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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갈등과 다툼 더보기
1학년 유빈이가 수줍게 건넨 편지 더보기
자전거로 인해 더보기
나 좀 봐 봐. 아이들이 말한다. “ 이 옷 어때? 예뻐? ” “ 달봉샘! 나 신발 샀어. ” “ 나 다리 아파서 쉴래. ” “ 으~~~~~앙!! ” “ 갑자기 몸 놀이가 재미없어 졌어. ” “ 뚱보 달봉~~~~~ ” “ 마술해 봐. ” “ 이거 냄새 맡아 볼래? ” “ 달봉샘! ”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말로 말한다. 굳이 말이 필요 없는 아이들은 표정으로 말한다. 그런데 그 말 중 대부분은 이런 뜻이다. “ 달봉샘! 나 좀 봐 줘! ” 아이들이 묻는 말에 답을 한다. “ 정말 예쁜 걸? 버스에서 공주가 내리는 줄 알았어. ” “ 새 신발이야? 내 맘에도 쏙 든다. ” “ 다리가 아파? 어디? 여기? 어떻게 아파? 주물러 줄까? ” “ 왜? 왜? 무슨 일이야? ” “ 몸 놀이가? 이거 큰일인 걸?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 더보기
지금 그대로 바라보기 지금 그대로 바라보기. 사람들은 그래.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기대를 품지. 그리고는 기대에 못미치는 자신에게 실망해서 어쩔 줄 몰라 해. 그런데 말이야 사실 아무려면 어때?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는 것 아니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인 것 같아.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겠어? 안 그래? 3월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달이야.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자라. 어제의 아이와 오늘의 아이가 다르지. 아이들이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알면 아이들을 이해하기 한결 쉬워져. 시시각각 성장하는 아이들이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반에서 만났어. 이것은 그 자체로 변화의 물결이야. 어떤 모양, 어떤 색깔일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3월은 이런 모양, 저.. 더보기
내 안의 갈등 분주한 것과 정신없는 것은 다르고 소란스러운 것과 산만한 것은 다르지요? 그런데 분주해서 정신없다 느끼고 소란스러워서 산만하다 느낀다면 이것은 스스로 분주해서 스스로 소란스러워 그런 것이겠지요? 자유로움은 어느 정도의 산만함을 보장해야 하고 마음껏 실컷 누리게끔 하다 보면 갈등은 늘 생기게 마련일 거에요. '갈등을 보듬는 마음의 습관' 이란 구절이 갑자기 가슴에 팍 와 닿네요. 더보기
신뢰 함께 하는 모든 아이들이 몸 놀이 시간만큼이라도 마음껏 신나고 실컷 재미있고 몸과 마음 가득 편안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아요. 매순간 그럴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내일도 그렇지는 않도록 최선을 다 해요. 오늘도 그랬는데 내일도 그런 아이가 있으면 왜 그런지 금방 눈치채야 해요. 선생님이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해요. 그리고 왜 그런지 아이 마음을 알아야 해요. 그런데 그 아이 마음이란 게 물어서 알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입으로 나오지 않을 때도 많고 입으로 나오더라도 나오는 순간 같은 마음이라도 아이마다 다르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도 귀담아 들어야 해요. 아이가 선생님에게 하는 말과 엄마에게 하는 말이 다를 때가 많거든요. 그.. 더보기
쏟아붓기 쏟아붓기. 처음 만나는 아이들 앞에서 자연스럽지 않은 눈빛들 사이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 3월에 나 자신을 쏟아붓는 교사의 마음이다. 순간 순간, 아무 생각없이 서로를 보며 웃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 쌓여갈 때 거추장스러운 마음의 담장들은 필요 없어진다. 자연스럽게 회기심이 열리고 익숙한 아이들에게서도 기대가 읽히면 몸과 몸이 만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몸 놀이가 되어 간다. 3월은 이렇게 나 자신을 쏟아붓기에 가장 힘찬 달이다. 어느 대중 가수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은 남은 내 인생에서도 가장 젊은 날이므로. 더보기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날들이 잊지 않아야 할 날들이다.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날들이 잊지 않아야 할 날들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울음보가 터진 아이들 어디에 서야 할 지 누구에게 말해야 할 지 익숙한 눈빛과 불안한 눈빛들 사이에서 선생님은 늘 그래왔듯이 누구에게라도 빙그레 웃어준다.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르는 신발장 아무대나 벗어 놓은 신발들을 이름 찾아 넣어 주고 낯선 교실 앞에서 서성대는 발걸음을 조심스런 다가섬으로 이끌어 준다. 아이들만 낯선 것이 아니다. 선생님도 낯설다. 낯선 순간은 오래 가지 않지만 곧 봄이 오고 아이들 얼굴에도 자연스런 웃음꽃이 피어나겠지만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적응의 시간들이 익숙해졌을 때에도 꼭 기억해야 할 소중한 날들이다. 첫 눈길 첫 인사 첫 손길 첫 웃음 처음은 곧 잊혀지지만 늘 그래왔듯 처음만큼 진지한 적은 없기에 처.. 더보기
거리재기 거리재기. 아이들마다 저마다 허용한 거리가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교사인 나와 아이 사이의 거리다. 다르게 말해 아이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만큼의 거리다. 오늘, 다섯 살 아이들만의 입단식이 있었다. 아이들과 달봉샘 키만큼 떨어져서 아이들과의 거리재기가 시작되었다. 너무 성급히 다가서면 어떤 아이는 더 많이 물러난다. 아이들이 다가올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저만의 거리를 보여준다. 어떤 녀석은 만난 지 5분도 안되어 안기는가 하면 어떤 녀석은 한 발자욱 다가오는데 첫 달이 다 가기도 한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각각의 아이가 허용한 거리를 기억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교사가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할 첫번 째 배려이자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첫 날이 지났다. 더보기