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몸 놀이를 마치며.
“ 선생님도 어린이였으면 좋겠다~ ”
“ 왜요? ”
“ 그럼, 걱정도 없을 테니까~ ”
“ 어린이도 걱정 있어요. ”
“ 무슨 걱정이 있는데? ”
“ 숙제가 얼마나 많은데요. ”
“ 그래? ”
“ 나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 왜? ”
“ 숙제 걱정 안 하게요. ”
“ 그래? 그럼 우리 서로 바꾸면 되겠다. 그치? ”
풀씨를 졸업한 녀석을 오랜만에 만나 나눈 짧은 대화입니다.
삶을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려운 것은
어린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아이들 노는 모양을 보면
세상 걱정 하나도 없는 녀석들처럼 보이지만
아이들도 아이들 나름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른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지고 있는 걱정만큼 커다래서
힘들기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걱정이나 스트레스에 휩싸이다 보면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익혀야 할 지혜 중 하나가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배워야할 것들인데
지금은 오히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빼앗고 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빼앗는다고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닌데
세상사는 기술만 가르치려 들고
세상사는 마음은 빼앗고만 있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어갈수록
아이들 웃음의 가치를 더욱 실감하게 되는 선생님으로서는
어찌하면 이 녀석들을 고스란히 잘 보존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내가 지닌 재능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선생이나 부모의 역할은
먼저 산 이로서 베풀 수 있는 경험에 대한 나눔이 전부일진데
이것이 지나치다 보니 이제는 사는 것도 대신 살아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삶은 결코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어렸을 때는 꿈과 희망이 재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에는 이용당하는 시대입니다.
만약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학원이 있다면
이 또한 부모들에게는 필수 학원처럼 느껴질 것이고
더불어 아이들은 또 하나의 학원을 다녀야 하겠지요.
어른인 나, 어른인 부모님께 묻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선생이기 이전에 나로서의 꿈! 부모이기 이전에 나로서의 희망!
아이들 교육을 뭐 하나 더 시켜볼까 생각하기 전에
선생들은 부모들은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다시 찾는 일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나부터 말입니다. 지금은 여름 방학을 일주일 앞 둔 아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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