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놀이를 하다보면 특별히 다른 것도 없는데 저절로 되는 날이 있습니다.
저절로 될 때는 힘이 하나도 안 들고 선생님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번 주 몸 놀이가 그랬습니다.
다음 주부터 수영장 물놀이가 시작되기에 이번 주에는 실내 몸 놀이를 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하는 첫 실내 몸 놀이라 가볍게 체조 놀이를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부쩍 공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많은지라 공을 가지고 하는 체조 놀이를 합니다.
단지 손에 공만 들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체조가 됩니다.
‘날 따라 해 봐요 ’ 노래에 맞춰 아이들이 선생님을, 친구들을 따라합니다.
손에 공만 들었을 뿐인데 나를 따라 하는 모양도 전혀 다릅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 아이들이 가장 신나하는 일입니다.
원숭이 체조도 원숭이가 공을 가지고 있으면 더 개구쟁이가 됩니다.
손뼉체조도 공을 가지고 하면 공 박수 놀이가 됩니다.
저절로 흥이 오르니 놀이가 계속 만들어집니다.
마치 시냇물이 흐르듯 놀이가 흐릅니다.
놀이 속으로 전기 줄에 앉은 참새 소리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 웃음소리가 함께 흐릅니다.
한 시간 동안 계속 놀았는데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찹니다.
아이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았을 때 보다
소통이 잘 되었을 때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기에 쉽습니다.
때때로 ‘행복해서 웃는 것’과 ‘웃어서 행복해지는 것’으로 몸 놀이 시간을 반추해 봅니다.
내가 재미있어서 아이들도 재미있고 아이들이 재미있어서 나도 재미있는 시간이 몸 놀이 시간입니다.
행복한 것도 웃는 것도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면 누가 먼저든 상관없이 두루두루 좋은 것입니다.
짜장 샘이 몸 놀이 체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카레 노래’ 로 만들었는데 너무 너무 재미있습니다.
여섯 살 아이들에게 첫 선을 보였는데 여섯 살 아이들이 웃느라고 체조를 따라 하지 못합니다.
짜장 샘의 염려와는 다르게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짜장 체조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 너무 재미있어! ” “ 진짜 재미있어! ” “ 히히히. 웃겨! ” “ 정말 웃기고 재미있어.”
그런데, 한 녀석이 불쑥, “ 별로인데? ”
달봉샘이 빙그레 웃었습니다.
녀석이 재미없어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재미있다고 하면 달봉샘이 섭섭해 할까 봐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이 녀석의 마음은 늘 이렇게 다가옴을 익히 알기에 행복하게 웃었습니다.
짜장샘에게서 풍겨 나오는 색다른 기운에 재미있어 하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니
절로 흐뭇해지는 한 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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