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의 물놀이를 마치며.
‘ 한 달 동안 숲에 간다면?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한 달 동안 숲에 가듯 수영장에 갔습니다.
숲에서 놀 듯 물에서 놀았습니다.
숲의 품에 안긴 아이들을 상상하며 물속에 든 아이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지냈습니다.
숲에 가면 숲이 곧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숲에 또 다른 선생님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묻고 스스로 경험하며 스스로 배워갑니다.
그 곁에서 함께 있어 줄 뿐입니다.
숲에 들 듯 아이들이 물에 듭니다.
한 달 동안 아이들을 물속에서 만났습니다.
숲에서 놀듯이 아이들과 물에서 놀았습니다.
숲에서 가르치지 않듯이 물에서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습니다.
정작 한 달 동안 매일 물속에 있었던 사람은 몸 놀이 선생님이었습니다.
고역스러운 날들도 있었습니다.
오전에 물놀이를 한 후에 점심을 먹기 위해 마른 옷을 입고 점심을 후다닥 먹은 후에
오후 수업을 하기 위해 다시 젖은 수영복을 입을 때는 먹기 싫은 것을 꾸역꾸역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그 아이들과 다시 물속에 들면
언제 그런 기분이 들었냐는 듯 금세 잊게 되곤 하였습니다.
물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두려움이란 경험에서부터 오는 것인데 물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 생긴 경험일까요
그것이 참 궁금했습니다.
반면 물을 참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보고 달려드는 아이들처럼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수영장에 가득한 물을 보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제각각 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두려움이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한 달 동안 물놀이를 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단지 물을 대하는 저마다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
저마다 필요로 하는 편안함을 갖게 하기 위해 곁에 있어 줬을 뿐입니다.
한 달 동안 이 모든 아이들의 물에 대한 스스로의 경험과 배움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태어나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살다가 세상에 나옵니다.
스스로 호흡을 시작하며 터져 나오는 것이 울음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아이 일생의 최초의 두려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땅에 등을 대고 지내다가 스스로 몸을 돌려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합니다.
손과 입을 통해 사물을 분간하고 다리와 허리에 힘이 생겨 두 발로 땅을 딛고 일어서게 되면
아이는 또 다른 세상에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 스스로에 의해 일어나는 배움입니다.
아이들은 분명 스스로 배우는 법을 알고 태어났습니다.
숲에서나 물에서나 스스로 배울 수 있습니다.
경험에 의한 두려움은 또 다른 경험에 의해 기쁨과 행복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의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교사와 학부모의 자리라고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가르치려 들면 들수록 스스로 배우는 법은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달 동안의 물놀이를 통해 몸 놀이 선생님은 참으로 큰 것을 배웠습니다.
이 소중한 배움을 아기스포츠단 부모님들께 나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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