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젓가락 인형극
알 잔치와 갈 잔치와 발 잔치
등장인물: 달봉이, 칠뜩이, 삼룡이, 꽃님이
달봉이 등장.
달봉이: 칠뜩아~ 칠뜩아~ 어디 있니? 얘는 왜 찾으면 없어?
칠뜩이 등장.
칠뜩이: 나 불렀어?
달봉이: 칠뜩아~ 우리도 알 잔치 하자.
칠뜩이: 알 잔치? 알 잔치가 뭐야?
달봉이: 풀씨 학교 친구들은 오늘 알 잔치를 한데. 우리도 하자. 알 잔치!
칠뜩이: 아 그러니까 알 잔치가 뭐냐고!
달봉이: 알 잔치 몰라? 알! 알 있잖아! 새나 물고기나 곤충들이 낳는 알 말이야!
칠뜩이: 아 그러니까 알 잔치를 왜 하냐고!
달봉이: 나 참, 답답한 동생이네?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니까 우리도 하는 거야!
칠뜩이: 아 그러니까 풀씨 학교 친구들이 알 잔치를 왜 하는데?
달봉이: 왜 하냐면....(잠시 생각하다) 몰라! 그냥 한다니까 우리도 하는 거야!
칠뜩이: 뭔지 알아야 하지! (갑자기 생각한 듯) 아! 혹시 알 잔치가 아니라 갈 잔치 아냐?
달봉이: 갈 잔치?
칠뜩이: 그래! 갈 잔치. 이제 여름도 금방 지나가고 가을이 올 거잖아. 그러니까 가을 잔치. 줄여서 갈 잔치!
달봉이: 아냐! 갈 잔치가 아니라 알 잔치야! 분명히 알 잔치라고 했어.
칠뜩이: 그럼 알 잔치를 왜 하는데?
달봉이: 알 잔치를 왜 하냐면....(억지로 생각하다가 억지로) 알이 먹고 싶은가 보지. 배고프니까.
칠뜩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달봉이: 그런 게 여기 있다! 너는 계란 먹고 싶을 때 없어?
칠뜩이: 계란 먹고 싶을 때 있지. 특히 노릿 노릿한 계란후라이는...(입맛을 다시며)후르륵~ 지금도 먹고 싶다.
달봉이: 거 봐. 그러니까 하는 거야. 알 잔치!
칠뜩이: 아니야. 갈 잔치일 거야. 갈 잔치!
달봉이: 아니야. 알 잔치야. 알 잔치!
칠뜩이: 갈 잔치라고. 갈 잔치!
달봉이: 알 잔치라고. 알 잔치!
삼룡이 등장.
삼룡이: 거기 두 형들~ 왜 들 싸우고 있어. 사이좋게 지내지 않고.
달봉이: 삼룡이 너 잘 왔다. 삼룡아! 지금 풀씨학교 친구들이 하고 있는 잔치가 알 잔치냐 갈 잔치냐?
칠뜩이: 알 잔치가 어디 있어? 갈 잔치지!
달봉이: 칠뜩이 너는 가만히 있어. 삼룡이 헷갈리잖아!
삼룡이: 아하~ 그러니까 풀씨 학교 친구들이 지금 하고 있는 잔치가 무슨 잔치냐 이 말이지?
칠뜩이: 그렇지! 바로 그 말이지.
달봉이: 그렇지! 바로 그 말이야.
삼룡이: 에험. 그건 갈 잔치도 알 잔치도 아니야.
칠뜩이: 그럴 리가. 그럼 뭔데!
달봉이: 그래! 알 잔치도 갈 잔치도 아니면 그럼 뭔데?
삼룡이: 그건 바로..... 발 잔치야!
칠뜩이: (넘어지며) 에구! 발 잔치래!
달봉이: 우하하하~~~~ 역시 내 동생들은 하나같이.
삼룡이: 하나같이?
칠뜩이: 하나같이 뭐?
달봉이: 바보 같군!
삼룡이: 바보는 내가 아닌 것 같은데?
칠뜩이: 나도 바보는 아닌 것 같은데?
달봉이: 자~ 자~ 잘 들어 봐. 내가 차근차근 설명해 줄 게. 풀씨 학교 친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잔치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알 잔치야. 그런데! 왜 알 잔치를 하느냐! 그것은 몸에 좋은 알들, 특히 건강한 닭이 낳은 달걀인 유정란을 한 달에 한 번 먹으며 건강한 몸을 만들자~ 하는 거야. 알겠니? 조금씩 바보 같은 내 동생들아!
칠뜩이: 모르시는 말씀! 자~ 자~ 내 말을 잘 들어 봐. 내가 더 차근차근 설명해 줄 게. 풀씨 학교 친구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번, 계절이 바뀌는 것을 축하하는 계절 잔치를 하거든? 그런데 9월은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는 달이니까 가을 잔치! 줄여서 갈 잔치를 하는 거야. 알겠니? 조금 바보 같은 동생과 많이 바보 같은 형아야!
삼룡이: 헤헤헤헤헤~~~~
칠뜩이: 삼룡이 너 왜 갑자기 웃고 그러니?
삼룡이: 형들이 너무 웃겨서 그렇지. 자~ 자~ 내 말을 잘 들어 봐. 내가 정말 차근차근하게 설명해 줄 게. 풀씨 학교 친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몸이 자란 것을 축하하는 잔치를 해! 그래서 그 날에는 몸 중에서 가장 밑에 있는 발을 서로 씻겨 주면서 축하를 해. 그래서 그 날을 발 잔치라고 하는 거야. 아이고~~~ 조금씩 조금씩 바보 같은 형아들. 알겠어?
칠뜩이: 이거 왜 이래? 갈 잔치라니까 그러네?
달봉이: 어쭈! 갈 잔치가 아니라 알 잔치야!
삼룡이: 둘다 땡이야! 발 잔치야!
칠뜩이: 갈 잔치야!
달봉이: 알 잔치! 알 잔치야!
삼룡이: 발 잔치! 발 잔치! 발 잔치야!
칠뜩이: 갈 잔치 갈 잔치 갈 잔치 갈 잔치가 맞거든?
달봉이: 알 잔치 알 잔치 알 잔치 알 잔치 알 잔치라니까 그러네?
삼룡이: 발 잔치 발 잔치 발 잔치 발 잔치 발 잔치 발 잔치야!
칠뜩이: 조용히 해! 갈 잔치야!
달봉이: 무슨 말씀! 알 잔치야! 이제 끝.
삼룡이: 누구 마음대로 끝이야. 발 잔치야! 진짜 끝.
칠뜩이: 둘 다 가짜 끝. 갈 잔치야! 내가 완전 진짜 끝.
달봉이: 이게?
칠뜩이: 어? 형이면 다야?
꽃님이 등장.
꽃님이: 얘들아~ 너희들 싸우는 소리 밖에 까지 다 들린다. 형제들끼리 왜 싸우고 그래?
달봉이: 꽃님아! 내 사랑 꽃님아! 아 글쎄 얘네들이 형아 말 안 듣고 막 우겨!
칠뜩이: 틀린 말 하니까 그러지.
삼룡이: 나 참 틀린 사람이 누군데 그래!
꽃님이: 잠깐. 잠깐. 차근차근 한 사람씩 말해 봐. 뭐 때문에 그러는 건데?
달봉이: 풀씨 학교 친구들이 지금 잔치를 하고 있거든? 그 잔치 이름 때문에 그러는 거야. 난 분명히 알 잔치라고 들었는데 얘네들이 아니라고 막 우겨!
칠뜩이: 우기는 건 형이야. 알 잔치가 아니라 갈 잔치라고!
삼룡이: 두 형들 다 틀렸어. 발 잔치야!
꽃님이: 아하~ 그러니까 지금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고 있는 잔치! 그 이름 때문에 그러는 거야?
달봉이: 그렇지. 바로 알 잔치 때문이지.
칠뜩이: 아니야. 갈 잔치야.
삼룡이: 발 잔치라니까 그러네.
꽃님이: 호호호호~ 호호호호~ 아이고 웃겨라. 아이고 웃겨.
달봉이: 꽃님이 너 갑자기 왜 그러냐? 배꼽에 애벌레라도 들어갔냐?
칠뜩이: 아니야! 누가 발바닥을 간질이나 봐.
삼룡이: 난 아냐! 난 안 그랬어.
꽃님이: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너희들이 너무 웃겨서 그래!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는 잔치는 알 잔치도 갈 잔치도 발 잔치도 아니야.
달봉이: 뭐? 그럼 너는 또 다른 잔치라는 거야?
칠뜩이: 왜 이렇게 잔치가 많아?
삼룡이: 완전히 잔치 투성이네.
꽃님이: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는 잔치는 매일 매일 커지고 넓어지는 성장을 축하하는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달 잔치야!
달봉이: 달 잔치? 얘는 또 달 잔치라네. 달봉샘까지 오면 이번에는 팔 잔치라고 하겠네.
칠뜩이: 말도 안 돼.
삼룡이: 어? 발 잔치가 맞는데?
꽃님이: 정 못 믿겠으면 풀씨 학교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 보면 되잖아. 어때? 물어 볼래?
달봉이: 내가 먼저 물어 볼게. 풀씨 학교 친구들!(네)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는 잔치가 알 잔치죠?(아니! 달 잔치야!)
달봉이: 어? 아니라네? 이상하다?
칠뜩이: 거 봐. 형은 아니잖아. 이번에는 내가 물어 볼게. 풀씨 학교 친구들(네!) 풀씨 학교 친구들이 하는 잔치가 갈 잔치죠? (아니! 달 잔치야!)
칠뜩이: 어? 나도 아니라네?
삼룡이: 헤헤헤~ 두 형들.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이번에는 내가 물어 볼 게. 풀씨 학교 친구들!(네!) 친구들이 하는 잔치가 발 잔치 맞죠?(아니? 달 잔치야!)
삼룡이: 어? 나도 아니래.
꽃님이: 그럼 이번에는 내가 물어 볼 게. 풀씨 학교 친구들!(네!) 친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잔치가 달 잔치가 맞죠? (네! 맞아요!)
꽃님이: 거봐! 내 말이 맞지?
달봉이: 이럴수가! 그럼 계란은 못 먹는 거야?
칠뜩이: 이럴수가! 그럼 가을 잔치는 안 하는 거야?
삼룡이: 이럴수가! 그럼 발은 서로 안 닦아 주는 거야?
꽃님이: 호호호~ 너희 삼형제는 정말 엉뚱해! 하지만 그 엉뚱한 것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
달봉이: 어? 너희들 분명히 들었지? 꽃님이가 나 사랑한다고 말한 거.
칠뜩이: 형만 사랑한다고 한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삼룡이: 내가 막내니까 나를 제일 사랑해줘. 누나.
꽃님이: 어쩜 너희들은 싸우는 것도 그렇게 엉뚱하니! 정말 재미있다. 호호호~~~
달봉이: 잠깐! 그러니까 풀씨 학교 친구들이 지금 달 잔치를 하고 있단 말이지? 그럼 우리도 달 잔치하자.
칠뜩이: 찬성! 나도 하고 싶어. 달 잔치!
삼룡이: 나도 나도 하고 싶어. 달 잔치!
꽃님이: 그래! 우리도 풀씨 학교 친구들처럼 달 잔치하자. 몸도 크고 마음도 커진 것을 축하하는 달 잔치를 하자.
달봉이: 그런데 달 잔치는 어떻게 하는 거야? 혹시 춤추는 거야? 나 춤은 못 추는데?
칠뜩이: 우리 코딱지 파기 시합할까? 누가 많이 파나!
삼룡이: 우~~~ 지저분한 시합은 하기 싫어. 서로 축하한다고 말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애.
꽃님이: 그래! 그것도 좋은 방법이야.
칠뜩이: 그냥 코딱지 파기 시합하자. 그게 제일 쉬워.
달봉이: 안 돼. 난 아까 다 팠단 말이야. 지금 또 파면 코피 나.
꽃님이: 그래 칠뜩아! 그건 안 되겠다. 삼룡이 말 대로 서로 축하해 주자. 몸과 마음이 성장한 것을 축하해 주자.
달봉이: 내가 내가 내가 먼저 할 게. 에헴. 칠뜩아! 한 달 동안 키도 크고 몸도 크고 그리고 어.... 그렇지 엉덩이도 크고 그리고... 아참 마음도 이따 만큼 커진 것을 축하해! 자! 축하의 뽀뽀~ 쪽!
칠뜩이: 읔~ 뽀뽀는 안 해도 되는데. 그럼 나는 삼룡이한테 할래. 삼룡아! 한 달 동안 키도 크고 몸도 크고 그리고 콧구멍도 크고... 아참 마음도 커진 것을 축하해. 축하의 선물로 내 코딱지를 줄게. 자 받아!
삼룡이: 아니야. 아니야. 코딱지 선물은 안 줘도 돼. 나도 코딱지는 많이 있어. 그럼 나는 꽃님이 누나한테 할 게. 꽃님이 누나, 한 달 동안 키도 크고 몸도 크고 얼굴도 더 예뻐지고 그리고 마음도 커진 것을 정말 축하해. 음.. 그리고 축하하는 선물로 한 번 안아줄게.
꽃님이: 삼룡아~ 정말 고마워! 그럼 나는... 달봉이 한테 해야겠네? 달봉아! 한 달동안 몸도 크고 마음도 크고 특히 동생들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많이 커진 것을 정말 축하해.
달봉이: 헤헤헤~ 기분 좋다. 그런데 선물은 없어?
꽃님이: 어? 선물? 선물은...
달봉이: 그럼 뽀뽀해줘. 여기 입에다가.
꽃님이: 어머~ 몰라. 달봉이는 정말 부끄럽게... 나 갈래.
꽃님이 퇴장.
칠뜩이: 어! 달봉이 형아 때문에 꽃님이 누가 갔잖아. 꽃님이 누나! 꽃님이 누나 같이 가!
칠뜩이 퇴장.
달봉이: 삼룡이 너는 안 가냐?
삼룡이: 어? 나도 가야 돼?
달봉이: 네가 가야지 인형극이 끝나지. 어서 가. 꽃님이랑 칠뜩이 따라서.
삼룡이: 알았어. 나도 갈게.
삼룡이 퇴장.
달봉이: 이제 나만 남았군. 음... 그럼 나도 갈까! 하기 전에, 풀씨 학교 친구들!(네!) 오늘 정말 달 잔치에요? (네!) 아쉽다. 알 잔치가 아니라서. 하지만 뭐 집에 가서 계란 후라이 해 먹으면 되지 뭐. 어쨌든 이 달봉이가 풀씨 학교 친구들에게도 축하해 줄게요. 한 달 동안 키 크고 몸 크고 그리고 이것저것 다 크고 마음까지 커진 친구들 정말 축하해요. 그리고 축하의 선물로 이것을 주고 갈게요. 이게 뭘까요? (몰라요!) 이것은 바로... 달봉이의 수퍼그레이트마이트가인 방귀지! 자 받아라. 방귀! 뽕~~~~~~~~~~~~~~~~~~~~ 헤헤헤! 아이고 냄새야! 냄새 때문에 얼른 가야겠다. 풀씨 학교 친구들~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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