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살 낙엽 놀이 -
몸 놀이의 진수는 일곱 살입니다.
하고 못하고의 능력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마저도 동화되는 자연스런 소통과 어우러짐,
하나였던 것이 자연스레 나눠졌다 다시 하나가 되는 과정처럼 어색함이 없습니다.
커다란 통에 낙엽을 모읍니다. 작은 쓰임들이 모여 커다란 하나가 됩니다. 금방 되는 일이 아닙니다. 30분가량 모아야 겨우 낙엽 침대 하나가 완성됩니다. 단순히 낙엽 침대만이 아닙니다. 푹신한 느낌을 넘어 하늘을 나는 기분. 한 아이가 낙엽 침대에 누워 낙엽을 이불삼아 덮고 누우면 다른 친구들은 낙엽 침대를 하늘 높이 들어줍니다. 선생님이 들어주자고 해서 든 것이 아닙니다. 너도나도 통 주위에 모여 두 손 가득 통을 잡고 하나같이 들어 올린 것입니다.
나를 위해 친구들이 힘을 모아 준 것처럼 친구들을 위해 스무 번도 넘는 힘씀을 번거로워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느꼈습니다. 하늘을 나는 기분을!
아이들 모두가 힘썼습니다. 하늘 높이 올리는 느낌을!
그래서 몸은 자연스레 하늘이 되었습니다.
낙엽 속에 숨은 퍼즐 조각을 찾습니다. 16개의 퍼즐이 맞춰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퍼즐.
의도된 과정이기에 선생님 호주머니에는 마지막 퍼즐 조각 하나가 숨겨져 있습니다. 두 손으로 낙엽을 헤치는 아이들, 두 발로 낙엽을 쓸고 있는 아이들, 나무 막대를 주워 낙엽을 흐트러뜨리는 아이들.... 퍼즐 하나하나를 맞추며 친구들에게 남은 퍼즐 수를 알려주는 아이들. 결국 퍼즐 두 개를 찾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호주머니 속의 퍼즐 한 조각을 포함해서. 어찌해야 하지?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선생님은 퍼즐 한두 개 정도는 잊어버릴 각오를 하고 왔기에 아이들 표정에 주목합니다. 내일은 다섯 살 아이들의 낙엽 놀이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나머지 두 개의 퍼즐 찾기는 다섯 살 동생들 몫으로 남겨 놓습니다. 그리고 퍼즐 찾기를 도와 줄 동생들을 위해 모아둔 낙엽을 쏟아 내일은 쉽게 담을 수 있도록 정돈해 줍니다. 자연스런 흐름이 생겨나는 대목입니다. 수업과 수업이 이어지고 놀이와 놀이가 이어지는 순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커다란 고무 통을 들고 오는 길에 나무 꼭대기에 걸린 벌집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에
벌집을 만들었을까?
벌들도 하늘 가까이 집을 짓고 싶었나 보다 싶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고개 들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아이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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