀석에게 가서 묻습니다. “피곤하다면서.... 노는 건 안 피곤해? ” 피곤해도 노는 건 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놀게 해서는 안 되지요. 지금은 못 느끼지만 조금 지나면 금방 피곤해지니까 그러지 말고 앉아서 쉬라고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건강해져서 몸 놀이도 할 수 있다고 말이지요. 그러면 약간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앉아서 쉽니다. 절대 체조하겠다는 말은 안합니다. 이런 녀석을 체조를 하게 만들기 위해 녀석을 위한 체조를 만든 적도 있었지요. 이런 녀석이 체조를 하기까지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체조하기가 싫은 두 번째 아이는 기분이 나쁜 아이입니다. 물론 기분이 나쁘면 체조를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요. 무슨 이유에서 기분이 나쁘든 간에 이런 상황을 공개적으로 인정해 주면 아이들이 너도나도 기분 나빠서 쉬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곤란하지요. 그래서 기분 나쁜 아이에게 체조를 통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래도 기분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안하겠다고 합니다. 그럼 기분 좋아질 때까지만 앉아서 지켜보라고 합니다. 체조를 하다보면 녀석 기분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아졌냐고 하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관심을 보이면 화를 내는 녀석도 있습니다. 기분 나쁜 아이의 기분은 기분을 나쁘게 한 이유를 없애주면 되는데 그 이유가 불분명한 녀석도 많아서 어렵습니다.
다음은 놀이를 선택하는 아이입니다. 오늘 할 놀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면 시작하기도 전에 이 놀이는 하지 않겠다 선언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묻고 그것을 없애주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 놀이는 안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대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놀이를 지켜보다 놀이가 재미있으면 자연스럽게 끼어듭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선입견을 가지고 하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고 모르는 것을 무작정 시작하기에는 마음이 편하지 않은 아이도 있습니다. 잡기 놀이는 무서워서 하기 싫다는 아이도 있고 그러면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몸 놀이 중간 중간 선택의 시간이 존재합니다. 하고 싶은 것은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몸 놀이는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누구나 꼭 해야 하고 당연히 다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못을 박지는 않습니다. 몸 놀이는 그 무엇보다 자발적이어야 하고 그랬을 때만이 건강한 웃음이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달봉샘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몸 놀이를 위해 오늘도 아이들의 얼굴을 곰곰이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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