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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2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2. 오늘도 학의천에서 배를 타기 위해 물 옷을 입습니다. 물 옷을 입는다고 젖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같이 배를 타다 보면 세탁해 야 할 옷도 많아져서 그나마 빨래할 옷을 줄이기 위한 방편입니다. 짜장샘이 일곱 살과 축구를 하다 다리 근육을 다쳐 이번 주에는 혼자서 물에 들어갑니다. 아이들보다 먼저 도착해서 뗏목을 살피며 수선할 곳은 수선하고 덧댈 곳이 있으면 덧대는 작업을 합니다. 챙이 있는 모자를 쓰신 어르신 한 분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습니다. 아이들과 배를 타다 보면 다리 위를 지나가던 사람들도 사진을 찍고 운동을 하러 나오신 분들도 아이들 모습에 셔터를 누르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러시라고 하고 나름 뗏목이 잘 나오도록 포즈도 취해 줍니다. 사진을 .. 더보기
어깨동무 캠프를 돌아 보며. 어깨동무 캠프를 돌아보며 자두 딸 때 나무를 너무 흔들어 댔나 보다. 나무에서 몸으로 떨어진 각종 벌레 탓 같다. 집에 와서 샤워할 때 보니 온 몸이 두드러기 투성이다. 연고 바르고 약 먹고 이틀 동안 꼼짝없이 집에만 있었다. 캠프 기간 동안 허리가 아파서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놀 때는 모르다가 캠프 끝나고 나니 통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캠프장 사장님이 작년에는 다리에 붕대 감고 오더니 올해는 허리가 아프냐며 올 때마다 아픈 것이 맘이 짠~ 하다 하셨다. 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자원봉사자 평가까지 끝내고 한의원 가서 침 맞고 약 먹고 이틀 동안 창밖만 내다보고 지냈다. 얼굴은 타서 시커멓고 양 팔은 음영이 삼단으로 든 것이 가관이다. 참 티도 가지가지 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출근할 때 되니 .. 더보기
자전거와 장미 자전거와 장미 ① 자전거, 재미없을 때까지 타 볼까?? 실내에서 자전거를 이렇게 오랫동안 타 본 적이 없다.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를 이렇게 매일 매일 고민해 본 적이 없다. 익숙함에 무료해지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되풀이하는 것을 지겨워하는 습성이라지만 모든 것이 새로울 수는 없는 터. 그래서 교사에겐 이런 훈련도 필요한 법이다. 오늘은 자전거 기차다. 기차는 앞 차량과 뒤 차량이 분명하다. 자전거는 레일이 없다. 자전거 기차는 앞과 뒤를 지키며 레일이 없는 길 위를 달린다. 다행히 앞이나 뒤만을 고수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앞에 타면 뒤에 오는 친구를 살피고 뒤에 타면 앞에 가는 친구를 잘 따라간다.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같은 곳을 뱅글 뱅글 돌지만 늘 새로운 길을 가듯 따분하지 않다. 자전거를 타.. 더보기
자전거 자전거(自轉車) 자전거 마지막 수업이 다가와서 국어사전에서 ‘자전거’라는 단어를 찾아 봤습 니다. ‘자전거는 스스로 다리를 움직여 땅을 지치거나 페달을 돌려 앞으로 나가게 하는 차’ 라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전거의 ‘전(轉)자’에 대한 뜻을 보다가 무릎을 딱 쳤습니다. ‘전(轉)자’가 가지고 있는 뜻이 열일곱 가지나 되는데 하나하나를 짚어보며 아이들과의 자전거 수업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한 번 보시겠어요? 轉 : 1. 구르다, 2. 깨닫다, 3. 나부끼다, 4. 넘어지다, 5. 다루다, 6. 더욱 더, 7. 맴돌다, 8. 바꾸다, 9. 부리다, 10. 선회하다, 11. 알다, 12. 오히려, 13. 옮기다, 14. 조종하다, 15. 터득하다, 16. 한층 더, 17. 회전하.. 더보기
메르스 메르스 메르스 메르스 ① 둘이서 자전거 타기. 늘 하는 말이었지만 하루에도 열댓 번씩 하지는 않았다. 손 씻는 이야기를. 더 이상 실내 자전거 타기를 고민 할 필요가 없었다. 메르스가 없었다면. 자전거는 타야겠고 밖은 나갈 수 없고 했던 것을 또 할 수는 없고 재미는 있어야겠고. 자전거 바뀌를 굴려 보다 구르는 것을 함께 굴려 보기로 했다. 바퀴도 구르고 공도 구르고 바퀴도 둥글고 공도 둥글고 닮은 것들이 만나면 어찌 되려나 싶어 아이들에게 맡겨 보았다. 동글 동글 둥근 것들과 함께 하다 보면 아이들도 나도 그리고 메르스로 팍팍한 일상도 곧 둥글 둥글 해지겠지 싶었다. 두 녀석이 한 자전거를 서로 타려고 다투는 모양을 보고 서로 의논해서 타자 얘기해 놓고 보니 한 안장에 둘이 타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더라. 그래.. 더보기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플라스틱 배 두 개를 메고 학의천을 향하는데 한 아저씨가 차창을 열고 묻는다. " 그거 어디서 타려고요? " 순간 못 타게 하려고 그러나 싶어 망설이다 " 학의천에서 아이들과 타려고요~ " " 그거 어디서 샀어요? " 질문이 이어지자 배를 부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 고물상에서 구했는데요. 개당 만 원주고 샀어요." " 와~ 애들 재밌겠다. 어디서 나오... . 아~ YMCA구나~! " 배에 적혀 있는 글씨를 보고 아저씨가 방긋 웃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아기스포츠단 홍보를 또 한 번 했다.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물이 있어서란다. 맞는 말이다. ㅋ 생활 하천은 우리네 생활 터전에 있는 하천이라는 말이다. 하천은 폐수를 버리거나 산책이나 운동을 하려.. 더보기
자전거 여행 자전거 여행 자전거 수업을 하며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는 이유를 늘 생각합니다. 단순히 중심을 잡지 못해 타지 못하던 두 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탈 수 있게 된 그 이후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무엇을 배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성취감을 줍니다. 성취감은 자존감을 높여 주는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자존감이 개인의 성취감으로만 끝난다면 자존감 본연의 더 깊고 숭고한 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배움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즐기고 나누는데 있지 않을까요? 작은 아이들과 자전거 여행을 떠납니다. 두 팔과 두 손으로 중심을 잡고 두 다리와 두 발로 땅.. 더보기
배 타기 전에 하는 놀이 배 타기 전에 하는 놀이. 동네 하천에서 배를 타는 아이들. 올해로 3년 째 접어든다. 올해는 어떤 배가 등장할까? 아이들과 약속하긴 '고무통 배 ' 인데.... 배를 타러 가기 전에 몸 놀이실에서 마쳐야 하는 놀이를 만들었다. 일명 ' 사이좋게 ' 다리 건너기.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한 사람만 겨우 건널 수 있는 좁은 다리가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당나귀를 끌고 가는 아저씨 한 명이 다리를 건너가게 되었어. 마침 반대편에는 계란이 잔뜩 든 바구니를 짊어진 아저씨 한 명이 오고 있었어. 두 아저씨는 좁은 다리 한 가운데서 만나게 되었지. 다리를 지나려면 한 사람은 뒤로 돌아가야 될 만큼 다리가 좁았어. 그런데 당나귀를 끌고 가는 아저씨도 계란 바구니를 짊어진 아저씨도 양보하지 않고 먼저.. 더보기
무엇을 했는 지가 아니라 어떻게 했는 지를 느껴라! 무엇을 했는지가 아닌 어떻게 했는지를 느껴라!! 나는 웃기는 사람이 아니다.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눌 줄 아는 교사일 뿐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웃음을 본다. 다섯 살 아이들과 사랑을 전하는 놀이를 한다. 하트 목걸이에서 빨간 스펀지를 만들어 내고 빨간 스펀지를 수많은 종이 조각으로 만들어 온 사방에 사랑을 뿌린다.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사랑 조각을 다시 모아 손바닥에 올려놓고 훅~ 불며, “ 사랑해요~♡ ” 하며 사랑을 전하는 아이들, 너희들이 진정 사랑 덩어리구나. 일곱 살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며 보물찾기를 하려는 중이다. 그런데 놀이터 여기저기에 쓰레기가 넘쳐 난다. 아이들이 쓰레기를 줍니다. 비닐봉지에 별의별 쓰레기들이 모이기 시.. 더보기
사랑은 이렇게 돌고 돌아 점점 커지는 것 사랑은 이렇게 돌고 돌아 점점 커지는 것 아침에 눈을 뜹니다. 브라인더에 비친 햇볕이 참 예쁩니다. 하지만 아무리 예뻐도 아이들 웃는 얼굴보다 예쁘겠어요? 찬 우엉차 한 잔 들이키고 지난 밤 때를 지웁니다. 아이들을 만납니다. 아이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순간, 그 찰나의 눈빛은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품에 안깁니다. 가슴 가득 안깁니다. 이 작은 품들이 어른인 내가 안기에도 벅차게 큽니다. “ 달봉샘 잠깐만!! ” 부랴부랴 달려가는 녀석의 엉덩이가 통통 튑니다. 수줍게 내미는 편지 그리고.... “ 읽어 봐. 소리 내서. ”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행여 눈치챌까봐 와락 껴안습니다. 아이들이 건네주는 마음 그리고 남몰래 건네주는 학부모님들의 마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살려고 무던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