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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

플라스틱 배 두 개를 메고 학의천을 향하는데
한 아저씨가 차창을 열고 묻는다.

" 그거 어디서 타려고요? "

순간 못 타게 하려고 그러나 싶어 망설이다

" 학의천에서 아이들과 타려고요~ "

" 그거 어디서 샀어요? "

질문이 이어지자 배를 부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 고물상에서 구했는데요 개당 만 원주고 샀어요"

" 와~ 애들 재밌겠다. 어디서 나오... . 아~ YMCA구나~! "

배에 써 있는 글씨를 보고 아저씨가 방긋 웃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아기스포츠단 홍보를 또 한 번 했다.

학의천에서 배를 타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물이 있어서란다.
맞는 말이다. ㅋ
생활 하천은 우리네 생활 터전에 있는 하천이라는 말이다. 하천은 폐수를 버리거나 산책이나 운동을 하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물이 있는 곳에 생활 터전을 마련했고 물 길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했다. 물은 생명체에게 산소만큼 소중한 에너지원이다. 하천을 중심으로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간다. 그러므로 하천에는 스스로 살아가는 자연의 보고들이 넘쳐 난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가까운 곳에 그 해답이 있는 것이다. 비가 오면 물 길을 터 줘 홍수를 막아 주고 물이 흐름으로 스스로 하폐수와 같은 오염된 물을 정화해 주고 유기물과 무기물을 바닥에 가라 앉혀 수생 식물이 자라도록 한다. 그래서 이를 먹이로 하는 물고기들과 수생 생물들이 살아 가고 또 다시 이를 먹이로 하는 새들도 찾아 오는 것이다. 그래서 안양의 하천은 최대한 인위적이지 않도록 한 자연 하천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학의천을 보고 배우기 위해 학의천을 찾는다. 그 방법도 가장 아이들 다운 방법으로 노트와 펜이 아닌 자연이 주는 품에서 맘껏 뛰어 노는 것으로 배운다. 산이 그렇고 바다가 그렇듯이 그 품에 늘 안겨 자연에게 배우는 것이다.
여기에 예전 아이들의 놀이였던 물놀이를 배를 타며 하는 것으로 곁들이는 것이다.
플라스틱 배는 배 놀이의 시작이다.
함께 만들어 탈 수 있는 우리들의 배를 해마다 만들었다. 뗏목이 그랬고 거북선이 그랬다. 올해는 어떤 배가 생겨날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말랐는데도
다리 밑은 더 깊어졌다. 젖지 않기 위해 입은 방수복이 허사였다. 게다가 물이 탁해 발 밑이 잘 보이지 않아 세 번이나 발을 헛딛여 학의천 물에 세 번이나 머리를 감았다.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의 이런 모습이 더 재미 있나 보다. 배 놀이를 끝내고 물구나무를 섰더니 학의천 물이 철철 흘러 나온다.

학의천과 아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살아 있는 그림이다.
나는 올해도 이 멋진 그림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생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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