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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날들이 잊지 않아야 할 날들이다.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날들이
잊지 않아야 할 날들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울음보가 터진 아이들
어디에 서야 할 지 누구에게 말해야 할 지
익숙한 눈빛과 불안한 눈빛들 사이에서
선생님은 늘 그래왔듯이 누구에게라도
빙그레 웃어준다.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르는 신발장
아무대나 벗어 놓은 신발들을
이름 찾아 넣어 주고
낯선 교실 앞에서 서성대는 발걸음을
조심스런 다가섬으로 이끌어 준다.

아이들만 낯선 것이 아니다.
선생님도 낯설다.
낯선 순간은 오래 가지 않지만
곧 봄이 오고 아이들 얼굴에도
자연스런 웃음꽃이 피어나겠지만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적응의 시간들이
익숙해졌을 때에도 꼭 기억해야 할
소중한 날들이다.

첫 눈길
첫 인사
첫 손길
첫 웃음
처음은 곧 잊혀지지만
늘 그래왔듯 처음만큼 진지한 적은 없기에
처음의 가슴떨림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익숙한 아이들에게도 처음은
늘 있는 법이다.
들뜸
약간의 흥분
약간의 어색함

첫눈길과 들뜸
첫인사와 약간의 흥분
첫손길, 첫웃음과 약간의 어색함이 공존하는
오늘은, 3월 그리고 3일
잊지 않아야 할 날들 중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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