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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 인형극장

미친 쇠고기 콩쥐 팥쥐


몸 출연: 콩쥐, 팥쥐(핸드폰 준비), 새 아빠, 한우 신, 쫄따구, 암행어사.

타악: 북과 괭과리

성우: 해설, 콩쥐, 팥쥐, 새 아빠, 한우 신, 쫄따구, 암행어사

준비물: 부르스타, 냄비, 물, 국자, 북과 북채, 암행어사 의자, 종이쪼가리가 왕창 든 바구니

 

[타악]

 

해설: 옛날 옛날에 콩쥐와 콩쥐의 새 아빠 그리고 팥쥐가 살았더래요. 아 근디 콩쥐의 새 아빠는 심술이 지랄 같고 성질이 못 돼 묵어서 맨날 콩쥐를 괴롭히는 재미로 살았다는디~ 아참~ 그라고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릴 것은 씨방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지방에서 살다온지라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으니 대충 알아 들으소. 또 그라고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정통 이야그인 콩쥐팥쥐와는 아~무~ 상관도 없으니 머리 아프게 연결 짓지 마소. 알겄소?

그랴서 . 어느 날 콩쥐 새 아빠가 콩쥐를 불러샀는디,

 

새 아빠: 콩쥐야~ 콩쥐 어디 있냐!

콩쥐: 야~ 아부지. 지 여기 있슈.

새 아빠: 내가 입맛이 없는 게 쇠고기를 먹고 싶은디 저~기 2001 아울렛에 가서 쇠고기 세 근만 사오니라.

콩쥐: 네~ 아부지.. 근디 우리나라 쇠고기로 사 올까유? 미국 쇠고기로 사올까유?

새 아빠: 한 근은 우리나라 쇠고기로 사 오고 두 근은 미국 쇠고기로 사오니라.

콩쥐: 한 근은 누가 먹고 두 근은 누가 먹을 것인가유?

새 아빠: 우리나라 쇠고기는 미운 니가 먹고 미국 쇠고기 두 근은 예쁜 팥쥐와 이 애비가 먹을란다. 왜 꼬우냐?

콩쥐: 아니에유. 안꼬아유. 근디 아부지.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에 걸려 잘못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고 하던데 그래도 드실라유?

새 아빠: 아니! 이것이! 이 새 애비와 동상이 미국 쇠고기 좀 먹는다고 그런 악담을 해여! 이것이 죽고 잡냐! 어서 안 사 오냐!

콩쥐: 알았어유. 아부지! 가면 되잖유. 근디 나중에 후회해도 지는 몰라유~

새 아빠: 아니~ 저 것이... 끝까지 말대꾸를 하네 그려?

[콩쥐가 무대 밖으로 나간다.]

[팥쥐가 등장한다.]

팥쥐: (호들갑스럽게) 아부지! 아부지! 큰일 났시유!

새 아빠: 아이구~ 우리 예쁜 팥쥐 왔냐~

팥쥐: 아부지! 지금 예쁜 게 문제가 아니라니까유~ 지금 미국 쇠고기 때문에 난리가 났시유~

새 아빠: 그게 무슨 말이다냐?

팥쥐: 우리나라에서 수입할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고 난리가 났시유~

새 아빠: 광우병이 뭐다냐?

팥쥐: 아~ 아부지는 신문도 안 보남유? 광우병이란 미친 소를 먹어 걸리는 병이래잖아유~ 미국 쇠고기 먹으면 미쳐 버린대유~

새 아빠: 그게 뭔 말이여~ 이 세상에 미친 소가 어디 있다냐?

팥쥐: 아~참~ 그게 이렇게 된거래유~ 미국에서는 소한테 괴기를 맥여서 키운다잖아유~ 소는 본시 풀을 먹어야 하는디 괴기를 멕이니 안 미치고 배기겠시유?

새 아빠: 음마? 그 비싼 괴기를 소한테 왜 멕인댜? 미국은 괴기가 천지빽까리인 모양이네?

팥쥐: 아부지~ 그라니께 이자부터는 절대 미국 쇠고기 묵으면 안 된당께요.

새 아빠: 그렇구마니라. 그랑께 아까 콩쥐가 한 말이 정말 사실이었구만.

팥쥐: 근디, 아부지, 콩쥐는 어디갔다요?

새 아빠: 내~ 쇠고기 사 오라 안 시켰냐? 근디 미국 쇠고기도 사 오라 켔는디 어떻게한다냐?

팥쥐: 아따, 아부지두~ 걱정두 팔자여. 미국 쇠고기는 콩쥐한테 멕이면 되쟈~

새 아빠: 그려~ 그렇구만. 미국 쇠고기는 콩쥐한테 멕이면 되겠구먼~ 그럼 콩쥐 년이 미쳐 버리겠재?

팥쥐: 콩쥐가 미쳐 뿔면 인제 이 집은 우리 꺼유~

새 아빠: 그라제? 이 집은 인제 우리 집이제~

[이때, 콩쥐 들어온다.]

콩쥐: 아부지! 쇠고기 사왔시유~

새 아빠: 그려~ 왔냐~ 내 시킨 대로 잘 사왔겄재?

콩쥐: 야~ 우리나라 쇠고기 한 근 하구 미국 쇠고기 두 근 사왔시유~

새 아빠: 그려~ 잘 했구먼. 근디 내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니한테 잘한 것도 없고 혀서 이참에 니도 몸보신 한 번 시켜야 되겠다 생각했구먼. 그라니 우리나라 쇠고기는 팥쥐하고 나가 먹을텐께 미국 쇠고기 두 근은 콩쥐 니가 다 헤치워부러~

콩쥐: 아~ 아부지~ 그란데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데유?

새 아빠: 아녀~ 그건 다 새빨간 거짓말이여~ 아 미국에서 미쳤다고 병 걸린 쇠고기를 팔간? 그건 다 미국 쇠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지은 거짓부렁이여~ 그러니 안심하고 묵으랑께?

콩쥐: 그래두 기분이 찜찜한 게 안 먹으면 안 될까유?

새 아빠: 아~ 이것이 아부지가 지 생각해서 하는 말 인디 이 아부지의 정성을 무참히 짓밟아부러야? 정말 그럴꺼여?

콩쥐: 아..아니에유~ 아부지가 묵으라면 지가 미국 쇠고기 묵을께유~

새 아빠: 그려~ 그래야제~ 그럼 얼른 가서 쇠고기 국이나 한 그릇 끓여 오니라~ 팍팍 끓여서 말이제? 니는 미국 쇠고기, 우리는 우리나라 쇠고기, 알겄쟈?

콩쥐: 야~ 그라요~

[모두 퇴장한다.]

[슬픈 타악]

[콩쥐 등장한다.]

콩쥐: 흑~ 흑~ 엄니~ 하늘에 계신 우리 엄니~ 내는 어떻게한다요~ 새 아부지가 내 보러 미친 쇠고기 먹으라카는데 안 먹을 수 도 없고 먹을 수도 없고.... 정말 어떻게한다요~

[신비로운 음악과 함께 한우 신 등장한다.]

한우 신: 어험~ 거~ 울고 있는 처자? 나 좀 보소.

콩쥐: 뉘...뉘셔유?

한우 신: 어험.. 나...나는 저기 강원도 하고도 첩첩산골에서 100년 동안 산삼만 먹고 살다가 이번 대통령 선거 때 특별 케이스루다 신이 된 신입 한우 신이여~

콩쥐: 한우 신이유? 시상에 그런 신도 다 있다요?

한우 신: 거~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징께 새로운 신도 안 만들어졌당가~

콩쥐: 그려유? 근디 시방 여기는 뭔 일로 오셨소?

한우 신: 내 하늘에서 가만히 내려다 봄시 거 참 사정이 딱 허게 된 것 같아 내 도와 줄라구 안 내려왔소~

콩쥐: 낼 도와준다구유~ 아이구~ 시상에~ 시상 오래 살다 보니 별 일도 다 있구만유~ 이렇게 한우 신도 만나게 되구~ 근디~ 절 어떻게 도와줄껀감유~

한우 신: 내 그 미친 미국 쇠고기를 우리나라 정통 쇠고기로 바꿔줌세.

콩쥐: 아~ 그라요! 그라면 내 고맙지라~ (잠시 생각하다) 그랴도 새 아부지는 알텐디요~ 새 아부지 코가 보통 코가 아닌지라~

한우 신: 내도 그 정도는 잘 알제~ 그랴서 냄새하구 색깔하구 영 구질구질하게 보이지만서두 맛과 영양가는 정통 우리나라 쇠고기인 여기 이 ‘겉보기완 달라요’ 표 최상급 쇠고기를 안 가져왔다냐~

콩쥐: 그라요? 그라면 그라지요. 근디 울 새 아부지하구 팥쥐한테두 거 뭐시냐 거시기 표 쇠고기표 주면 안 되남유?

한우 신: 캬~ 역시 콩쥐 마음은 비단결이여~ 어찌 맨날 괴롭히는 새 아부지하구 팥쥐까지 챙긴다냐? 그 정성에 내 깝박죽그마~

콩쥐: 그라면 울 새 아부지하구 팥쥐도 주실라요?

한우 신: 근디~ 그건 좀 곤란혀~ 왜냐면 울 대빵 신이 이 쇠고기는 귀한 거라 하나 밖에 안 줬거든?

콩쥐: 그라면 그 괴기 울 새 아부지하고 팥쥐한테 줄라요. 내는 우리나라 쇠고기 먹으면 됭께.

한우 신: 캬~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구먼~ 이거 내 맘이 짠하여 그냥 넘어 갈 수 없당께. 알겠구만. 그럼 내 울 대빵 신한테 잘 말하고 올틴께 쪼매만 기다려보소~

콩쥐: 야~ 그라제.

[한우 신이 퇴장하자 새 엄마와 팥쥐 들어온다.]

새 아빠: 아~ 배고파 뒤지겠구만 왜 여태 물도 안 올렸다냐~ 니 지금 시위하냐?

콩쥐: 아...아니에유. 지금 바로 물 올리께유~

팥쥐: 냅둬부러~ 내가 할 팅께 언니 니는 저쪽으로 가부러.

[팥쥐가 콩쥐를 밀치고 부르스타에 물을 올려 불을 당긴다.]

팥쥐: 요즘은 시대가 시대인지라 3분이면 금방 된다요~ 씨방 몇 분 지났소?

새아빠: 글씨~ 한 2분쯤 되었당가?

팥쥐: (핸드폰을 꺼내 보며) 으메~ 거의 3분이 다 되었구만. 아부지 니는 시계도 볼 줄 모르믄서. 자~ 이제 묵어 불까?

새 아빠: 아야~ 그기 우리나라 괴기여 미국 괴기여?

팥쥐: 엄마~ 내 그걸 확인 안하구 그냥 넣어 부렸네? 으짜지? (무릎을 치며) 옳거니~ 저그 콩쥐 언니한테 함 묵여 부고 하면 되겄네.

새 아빠: 그럼 되겠구만. 예, 콩쥐야~ 니 이리 옷나.

콩쥐: 지유?

새 아빠: 그려~ 여기에 콩쥐가 니 말구 또 누가 있다냐? 니 이거 함 떠 묵어 보니라~

콩쥐: 이기~ 뭔디요?

새 아빠: 이기~ 괴기여~

콩쥐: 이기~ 뭔 괴긴디요?

새 아빠: 이기~ 거 머시다냐~ 거 거시기 괴기여.

콩쥐: 괴시기 괴기가 뭔 괴기여?

새 아빠: 아~ 이 잡것이 묵으라면 묵지 뭔 말이 이렇게 많다냐? 니 지금 시유하냐?

콩쥐: 아~ 아부지는 심심하면 시위요?

새 아빠: 엄마? 이기 이제 아래, 위로 없구마?

콩쥐: 알았당께요. 묵으면 되잖여.

새 아빠: 얼른 묵어. 미치나 안 미치나 보게.

콩쥐: 아부지~ 지금 뭐라 그렸소?

새 아빠: 엄마? 이 것이 귀도 밝아야? 얼른 묵으랑께?

콩쥐: 그라면 묵어요~ 자 묵어요~ 정말 묵어요~

새 아빠: 아~ 답답혀~ 이렇게 팍팍 묵으랑께. (새 아빠가 괴기 국을 벌컥벌컥 마신다.)

팥쥐: 아~ 아부지, 아부지 미쳤소! 그게 뭔 괴긴 줄 알고 벌컥 벌컥 묵고 자빠졌소?

새 아빠: 엄마? 내가 묵은겨? 아~ 이 것 땜시 내가 글씨~(새 아빠 갑자기 이상해진다.)

[ 이상한 표정으로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새 아빠: 팥쥐야~

팥쥐: 아~ 아부지, 괜찮소?

새 아빠: (천천히) 팥쥐야~ 내 코꾸멍에....

팥쥐: 얼른 말해보소. 답답하구먼.

새 아빠: 내 코꾸멍에.... 도청장치가 달렸구먼.

팥쥐: (깜짝 놀라며) 뭔 소리여? 뭔 씨네락 까먹는 소리여?

새 아빠: 그라고...

팥쥐: 그라고!

새 아빠: 나 사실..... 궁둥이가 세개여~

팥쥐: 아! 아부지! 왜 그라요? 미쳤소? (깜짝 놀라며) 아부지, 혹시 그...그거 묵고 미쳤소?

새 아빠:(미친 표정으로) 나 말이여~ 밤 12시만 되면 눈에서 레이져가 나간당께?

팥쥐: (무릎을 치며) 미쳤당께. 울 아버지, 미국 미친 쇠고기 먹고 미쳤당께.

새 아빠: 그라고 나 말이여~ 사실 여자여~ 여기... 여기... 바지만 벗어뿔면..

[팥쥐 아빠가 바지를 벗으려고 하자 팥쥐가 말리며 ]

팥쥐: [울먹이며] 아~ 아부지! 우리 아부지가 미친 쇠고기를 먹고 미쳤구먼. 그것도 금새 미쳤구먼. 아이고~ 아이고~ 그 놈의 미친 쇠고기 약효도 즉빵이여~ 아이고~ 아부지~ 아이고 아부지~

 

[이때, 북소리와 꽹과리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더니]

쫄따구 : 암행어사 출도요~

쫄따구 : 아따! 암행어사 출도요~

쫄따구 : 으메! 느그들은 이제 죽었어. 암행어사 출도요~

 

[ 콩쥐와 팥쥐가 머리를 조아리고 엎드린다. 새 아빠는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있다]

 

쫄따구 : 거! 아그야! 죽고잡냐! 얼른 안 엎어지고 뭐 한다냐!

팥쥐: 거... 쫄따구 양반! 저거이 우리 아부지인디 씨방 미쳤당께요.

쫄따구 : (놀라며) 뭐여! 니 지금 내 보고 쫄따구라고 했냐! (팔을 걷어붙이며) 니기 지금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만이라~

[새 아빠가 다가와 쫄따구 팔을 붙든다. ]

쫄땨구: 뭐여! 지금 한 판 하자는겨?

새 아빠: [살며시 쫄따구에게 다가서서 귓속말을 하며] 나 말이여~ 니 정체를 알어!

쫄따구: 정체? 내 정체가 뭔디?

새 아빠: [계속 귓속말을 하며] 니는 말여! 겉보기에는 쫄따구로 뵈지만 실은...

쫄따구: 실은!

새 아빠: 실은 슈퍼 울트라 그레이트 액션 킹 왕 바보탱이여!

쫄따구: (어처구니 없어하며) 뭐... 뭐시라! 그...그기 무신 말이여!

새 아빠: 그러니께.... 실은 니는..... 슈퍼 울트라 그레이트 액션 킹 왕 바보탱이여!

쫄따구: 뭐...뭐시라... 이...이기... 진짜루 미쳐부렀구먼여? 내가 뭐 거시기 어쩌구 어째?

 

[ 이때, 암행어사 등장한다. ]

암행어사: 어험~ 거 참 머시기 뭐하는겨! 심심해서 기다릴 수가 없구먼

쫄따구: [ 허리를 조아리며] 나리~ 저~기 미친놈이 하나 있습니다요~

암행어사: 어험~ 머여! 미친놈이 있다구라구라! 어디여! 어디에 미친 놈이 있는겨!

새 아빠: [ 사뿐 사뿐 걸어오며 ] 내여! 내가 미친놈이여!

암행어사: 어허~ 이 놈이 간땡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어버렸구먼.

새 아빠: 난 말여~ 순대 먹을 때 간만 먹는당께.

쫄따구: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어서 무릎 꿇지 못할 껴!

새 아빠: 난 말여~ 니 놈에게 할 말이 있는디 말여!

암행어사: 그려? 할 말이 뭔디?

새 아빠: 내가 잠시 니 있는대로 가도 될까나?

암행어사: 그려! 함 와 보지그려.

새 아빠: [암행어사에게 다가가서] 니는 말여. 암행어사처럼 이렇게 쫙 빼고 왔지만서도 실은 말여.

암행어사: 실은.....

새 아빠: 실은 슈퍼 울트라 그레이트 액션 킹 왕 바보탱이여!

암행어사: 뭐...뭐시라...이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만이라~ 여봐라~

쫄따구: 예~이~ 어르신.

암행어사: 이놈이 정신이 들 때까지 매우 족쳐부러.

쫄따구: 아따 알겠구만유. 니는 이제 죽은 목숨이여.

[이때, 콩쥐가 암행어사 앞으로 나선다.]

콩쥐: 나리~ 소녀 나리 앞에 무릎 굻고 비나니 저희 아버지를 불쌍히 여겨 한 번만 살려 주신다면 제 이 한 목숨 기꺼이 바치겠나이다.

암행어사: 뭐여! 니 서울 사람이여?

콩쥐: 아닌데유?

암행어사: 근디 왠 표준말이여?

콩쥐: 지가 어떨결에 그랬구만유. 죄송해유.

암행어사: 그럼 다시 혀야제?

콩쥐: 그럼 다시 할껴.~ 나리~ 지가 나리 앞에서 이렇게 무릎 포사지게 굻고 싹싹 빌팅께 울 아부지 한번만 딱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지가 지 목숨이라두 그냥 드릴 생각이 있는디 어째 그렇게 해 줄라요?

암행어사: 캬! 역시 사투리는 구성져. 안 그런가? 쫄따구?

쫄따구: 암요~ 그라제~

암행어사: 거.. 머시기 그랑께 니 아부지를 살려주면 니 목숨을 바치겄다 이거제?

콩쥐: 야~

암행어사: 음~ 처자 효성이 하늘을 찌르는구먼. 그 효성에 하늘도 감복하지 않을 수 없겠구먼. 하지만 저 놈이 하는 짓이 영 께림직 혀서 조사는 해 봐야 혀. 알겄쟈?

콩쥐: 야~

암행어사: 그란데 저~기 있는 저 처자는 누구여? 쟈도 혹시 미친겨?

팥쥐: 내는 안 미쳤는디요?

암행어사: 니는 뭐여?

팥쥐: 지는 팥쥐인디요?

암행어사: 근디?

팥쥐: 그냥 팥쥐인디요?

암행어사: 그라믄 니는 할 말 없고?

팥쥐: 지는 별로... 할 말이..

암행어사: 이 미친 놈이 니 아부지 아니여?

팥쥐: 맞는디요?

암행어사: 그라면 할 말이 있을건디?

팥쥐: 없는디요?

암행어사: 정말 없는겨?

팥쥐: 정말 없는디요?

암행어사: 그라믄 니도 함께 족쳐야 되겠구먼

팥쥐: 지는 잘못한 게 없는디요?

암행어사: 뭐이가 거 머시기 저 저 이가 니 아부지라믄서?

팥쥐: 그란디요?

암행어사: 니 아부지인데도 구할라구 안 한께 불효가 막심혀서 족쳐야 되겠구먼.

[이때, 또 다시 콩쥐가 나선다.]

콩쥐: 나으리~ 소녀 또 한 번 간청이 있사옵니다. 저기에 있는 저 처자는 제 동생인데 아직 철이 없어 그런 것이니 죄가 있다면 제가 대신 받겠사옵나이다.

암행어사: 니 지금 또 표준말 썼냐?

콩쥐: 지가유? 언제유?

암행어사: 방금 뭐라 뭐라 했잖여?

콩쥐: 지가 한 말은 그랑께 울 동생이 아직 철이 없어 그랑께 만약 죄가 있다믄 지가 대신 받겠다 했는디요.

암행어사: 그런거여?

콩쥐: 야~

암행어사: 근디, 왜 표준말로 들렸을까물러? 어..험..어쨌든 니 효성과 동생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하여 이번 한 번만큼은 용서해 줄 팅께 앞으로는 잘혀야 혀. 알겄제?

콩쥐: 야~

암행어사: 근디 내 궁금한 게 있는디 니 아부지는 어떻하다가 저리 미쳤능가?

콩쥐: 흑~ 흑~ 글씨~ 미국에서 건너온 쇠고기를 묵고 저렇게 됐다 안 허요.

암행어사: 미국에서 건너 온 쇠고기? 거..거시기 쫄따구?

쫄따구: 야~

암행어사: 우리나라도 좋은 쇠고기가 많은디 미국에서 왜 하필 미친 쇠고기를 가지고 온겨? 누가 시킨겨?

쫄따구: 거... 머시기.. 그러니께... 거시가가 그렇게 시켰구만이라

암행어사: 뭣이여! 그러니께 머시기 거시기가 그렇게 했단 말이시. 내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구마. 어여 머시냐 거시기한테 가서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 하겠구먼.

쫄따구: 그란디 나리, 거 머시냐 거시기는 나리보다 쬐끔 더 높으신 양반인디요?

암행어사: 뭐여? 높긴 뭐가 높다는거여! 우리나라에 우리나라 백성보다 더 높은 거시기가 어디 있는가! 그라고 백성을 굽어 살펴야 할 거시기가 뭐시기 백성들을 거시기할 미친 쇠고기를 거시기하면 안되는거제. 백성 여러분! 안 그렇소!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 내~ 백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과감하게 거시기에게 가서 머시야 거시기 할텐께 어여 가자고~

내 가서 분명히 말할텐께. 여러분도 따라하소. " 너나먹어 미친 소" (너나먹어 미친 소)

암행어사: 자~ 서둘러 가자고~

쫄따구: 야~ 나리~ (큰소리로) 암행어사~ 하차요~

[암행어사와 쫄따구가 나간다.]

새 아빠: 미친~ 그란다고 되간? 누가 뭐라케도 말 안 듣는 거시기들인디 아무리 지랄혀도 다 공염불이여~

팥쥐: 아부지~ 이제 정신이 들었다요?

새 아빠: 내사마 미친 쇠고기땜시 정신이 번쩍 들었구먼. 내도 당장 달려가서 그놈의 뭐시기한테 거시지하지 말라구 단단히 일러야 되겠구먼.

팥쥐: 그란다고 된다요? 아무리 해도 쇠귀에 경읽기제?

새 아빠: 이것이! 니도 함 미친 쇠고기 멕여야 되겠구먼. 그려서 정신 번쩍 차리제? 지금 우리가 요렇코롬 앉아 있을 때가 아니랑께. 그라고 내 잠시 미쳤을 때 곰곰히 내 자신을 들여다 봄시 울 콩쥐의 효성이 장난이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구먼.(콩쥐에게 다가가며) 콩쥐야~ 이 애비가 잘못했응께 이 애비를 용서해 부러. 이자부터 이 애비도 정신 바짝 차리고 살틴께~

콩쥐: (눈물을 끌썽이며) 아부지~ 아부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이 소녀 몸들 바를 모르겄소.

팥쥐: 아부지~ 난 그렇게 못혀. 난 내 생긴대로 살텨.

새 아빠: 이것이 아직 정신을 못차렸구먼. 콩쥐야~ 아직 그 미친 쇠고기 쬐끔 남았제?

팥쥐: 아...아부지~ 알아소. 내 아부지 따라서 함 가볼팅께 미친 쇠고기는 멕이지 말랑께.

새 아빠: 자~ 우리도 아까 거 머시기 따라서 후딱 가보자고!

콩쥐: 야~ 아부지. 전 아부지가 자랑스럽구먼이라.

팥쥐: 내는 아직 잘 모르겄는디.

새 아빠: 이것이 니 정말 뜨거운 맛을 함 봐야 쓰겄냐?

팥쥐: 아..아니라요. 내도 노력하고 있당께요.

새 아빠: 자~ 어여 가자고.

[ 새 아빠, 콩쥐, 팥쥐가 나간다. ]

북소리와 쾡과리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다가 한우 신이 등장하며 멈춘다.

 

한우 신: 콩쥐야~ 콩쥐야~ 으메 어디간겨? 모두들 어디간겨? 내가 너무 늦게 와 부렇구먼.

아따 그라게 좀 더 서둘러 왔어야 하는디... 여러분! 우리 콩쥐 못 봤소? (사람들이 뭐라뭐라 대답한다.)뭐시라~ 그랑께 거시기한테 머시기하러 갔다 이 말이요? 그라면 내도 가서 힘을 보태야재. 이 정통 한우 신도 당연히 도와야제. 자...그럼...(가다말고) 그란데 가지고 온 이 괴기는 어떻한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우리나라 정통 쇠고기인 '겉보기완 달라요' 표 정통 한우인디.. 아까워서 어쩐댜? 옛다.. 모르겠다.. 이거 그냥 확 뿌려뿔띤께..여러분들이나 드소. 드시고 힘내서 살기 좋은 우리나라 같이 함 만들어 보잔께로. 자! 받으시소!(한우 신이 바구니에 든 것을 냅따 뿌리니 그 안에서 신문지 쪼가리들이 왕창 쏟아져 내린다.)

흥겨운 꽹과리 소리와 북소리와 함께 막을 내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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