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몸 놀이 풍경
단축수업이 끝나고 몸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몸 놀이를 해 봤던 아이들은 목마른 강아지처럼 몸 놀이를 외치다 ‘야호’를 외치고, 몸 놀이가 처음인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바라봅니다. 그 호기심 덩어리 눈빛이 참 좋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새로 온 두 녀석을 제외하곤 모두 몸 놀이를 1년 이상 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두 녀석을 위해 아는 것도 다시 한 번 짚어가며 하는데 아는 녀석들이 아는 유세를 어찌나 하는지 목소리 톤이 두 세톤 올라가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도 모르는 두 녀석 주눅 들지 않게 한 번 두 번 되풀이 해 줍니다. 스르르 녹아서 절로 한 바구니 될 때까지는 당분간 이런 씨름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여섯 살 아이들은 아이들 머리수에서 부터 압도적입니다. 입만 마흔 개 가량 되다보니 작은 조잘거림도 몸 터를 흔들어 놓을 지경입니다. 많은 것의 장점은 하나로 모였을 때의 크기입니다. 여섯 살 아이들과 체조를 하고 나면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됩니다. 흥도 그만큼 배가 되는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힘이 들면서도 재미있는 몸 놀이는 다섯 살 몸 놀이입니다. 아이들에게 몸 놀이 선생님은 한마디로 신기하면서도 웃긴 아저씨입니다. 동전이 손에서 없어져서 엉덩이에서 나타나질 않나 줄이 끊어졌다 이어졌다 둘이 됐다 셋이 됐다 하는 마술에 다섯 살 아이들만큼 환호하고 좋아해 주는 관중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체조를 할 때도 온 몸에 웃음 바구니를 껴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까르르 쏟아져 내립니다. 물론 한 데 모아지는 느낌은 전혀 없지만 설설 하다보면 이 녀석들도 조금씩 되어 가는 맛을 곧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는 언니들 좋아하는 상어 놀이랑 늑대 놀이를 해 봤는데 놀이 이후 상어랑 늑대가 무서워서 몸 놀이를 기피하는 아이들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국 상어랑 늑대는 몇 번 등장도 못하고 몸 터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쫓아오고 숨은 것을 찾는 것은 좋아라 하면서 도망가는 것에는 무서움이 있는 아이들입니다. 상어와 늑대를 실제로 느끼는 실로 물아일체가 살아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몸 터에는 몸 놀이 선생님이 세 명 있습니다.
풀씨학교에서 오래 묵은(?) 달봉샘과 칠호선 선생님 그리고 깜깜이 선생님입니다.
칠호선 선생님은 올해까지 풀씨학교에서 몸 놀이 인턴과정을 하고 내년부터는 안양 YMCA 몸 놀이 선생님으로 가는 선생님입니다. 깜깜이 선생님은 풀씨 학교 몸 놀이 예비 인턴 선생님인데 올해를 잘 넘기면 내년에는 작은 몸 놀이 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 선생님입니다.
두 선생님 모두 대안 학교를 나온 선생님들이라 학업에 찌든(?) 때가 없어 아이들 마냥 참 잘 놉니다. 7호선 선생님은 이름이 호선이라 7호선이란 별명을 가지게 되었고 깜깜이 선생님은 매일 까만 옷만 입고 다녀서 붙은 이름입니다. 심지어 만들어 매고 다니는 목도리도 까만색입니다.
3월 고개가 넘어가면 따뜻한 봄기운에 아이들 몸도 기지개를 켭니다. 작기만 하던 다섯 살 아이들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여섯 살 아이들은 활개를 치고 일곱 살 아이들은 풀씨 전체를 들어다 놓았다 할 것입니다. 제 풀에 어깨가 들썩이고 저도 모르게 신명이 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때 쯤 되면 몸 터는 땀내가 봄 내가 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몸짓이 살아있는 몸 놀이에 풀씨 부모님들도 함께 빠져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곧 기회가 올 것입니다.
몸은 하늘이고 땅이고 바다이고 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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